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서 언론의 초점은 북한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2일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1일 밤 만찬을 시작으로 싱가포르에서 시작됐다. 한반도 정세가 주요 의제 중 하나이며, 마지막 날인 4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북조선(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할 전망”이라고 알렸다. 

지난해 2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김정남 피살사건,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실험 등에 맞서 아세안 10개국 외교장관들은 그해 8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올해 두 번의 남북 정상회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양측 간 관계 개선 움직임이 활발하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4일 채택될 ARF 의장성명 초안은 ‘남북-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환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정남 피살사건 직후 평양 내 대사관을 폐쇄했던 말레이시아에서는 마하티르 총리가 평양 대사관 재개 방침을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18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에 남북 정상을 초청했다.  

북한 측도 적극적이다. 지난 5월 외무성 대표단을 태국 등 아세안 각국에 파견했다. 6월 7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ARF 실무급 회의에서 북한 대표는 한반도 긴장 완화 움직임이 “ARF의 이념에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과정에서 싱가포르와 긴밀한 채널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싱가포르 일간지 <더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1일 “싱가포르가 다시 한번 한반도 평화의 무대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6자회담 당사국 외교장관들이 모두 모이는 ARF 계기에 북한과 한미일 및 아세안 나라들 간 활발한 상호작용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한국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그들은 1950~1953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선언을 중개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전면적인 평화 프로세스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를 위해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별도 양자회담을 제의했으나, 아직 북한 측의 확답을 받지는 못했다. 리 외무상은 3일 오전 싱가포르에 도착해 4일 ARF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라오스, 캄보디아, 싱가포르 등 5~6개국 외교장관과 별도 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6자회담 당사국들과의 회동 여부는 포착되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1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순방길에 올랐다. 4일 ARF에 참석할 예정이다. 폼페이오-리용호 별도 회동 여부에 대해, 미국 당국자는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으나 계획된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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