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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자국의 안보문제를 직시하라<칼럼> 김장민 새로하나 집행위원
김장민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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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8  12: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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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사태 추이와 양국 지도자의 담판을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 경로에 대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내밀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맞잡아 미국을 테이블로 이끌고 있다고 본다.

미국은 전략적으로 북의 핵무력 완성에 따른 자국의 안보문제를 해결해야 하고, 전술적으로는 북미회담을 거부하고 남북관계를 방해할 때 반미감정 고조와 한미동맹 약화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북미정상회담 앞둔 미국 지배층의 심정은?

이렇게 외통수에 걸린 미국 지배층의 요즘 심정은 떨떠름한 것 같다.

첫째, 미국 민주당은 자신들의 집권 시기 북미합의 이행에 번번이 반대했던 공화당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미관계 정상화 추진을 지지 환영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북미대화는 필요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북의 주도로 성급하게 진행되므로 시기상조이며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태를 매듭지을 신중함과 역량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1960년대 케네디 대통령이 국제정세 대응에 서툴렀던 임기 첫해 베를린 장벽 사태에 직면하여 소련의 흐루시초프 서기장과 정상회담을 하였으나 케네디는 미국의 쿠바침공에 대해 굴욕적인 사과를 해야만 했다. 케네디는 이를 만회하고자 회담 직후 대소련 핵전쟁을 준비하고 쿠바사태에서 정말 핵전쟁 직전까지 몰고 갔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역사적 교훈을 들어 임기초반 준비되지 않은 정상회담은 회피해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북미 정상이 대면하고도 협상에 실패한다면 지도력 훼손 대응책으로 무력 동원을 고려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둘째, 아직도 미국 예외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전통적인 공화당은 북미회담과 그 결과로 인한 북미 외교관계 수립을 자유와 민주, 인권을 확산시키려는 미국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과 같은 ‘독재국가’, ‘인권탄압국가’에 대해 미국이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고, 오로지 압박이라는 저강도 전쟁을 통해 붕괴나 체제전환을 시도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들은 인권탄압 사찰 수용, 중국식 체제전환 선언 등 북이 받아들일 수 없는 추가적 의제를 협상테이블에 올려놓아 북미회담 자체를 무산시키려고 한다.

셋째,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은 현 수준의 북미회담을 통해 미국의 안보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우선 핵무기 폐기를 물리적으로 확인할 방법이 없고, 설령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더라도 핵무기 개발의 인적 물적 인프라가 남아 언제든지 빠른 시간 내에 다시 핵무장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미국의 안보문제를 해소하려면 핵탄두는 물론, 미사일, 잠수함 등 핵무기 운반수단까지 완전히 폐기해야 한다, 특히 장거리 미사일은 물론 중단거리 미사일도 주한 주일 미군기지에까지 핵무기에 버금가는 생화학무기를 운반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핵무기 운반수단, 생화학무기 완전 폐기까지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평화적 목적의 우주발사체 기술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북의 김정은 위원장은 말할 것도 없고 문재인 대통령까지도 협상을 파탄 낼 수 있는 핵무기 폐기 이외의 의제 추가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북미회담의 성사와 그 결과를 마냥 희망적으로 볼 수 없다.

북미회담에 가장 적극적인 미국 사람은 트럼프

넷째, 사실 북미회담에 가장 적극적인 미국 사람은 장사 속으로 밖에 계산할 줄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다. 민주당이나 공화당이나 미국의 지배층들은 미국 밖에서 지출하는 막대한 국방비가 미국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고 있다고 본다. 사실 미국의 경제적 지배력은 날로 약화되고 있으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군사력으로 경제적 지배력을 뒷받침하여 세계 패권을 지탱하고 있다.

항상 군사적 불안을 유지하도록 하여 관련국으로 하여금 미국에게 안보 유지의 경제적 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는 것이 미국의 전통적인 전략이다. 이러한 방정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반 미국국민들은 대외적인 국방비 지출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트럼프는 대통령선거 기간 바로 이 점을 파고들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사례처럼 해외침공과 그 이후 친미국가 수립(Ntion-Bilding)을 시도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다. 당연히 해외주둔 미군의 규모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런 측면에서 주한미군의 감축은 북미회담을 앞둔 트럼프의 머리 속에서는 충분한 협상카드이다.

또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탄핵을 정점으로 하는 자신에 대한 사법당국의 칼날을 피해야 하고, 단기적으로 이번 중간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공화당 세력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재선에 나서야 한다.

이런 사고와 처지의 트럼프에게 북미회담이라는 화려한 조명은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인 셈이다. 트럼프 입장에서는 자신의 임기동안 협상을 타결하고 북의 핵무기를 완전히 폐기시키든지, 아니면 확실한 폐기 프로그램을 과시한다면 나머지는 차기 정권이 알아서 할 일이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 대통령들은 북의 핵무기와 협상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차기 정권에 넘기는 ‘소극적 외면’이라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승부사인 트럼프는 이 뜨거운 감자를 일단 받아먹고 그것이 미국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차기 정권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무모한 개입’을 하는 셈이다.

이처럼 복잡한 미국 사정 때문에 북미회담 개최가 최근 언론이 보도하듯이 마지막 진통을 겪고 있다. 트럼프 정권과 그 당국자들이 냉철한 이성을 가졌다면 자신의 당면한 안보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북미회담 의제를 북의 핵무기 폐기에 한정하더라도 회담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 북을 대등한 협상 상대로 진지하게 대접해야

북은 현재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수소폭탄 탄두와 장거리 미사일, 잠수함 발사체제의 완성을 선언하고 스스로를 ‘핵무기 개발 국가’에서 ‘핵무기 보유국가’로 지위를 승격한 상태이다. 미국은 북이 핵탄두로 자신의 본토에 반격할 수 있다는 안보적 위기를 현실로 인식해야 한다. 미국이 이러한 비상적인 사태를 직시하지 않고 아직도 자신들이 협상에서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전문가들이 핵무기 폐기를 담보할 수 없다거나, 민주당이 북과의 협상은 미국의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거나, 보좌관들이 뜬금없이 생화학무기를 회담 의제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아직도 미국의 안보 위기를 실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북이 핵무기 보유국가로서 미국과 대등하게 상호 핵군축을 주장할 수 있는 전략국가의 위치에 있다는 현실은 부정한다고 부정되지 않는다. 북이 의제를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무력화하는 세계적 차원의 핵군축이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로 양보하더라도 미국 입장에선 만만한 의제가 아니다.

한반도 비핵화란 핵무기의 보유와 반입까지도 금지하는 것이니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서 영구히 퇴출시키는 것이다. 나아가 전략핵무기와 전술핵무기의 운용을 기본 개념으로 하는 주한미군의 전면 철수까지도 협상 의제에 들어갈 수 있다.

미국이 시간을 끌수록 북은 핵무기를 다종화, 소형화, 경량화, 고도화하고 다양한 운반수단을 배치할 것이고, 북은 핵무기 보유국가로서 더욱 대담한 조치로 나아갈 것이다. 그러한 조치 중에는 세계 평화와 강대국의 횡포에 맞서 핵의 평화적 교역이라는 핵주권의 대외적 행사가 포함되어 있다. 이는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핵확산과 관련된 부분이다.

미국은 북의 핵개발 단계, 핵보유 단계, 핵주권행사 단계로의 진전을 직시하고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이 현명하다면 자국의 안보위기를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가는 어리석음을 자초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뿐만 아니라, 미국 지배층과 백악관은 자국의 안보현실 앞에서 미국의 가치를 주입하는 외교적 훈육의 대상이나 이라크와 같이 미국식 국가건설(Ntion-Bilding)을 해야 하는 이류국가로 북을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서유럽의 여러 나라,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보듯이 대등한 협상 상대로 진지하게 대접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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