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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장 해체와 유해 송환, 불안한 진전<연재> 장대현의 한반도 정세 동향 (10)
장대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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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1  08:3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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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논의 확실, 결론은 불확실

1. 해체와 송환, 그러나...

미국의 북 전문매체 <38노스>는 7월 23일(현지 시간) 북의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소식을 전했다. 위성사진을 근거로, 7월 20일 분해 작업이 시작됐고 7월 22일 미사일 엔진 시험대와 로켓 운반용 구조물 등 발사장 시설들의 분리, 해체가 확인됐다는 것이다.

서해위성발사장은 2016년 4월 ‘대륙간탄도로케트 대출력 발동기 지상분출 시험 성공’을 알리며 북이 외부에 공개한 곳으로서, 작년에 잇달아 시험발사에 성공한 화성-12형 중거리미사일, 화성-14,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엔진(백두산 계열)도 이곳에서 지상분출 시험(2017.3)을 했다. “미국을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시험 발사해 온 시설(VOA. 2018.7.24.)이 마침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월 24일 해외참전용사회 전국대회에서 “북한이 핵심적인 미사일 시험장의 해체를 시작했다. 환영한다”며 기세를 올린다. 연설 대상과 연설 내용의 궁합 상, 그의 업적 홍보 효과는 극대화된다. 같은 날, 품페이오 국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서해 미사일 발사장 해체 움직임 관련 소식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이라고 말해, 북의 해체를 공식 확인하고, ‘합의 이행’을 인증한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품페이오의 ‘맨입 방북’ 이후 7월 7일 북 외무성 성명은 미국의 일방적 요구로 “우리의 비핵화 의지가 흔들릴 수 있는 위험한 국면”에 처했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첫 공정’이자 ‘선차적 요소’로 종전선언을 언명했다. 북의 독자적인 ‘선도적’ 조치인가? 그런 것 같지는 않다.

<38노스>의 해체 뉴스 직후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보도와 별도로 한국과 미국이 파악하고 있었던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뜻으로, 북의 서해위성발사장 해체가 북미 간 협상의 결과임을 시사한다. 품페이오의 세 번째 방북 이후 북은 그와의 협상 라인을 가동 중단했다. 그러나 “양측이 지난 15일과 16일 판문점에서 진행한 실무협의 이후에도 대화 채널을 유지(중앙일보.7.26)”했단다. 여기서 말하는 15일은 북미장성급회담, 16일은 북미대령급회담이다.

품페이오와의 협상 대신 북과 미 국방부가 협상을 튼(7.15) 이후 북이 서해위성발사장을 해체(7.20)하기 시작한, 그 5일 사이에 북미는 종전선언과 관련, 새로운 합의를 했다고 상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북의 변화를 설명할 길이 없다. 거래에는 ‘현찰박치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물건과 현찰의 교환 시간에 차이를 두는 어음 거래도 있다. 그런데 어음 거래에는 위험이 따른다. 약속한 미래 시점에 현찰 결제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북이 서해위성발사장 해체와 관련, 공개 발언, 보도를 일체 피하고 있는 것은 ‘부도’에 대비한 것이라 추측 가능하다.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북은 해체를 되돌릴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북은 해체를 번복한 것이 아니다. 애초 그것을 공식 발표한 적이 없다. <38노스>의 오보이거나 미국의 오해로 처리할 수 있다.

미군 유해 송환도 비슷하다. 6월 20일 트럼프의 “미군 유해 200구를 이미 돌려받았다”는 발언은, 북미 간 애초 거론된 첫 번째 송환 규모를 알려준다. 그런데 이번에는 55구가 돌아갔다. 또한, 송환 관련해서도 북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일회성 행사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2. 트럼프, 펜스를 하와이로 보낸 이유

종전선언에 대한 주변 거의 모두의 반대를 이겨내고 그 협상 카드를 확보함으로써 트럼프는 ‘북한 비핵화’의 가시적 성과를 더욱 더 많이 따내고 싶다. 그걸 발판 삼아야 11월 중간선거 승리가 더욱 다가오고 그래야 재선을 노릴 수 있다. 이 판국에, 북의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 뉴스와 미군 유해 송환은 천군만마, 강력한 에너지다.

그는 이 두 가지 호재를 최대한 우려내고 있다. 7월 23일 <38노스>의 해체 보도, 7월 25일 유해 송환이 확정됐다는 기사, 7월 27일 미군 유해 송환 과정 등을 살라미 전술 식으로 접시에 올렸다. 그리고 8월 1일 미군 유해 송환 환영식, 클라이맥스가 남았다. 그런데 그는 그 행사를 펜스 부통령에게 양보했다.

7월 27일 미군 유해가 돌아가던 날, 주무 부처인 미 국방부가 정한 언론 발표 시점보다 1시간이나 빨리 백악관이 환영 성명을 낼 정도로 생색내기에 철저한 트럼프가 왜 이럴까? 펜스는 미국 주류 입장에서 트럼프를 견제하는 정권 실세다. 그는 유해 송환 바로 전날, ‘종교의 자유 증진을 위한 장관급회의’ 이름의 사실상 반북 행사에서 북한인권 문제를 자극적으로 언급, 트럼프 행보에 재를 뿌렸다.

그런 그가 8월 1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유해 송환 환영 행사에 미국 정부를 대표해서 참가한다. “솔직히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국 영웅의 유해가 돌아올 때 그를 대신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만큼 더 겸허해지고 영광스러운 적은 없었다(조선일보.7.30).” 수많은 미국인들이 텔레비전으로 엄숙히 지켜보는 가운데 펜스는 미군 유해 송환 환영식을 주관한다. 정치인 펜스를 한 단계 높이는데 이보다 더한 텔레비전 광고는 없다. 트럼프의 대북 드라이브에 편승하면 더 많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단 것을 펜스는 실감할 것이다. 아까운 식사를 나누면서 부통령을 ‘포섭’해야 하는 트럼프. 그의 세력 빈곤과 그것을 넘으려는 강렬한 집념이 동시에 느껴진다.

3. 북 핵은 여전히 황금 알 거위

트럼프의 중간 선거를 대하는 정치적 계산에도 불구, 미국의 현재를 실제로 움직이는 주류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그들의 욕망과 그 실현 방도를 담은 ‘국방수권법’이 7월 23일 미 상원과 하원 단일안으로 합의됐다. 사실상 확정된 것이다. 매년 갱신되며 미 군사력 관련 일체의 정책과 예산을 강제하는 그 법은 “북핵을 인도·태평양지역 안보의 위협 요인으로 적시하고, CVID를 미 외교정책의 핵심목표로 규정(중앙일보.7.27)”했다.

이 문장은, “북핵 위협”이란 해결 과제와 “CVID”란 해결책을 나란히 제시한 것이 아니다. CVID는 미국이 일방적이고 강제적으로 북핵을 제거하겠다는 것으로, 북의 강력한 거부에 따라 역효과만을 초래했다. 북핵 해결책을 가장한 북핵 부양책, 바로 CVID다. 그것으로 북핵 해결을 막아야만 국방수권법에 ”북한 위협으로부터 본토의 안전을 강화하는 지상 기반 요격기지 및 기타 탄도미사일 방어 체계 등을 미 동부해안에 배치(같은 기사)“하라고 박아 넣을 수 있다.

‘동부해안’에 눈길이 간다. 미국 서부해안의 알래스카(포트 글릴리), 캘리포니아(반덴버그)에 지상기반 요격 미사일 기지가 있다. 그런데, 그 ‘돈 먹는 하마’를 동부 해안에 또 만들겠단다. 북핵을 명분으로.

4. 지배자의 철칙 - 나눠 먹지 말라

트럼프 정부는 5월부터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체포’한 불법 이민자 가족을 분리 수용했다. 7월까지 미성년 아동 2,400명이 부모와 생이별, 별도 수용소에 갇혔다. 아이들은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서 하루 종일 청소 등을 해야 했고, 이동할 때에는 반드시 7명씩 줄을 맞춰야 했다. 그곳의 규정 중 ‘음식을 나눠 먹지 말라“는 것도 있다. 위생 상 이유라는 데 아닐 것이란 생각이다. 나눠 먹으면 위생에 문제가 생기는 음식이라면 전체 아이들이 다 먹지 말아야 한다.

그럼 왜 그런 규칙이 필요했을까? 음식을 나누면 마음도 나누게 되고, 그럼 자연히 공동체가 형성된다. 지배 받는 사람들이 하나처럼 단결하면 약자에겐 엄청난 기회지만, 지배자의 이익엔 치명적으로 해롭다. 엄마, 아빠, 형제자매와 강제로 헤어져 서럽고 외로운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과의 소통과 나눔마저 차단당해야 했던 이유는 바로 그것이다.

이 슬픈 기사를 보며 대북 제재가 떠올랐다. 7월 18일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우리 정부가 3월 20일 제출한 대북제재 이행보고서를 뒤늦게 공개했다. 5.24 조치와 개성공단 중단 등이 핵심 조치라는 내용, 엄격한 방북 제한, 교역과 투자 금지, 북한 선박 한국 해역 운항 금지 등을 실시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다. 보고서에 적은 모든 대북 제재를 계속 유지하란 노골적 압박이다.

7월 20일 강경화 외교부장관이 ‘남북관계를 위해 필요한 사안에 한해서’ 대북 제재 예외를 요청했으나 품페이오는 “모든 유엔 회원국이 대북 제재 약속을 지켜가길 희망한다” 식으로 응대, 거절한다.

<38노스>가 북의 서해위성발사장 해체를 보도한 바로 그날(7.23) 미국은 국무부, 재무부, 국토안보부 등 공동으로 ‘대북제재 주의보’를 발표한다. 유엔 안보리 제재뿐만 아니라 미국의 독자 제재까지, “이번 주의보는 대북제재를 위반한 개인과 기관이 미국 정부의 처벌을 받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제재를 위반한 경우 거래 금액의 두 배 혹은 위반 1건 당 29만5천141달러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고, 동시에 형사법으로 기소될 수 있다고 명시했습니다(VOA.7.24).”

7월 25일 품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조명균 우리 통일부 장관이 통화를 한다. “통화에서 비핵화 진전이 없다면, 대북제재 완화도 없다는 입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중앙일보. 7.27.)” 업무 파트너도 아닌데 통화를 한 이유가 ‘단도리’였다.

그리고 마침내 7월 26일 마크 램버트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이 서울에서 코레일, KT, 포스코, 개성공단기업협회 등 우리 기업인들을 직접 만났다. 그는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으려면 민간 기업들이 북한과 교류 사업을 추진할 때 반드시 정부와 사전 협의를 하고, 필요하면 미국 측에도 직접 문의해 달라(조선일보.7.27)”고 했다. 남북 경협을 하려면 미국의 허가까지를 득하란 통첩이다.

7월 27일 통일부는 신청서 접수 후 16일이나 묵혀뒀던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현장 방문 신청을 유보, 사실상 불허했다. 남과 북이 나눠 먹지 말라. 이유는 북핵 때문이란다. 아니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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