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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한 ‘정전협정’[친절한 통일씨] 정전협정 체결 65년, 준수되지 않은 협정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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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7  18: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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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에 대한 막대한 고통과 유혈을 초래한 한국 충돌을 정지하기 위하여서와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행위와 일체 무장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는 정전을 확립할 목적으로...”

1953년 7월 27일 북한 김일성 최고사령관과 미국 마크 클라크 연합군 총사령관, 중국 펑더화이 인민지원군사령관은 위와 같은 내용으로 시작하는 ‘정전협정’에 서명했다. 그리고 65년이 흘렀다.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은 ‘판문점선언’에 서명했다.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에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

이어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이 만났다.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및 한반도 및 세계의 평화, 번영, 안정을 촉진해 나가기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5년, 멈춰진 전쟁을 끝내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한 평화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문이 열렸다. 정전협정은 서언, 5조 64항으로 3년 1개월의 전쟁을 잠시 쉬기 위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잉크가 마른 지 65년 된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을 위해 존재한 한시적인 협정이라는 듯, 사실상 많은 부분의 효력이 상실됐다. 유명무실한 협정인 셈이다.

   
▲ 1953년 7월 27일 유엔군과 북한.중국군이 정전협정에 서명하고 있다. [자료출처-국사편찬위원회]

군사분계선 중심 2km 이격 위반과 군정위 유명무실화

먼저, 정전협정 제1조 제1항 ‘한 개의 군사분계선을 확정하고 쌍방이 이 선으로부터 각기 2km씩 후퇴함으로써 적대 군대 간에 한 개의 비무장지대를 설정한다’는 규정부터 이행되지 않았다.

남북 모두는 1960년 이후 방어 및 경계라는 목적으로 남방, 북방한계선에 설치된 방책선 일부를 전방으로 추진해 설치했다. 비무장지대(DMZ) 내에는 다수의 경계초소가 설치됐다. 그뿐 아니다. DMZ 안에는 군인이 아닌 민간 경찰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군 경찰(MP)’이 투입됐다. 남북 군인들이 비무장지대를 누비고 있다.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는 1991년 2월 이후 유령기구로 전락했다. 정전협정의 실시를 감독하고 협정 위반사건을 상호하에 협의해 처리하는 핵심기구이지만, 기구를 운영하는 쌍방 중 한쪽이 기구의 존재를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1991년 2월 13일까지 459차례 군정위 본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그해 3월 한국군 장성이 군정위 수석대표를 맡으면서 북한이 군정위를 탈퇴했다. 정전협정 서명 당사자가 아닌 한국군이 군정위 수석대표를 맡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4월 북한은 조선인민군 판문점대표부를 설치해, 정전협정 관련 사항에 대해 협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엔군은 이는 군사정전위와 무관한 기구로 치부, 군정위는 지금까지 열리지 않고 있다.

그리고 1991년 9월 중국도 군정위에서 자진 철수했다. 1992년 5월 29일 제460차 군정위 본회의를 유엔군이 소집했지만, 북한의 불참으로, 유엔군의 발언만 남아있는, 마지막 군정위 본회의가 됐다.

이름뿐인 중감위..한반도 적대행위는 여전

중립국감독위원회(중감위)도 사실상 붕괴됐다. 중감위는 한반도 내에서의 무력 증강을 금지하는 정전협정 13항의 관련 규정 및 정전협정의 위반사건에 대한 협정 상대방 지역 내에서의 감독, 시찰 및 조사를 수행하며, 그 결과를 군정위에 보고하는 책임과 권한을 갖고 있다.

한국전쟁에 전투부대를 파견하지 않은 국가로 유엔은 스웨덴과 스위스, 북한은 폴란드와 체코를 각각 중감위 국가로 지명했다.

그러나 1954년 5월 제네바회담 이후 한국정부는 중감위 철수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며, 1958년 8월 13일을 폴란드와 체코 대표의 철수시한으로 못 박기도 했다. 유엔군도 1955년 1월 31일 중감위가 유엔군의 활동을 심각하게 방해하고 있다면서 미 국방부에 중감위 철수를 건의하기도 했다.

결국, 1956년 5월 31일 제70차 군정위에서 유엔군은 중감위의 활동이 실패했다고 선언하며 남한의 인천, 부산, 군산에서 활동하는 모든 중감위와 감시 소조의 활동을 정지시킨다는 정전협정 제40항 기능중지를 선언했다. 유엔군사령부가 정전협정을 위반한 셈이다.

그해 6월 9일 부산에서 활동하던 폴란드와 체코 대표단은 철수했고, 북한은 스위스와 스웨덴 대표단의 활동을 봉쇄해, 모든 감시 소조는 판문점에 국한됐다. 이후 북한은 1993년 4월 체코 대표단, 1995년 2월 폴란드 대표단의 철수조치를 내렸고, 1995년 5월 중감위 북측 사무실은 폐쇄됐다.

정전협정이 준수되지 않은 항목 중 가장 큰 대목은 적대행위 금지이다. 정전협정 제12항은 ‘적대 쌍방 사령관은 육.해.공군의 모든 부대와 인원을 포함한 그들의 통제 하에 있는 모든 무장역량이 한국에 있어서의 일체 적대행위를 완전히 정지할 것을 명령하고, 또 이를 보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엔군은 1957년 6월 21일 제75차 군정위에서 ‘상대적으로 군사역량의 균형이 유지될 때까지’ 한국 경외로부터 증원하는 작전비행기, 장갑차량, 무기 및 탄약을 들여오는 것을 정지한다는 정전협정 13항 (ㄹ)의 효력중지를 선언했다.

유엔군과 남한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주한미군 주둔을 용인하면서 각종 무기와 장비를 반입했고, 북한도 중국, 소련과 함께 ‘우호협력 및 호상원조조약’을 체결하면서 군사적 증강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정전협정 체결 당사자들이 모두 해당 조항을 위반해왔다.

그뿐 아니다. 1969년부터 시작된 한.미연합군사연습은 북한에 대한 적대행위라는 점에서 사실상 정전협정과 배치되는 행위이기도 하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중단하는 유일한 문서인 ‘정전협정’은 65년의 세월 동안 군사적 대립 구도를 유지하면서 제대로 된 역할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 전쟁을 막자는 최소한의 장치였을 뿐, 협정 체결 당사자들은 언제든 전쟁을 할 수 있음을 과시해왔다.

이는 65년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남과 북은 ‘판문점선언’에서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하자고 뜻을 모았다. 미국도 이를 명시한 ‘판문점선언’을 지지했다. 65년째 유명무실한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가져올 ‘평화협정’의 미래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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