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 시인

필자의 말

안녕하세요?
저는 아득히 먼 석기시대의 원시부족사회를 꿈꿉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천지자연이 하나로 어우러지던 눈부시게 아름답던 세상을 꿈꿉니다.
인류는 오랫동안 그런 세상을 살아왔기에
지금의 사람이 사람을 죽이고, 천지자연을 황폐화시키는 세상은 오래 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지금의 고해(苦海)를 견딜 수 힘이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저는 그 견디는 힘으로 ‘詩視한 세상’을 보고 싶습니다.
원래 시인인 ‘원시인’의 눈으로 보면 우리는 이 참혹한 세상에서 희망을 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늘 생의 충동이기를 바란다 (사르트르)

 

 연(蓮)
 - 허영자 

 꽃아

 정화수(井華水)에 씻은 몸
 새벽마다 참선(參禪)하는

 미끈대는 검은 욕정(欲情)
 그 어둠을 찢는
 처절한 미소로다

 꽃아
 연꽃아.


 모 중학교에서 한 남학생이 ‘거기’라는 말을 썼다가 한 여학생에게 ‘성적(性的)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학교폭력위원회에 제소되었다고 한다.

 그 남학생은 학폭위 조사를 받으며 ‘맨붕’이 되었다고 한다. ‘엄마, 나 여학생들하고는 말도 하지 않을 거야! 거기라는 말이 왜 문제인 거야?’

 사춘기 아이들에게 ‘성적인 문제’는 워낙 예민하기에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큰 상처를 남길 것이다.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는 사랑하는 소녀 베아트리체를 만나자 그의 삶이 180도 바뀐다. 방탕한 생활을 완전히 끝내게 된다.

 서양의 전래 동화 ‘미녀와 야수’에서는 미녀가 야수를 사랑하자 야수는 왕자가 되는 기적이 일어난다.

 ‘사랑’은 이렇게 한 인간의 정신을 영적(靈的)인 성숙으로 이끈다. 낮은 차원의 인간을 벗어나 높은 차원의 인간으로 비약하게 한다. 그야말로 도교의 ‘우화등선(羽化登仙)’이다.

 그런데 이 고매한 사랑은 성적인 욕망이 승화한 것이다. 연꽃이 진흙에서 피어나듯 한 인간의 ‘사랑’은 ‘성적(性的)인 욕망’에서 피어난다.

 성적인 욕망은 사랑을 성취하고 완성해 가기 위한 근원적인 에너지인 것이다.

 ‘꽃아//정화수(井華水)에 씻은 몸/새벽마다 참선(參禪)하는//미끈대는 검은 욕정(欲情)/그 어둠을 찢는/처절한 미소로다//꽃아/연꽃아’
  
 그래서 우리는 숭고한 연꽃을 볼 때 뿌리가 내리고 있는 진흙도 함께 보아야 한다.

 사춘기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남녀 간의 사랑’이 단지 육체적 욕망으로 끝나지 않고 그들의 ‘영혼의 깨달음’을 체험하는 ‘진리의 사건(바디우)’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온갖 ‘성 산업’에 노출되어 있다. 서구처럼 철저히 규제되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이 ‘성과 사랑’의 교육을 받으며 그들의 ‘성 충동’이 ‘고상한 사랑’으로 승화하는 진리 체험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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