▲ 제1183차 민가협목요집회가 4주째 탑골공원에서 옮겨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무슨 시간이 필요한가. 옥문을 열면 된다. 옥문 여는데 1초면 된다. 열고 내놓으면 된다. 오늘, 이제 며칠 안 남았다. 청와대는 지금이라도 모든 양심수 전원 석방, 국가보안법 철폐, 공안기구 해체 당장 실시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8.15 광복절을 앞두고 9일 오후 2시, 4주 연속 탑골공원이 아닌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민가협 목요집회가 열렸다. 청와대는 올해 광복절에 대통령 특별사면복권을 실시할 계획이 없다.

광복절을 앞두고 마지막 열리는 제1183차 민가협목요집회는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의 여는 말로 시작됐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목요집회는 93년부터 탑골공원 앞에서 계속했었는데 오직하면 장소를 옮겼겠느냐”며 “2004년 여의도에서 한 번 목요집회를 한 이후에는 처음이다. 이렇게 오늘 상황은 급박하다”고 말했다.

권오헌 명예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1년이 지났다. 이제는 늦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라며 “양심수를 두고 무슨 새로운 정부, 건전한 나라, 민주주의와 인권이 발전하는 나라를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여는 말을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특히 “오늘 또한 놀라운 소식이 하나 있었다. 옛날 한총련 투쟁국장을 했었고, 양심수후원회 회원이기도 했던 김호 회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오늘 강제연행돼 조사받고 있다”며 “국가보안법 철폐 시대에 국가보안법을 다시 적용하는 이런 역사를 후퇴시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요새 공안기구들이 제 기구의 보전을 위해서 이따위 짓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든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한상균 위원장이 가석방으로 나왔다. 사면이 되지 않았다. 한 사람도 양심수로 인정도 않고 사면을 하지 않았다. 이것은 박근혜 이명박과 똑같은 거다”라며 “말로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주장한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거기에 가장 참혹한 피해를 당한 양심수들이 갇혀있다”고 비판했다.

내란선동 등으로 9년형을 선고받고 수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누나 이경진 씨는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며 “작년 8월 1일 노숙을 시작해서 작년 여름도 뜨거웠지만 그 뜨거운 여름 지나고, 작년 겨울 눈바람 맞아가며 청와대 농성을 시작했다. 영하 20도 삭풍을 견디다가 이젠 40도가 넘고 50도가 넘는 이 폭염 앞에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진 씨는 “380일 동안 청와대에서 누구 한 명 찾아온 사람 없다”며 “뻔히 알면서도 저는 그림자처럼 없는 사람 취급당해왔다”고 토로하고 “문재인 대통령, 어쩌면 그렇게 잔인할 수 있느냐”고 대통령을 겨냥했다.

특히 “양승태 등 일련의 진실들이 모두 밝혀진 지금, 억울하게 구속된 것이 백일하데 드러났는데도 이석기 의원은 석방 안 하면서, 김기춘은 구속 만료로 석방시키느냐”고 항변하고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을 조직한 사람이고 또한 통합진보당 강제해산을 공작한 사람, 김기춘을 재구속하고 이석기 의원은 석방해줘야 하지 않겠냐”고 촉구했다.

▲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누나 이경진 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던 김미희 민중당 경기도당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목요집회 사회를 맡은 이종문 한국진보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은 “이석기 의원 대법 판결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이 사법농단 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2심 판결 판사가 행정처 기조실장이었던 이민걸이다. 양승태의 오른팔이다. 그리고 대법 판결에서는 사채업자한테 2억 6천만원 받은 판사의 비리를 감추기 위해서 이석기 의원 판결을 한 달 앞당겼다고 한다”고 적시하고 “구속되어야 할 사람은 바로 양승태”라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직을 상실했던 김미희 민중당 경기도당위원장은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지도 만으로 4년이 돼가고 있다. 그리고 이석기 의원이 감옥에 갇힌 지 만으로 5년이 거의 다 되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지 1년 3개월이 다 되도록 아직까지도 양심수를 석방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이 들으면 들은 분마다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씀한다”고 밝혔다.

김미희 위원장은 “지금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실망하고 등돌리고 있는 민심을 다시 돌아오게 하는 지름길”이라며 “양심수를 석방하는 것은 정리가 다 되어 있고 도장만 찍으면 된다. 빨리 사인하시라”고 촉구했다.

▲ 진보대학생넷 자주통일실천단 ‘통일로 통크게 가자’ 통통 단원들이 기자회견 직후 포즈를 취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진보대학생넷 자주통일실천단 ‘통일로 통크게 가자’ 통통 단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수민 학생은 “통통실천단은 한반도를 가르고 있는 분단적폐를 해소하고 평화통일을 불러오고자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고 있다”며 “지금 한반도를 가르고 있는 이 많은 적폐들을 철폐하려면 국가보안법 철폐가 시급하다. 지금까지 몇 년이 지나도록 정확한 죄명도 없이 잡혀있는 우리 양심수들 전원 석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순덕 민가협 상임의장은 “우리가 유례없이 목요집회을 4주째 이곳 청와대 앞에서 이석기 의원을 비롯해서 모든 양심수를 석방하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아무런 대답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꼭 이번에 양심수를 내주기를 우리 모두가 바란다”고 요구하고 “16일부터 다시 탑골공원 앞에서 목요집회를 2시에 한다”고 공지했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