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민련 남측본부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이 23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앞에서 '통일의 문을 활짝 여는 남북정상회담 기원 시민사회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요구사항을 담은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근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쇄 조치 등을 대내외에 발표함으로써 나흘 앞으로 다가온 이번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범민련 남측본부, 의장 이규재)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23일 오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통일의 문을 활짝 여는 남북정상회담 기원 시민사회 공동기자회견'을 개최해 이번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경축하고 민족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통일회담이 되기를 온 민족과 함께 기원한다고 밝혔다.

▲ 이규재 의장은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잘 진행되면 앞으로 대단히 밝은 민족의 장래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규재 의장은 "그동안 우리는 두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우리 민족이 대단결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이번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잘 진행되면 앞으로 대단히 밝은 민족의 장래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70년이 넘는 분단을 통해서 세계의 어느 민족도 경험한 바 없는 희생과 아픔을 겪어 왔기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이 더욱 반갑고 환영하는 바이다"라고 하면서, "곧 열릴 이번 정상회담은 주변국들과 더불어 이해 당사국 모두가 기꺼이 환영하고 어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회담이기 때문에 특히 세계가 주목하고 또 기대하고 있다"고 거듭 기대감을 표시했다.

다만 "굳이 한 마디만 붙이자면 문재인 대통령이 말끝마다 강조하는 한미공조 대신에 남북공조, 민족공조, 민족대단결에 기초한 입장에서 회담에 임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당부했다.

▲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부분 90살이 넘은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문제 등을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해결해 줄 것을 깜짝 제안하기도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도 "말할 것도 없이 우리 민족으로서는 이번에 개최될 남북정상회담과 이어지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대환영이고 지지하고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정상회담에 대한 환영의사를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부탁하고 싶은 말은 남과 북이 우리 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위해서, 우리 민족의 입장과 시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길 바란다"면서 다시는 그 어떤 침략적 외세가 이땅에 와서 민족에 범접하지 못하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에 정상회담 하러 갈 때 비전향 장기수들 모시고 가서 북쪽에 넘겨주길 바란다. 마찬가지로 강제로 끌려와 억류상태에 있는 김련희씨와 12명 북 해외식당 종업원들도 함께 데리고 가서 가족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고 문재인 대통령에게 제안을 했다. 

남측에서 일방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90살이 넘는 비전향장기수들에 대한 2차 송환은 2000년 6·15선언에서 한 약속이자 제네바협정을 준수하는 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 노수희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참가자들은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역대 남북합의 존중·이행 약속 △'우리민족끼리' 정신 존중 △평화회담인 동시에 통일회담 지향 반영 △북미 평화협정 초석이 될 종전선언과 남북불가침조약 체결 및 남북 의회 비준 △남북 교류·협력, 왕래 실현 조치 △자주적 민간통일운동 적극 보장 △통일정부 수립까지 남북정상회담 지속 개최 등을 요구했다.

▲ 원진욱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 이규재 의장, 권오헌 명예회장, 이적 목사(왼쪽부터)가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시민사회단체의 요구를 담은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기자회견문(전문)]
남북정상회담을 경축하며 민족사에 길이 남을 통일회담이 되기를 온 민족과 함께 기원합니다!


4월 27일!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이 판문점에서 열립니다. 전 과정이 생중계로 방송되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우리 민족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북에서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통해 ‘핵·경제 병진노선의 승리를 선언’하고,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새로운 전략노선으로 채택’하였습니다.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중지할 것과 북부(풍계리) 핵시험장을 폐기한다’는 북측의 선제적 조치에 대해 남측은 물론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나라들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가 일제히 환영 의사를 밝혔습니다. 

안팎의 여러 조건과 환경이 우리 민족에게 유리하게 조성되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우리 민족의 노력이 최대의 성과로 실현되리라는 기대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민족의 앞길엔 조국통일과 부강번영의 새 시대로 나아가는 길만 남아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경축하며 민족사에 길이 남을 역사적인 통일회담이 되기를 온 민족과 함께 기원합니다. 

민족의 미래를 새롭게 개척하고, 한반도의 평화가 항구적으로 구축되고, 우리 민족끼리의 힘으로 조국통일을 실현하는 민족사의 일대 사변으로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바라는 마음으로 문재인 정부에게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7·4 남북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공동선언, 그리고 10·4선언 등 그동안의 민족적 합의들을 존중하고, 이행하겠다는 약속이 있어야 합니다.

지난 시기 남북 사이에 반목과 대결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우리 민족은 찌는 듯한 가뭄 속에 단비와 같은 소중한 민족적 합의들을 만들어왔고, 그때마다 민족의 단합과 통일을 지향시켜 왔습니다. 

7·4남북공동성명에서 천명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과,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쌍방 사이의 관계가 나라와 나라 사이의 관계가 아닌 통일을 지향하는 과정에서 잠정적으로 형성되는 특수관계라는 것’을 인정한 것, 그리고 남북불가침선언이 있었으며, 또한 6·15공동선언을 통해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한 것’ 등 역사적인 민족적 합의가 있었습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역대의 민족적 합의들을 존중하고, 이를 이행해 나가겠다는 약속을 맺어야 합니다.

2.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을 존중하여야 합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사사건건 미국과 의견을 공유하고 소통해왔습니다. 우리는 문재인 정부가 이렇듯 미국의 눈치를 보는, ‘외세공조’를 우선시하는 태도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는 문재인 정부가 더 이상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민족의 힘을 믿고, 우리 민족의 힘으로 통일을 실현해나갈 것을 기대합니다. 우리 민족은 민족자체의 힘으로도 충분히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며 평화통일을 실현해 나갈 수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겠다는 ‘민족자주’, ‘민족공조’의 입장을 견지할 것을 요구합니다.

3.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평화회담’인 동시에 반드시 ‘통일회담’으로 되어야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한반도 종전선언과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주요의제로 하는 평화회담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70년은 남북, 북미 사이에 숱한 전쟁위기와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고, 우리 민족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대결과 전쟁의 시기였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한반도 평화보장을 위한 극적인 합의들이 있을 거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대하는 문재인 정부의 입장은 사실상 ‘평화’만 있고 ‘통일’은 없습니다. 이러한 문재인 정부의 태도는 조국통일을 일일천추로 갈망해온 온 겨레의 뜻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평화통일을 실현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이미 남과 북은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통해 통일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한 바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역대 민족적 합의들을 변함없이 이행하겠다는 약속뿐만 아니라 ‘통일정부 수립’을 비롯해 분명한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통일회담’으로 임해야 합니다.

4.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종전선언을 포함한 ‘남북불가침조약’을 맺어 각기 의회에서 비준해야 합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뿐만 아니라,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의 종전선언 추진을 논의하게 될 것입니다. 한반도 종전선언은 정전체제를 종식시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언제든 다시 전쟁이 일어날 수 있는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마감하고, 종전선언을 합의한다는 것은 북에 대한 적대정책을 완전히 청산하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한반도 평화체제를 만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지난 1992년에 채택된 남북기본합의서의 ‘남북불가침선언’을 계승하고, 북은 이남에 대한 핵불사용을 확약하며 남은 외세를 끌어들이는 모든 대결적 적대행위를 중단한다는 ‘남북불가침조약’을 맺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종전선언과 남북불가침조약은 북미 사이 평화협정 체결의 주요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또한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각종 남북합의를 불가역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양측 의회에서 그것을 비준하도록 해야 합니다.

5. 이번 남북정상회담으로 남북사이 교류와 왕래의 물꼬를 열어야 합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남북 정상의 결단은 민족의 단합과 통일을 앞당기는데 실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 정상의 결단으로 남북 사이 접촉과 왕래, 협력과 교류가 폭넓게 실현되고, 그 누구에게도 대화와 접촉, 왕래의 길을 열어주기 위한 획기적인 조치가 이뤄져야 합니다.

우선, 올해는 남북의 정부가 수립된 지 7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이남 정부 수립일인 8월 15일과, 북측 공화국 수립일인 9월 9일에 각각 남북 당국의 사절단과 민간 대표단이 교차 방문한다면 이것은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평화통일을 실현하는데 획기적 진전을 가져오게 될 것입니다. 

남북교류의 상징이었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를 시작으로 남북 사이의 왕래와 교류를 전면적으로 허용해야 합니다.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 왕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남북 사이에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여러 인도적 문제들을 조속히 풀어나가야 합니다.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고, 장기구금 양심수들의 2차 송환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금도 강제억류 중인 12명의 북 해외식당 종업원들과 평양시민 김련희씨를 조건 없이 송환해야 합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북미관계가 정상화된다면 북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고 있는 국가보안법은 한낱 휴지조각에 불과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남북교류와 협력사업에 결정적 장애물인 국가보안법은 이제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게 역사 속으로 사라져야 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시대착오적이고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의 최대 걸림돌인 국가보안법을 철폐하는 데 앞장서야 합니다.     

6. 문재인 정부는 자주적 민간통일운동을 통일의 동반자 협력자로 인정하고, 통일논의에 배제함이 없이 전면적인 참여를 보장해야 합니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당국주도로 남북협상을 진행해왔습니다. 미국과 수구반통일세력의 농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이유로 민간통일운동과의 협력은 뒷전이었습니다.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논의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민족적 화해와 통일을 지향해나가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져야 합니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본격화 될 통일정부 수립 논의과정에서 민족적 총의와 역량을 하나로 모아나가는데 있어 자주적 민간통일운동의 책임과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향후 통일논의에서 자주적 민간통일운동진영을 통일의 동반자와 협력자로 인식하고, 어떠한 배제도 없이 참여를 전면 보장해야 하며, 자주적 민간통일운동을 적극 보장해야 합니다.     

7. 통일의 문을 활짝 열 때까지 남북정상회담은 계속 개최되어야 합니다.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 이후 남북 정상의 상봉과 회담은 계속 진행되어야 합니다. 4월 20일 개통된 정상간 ‘핫라인’ 구축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향후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통일논의 등을 위한 정상간 의사소통이 언제든지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남북정상회담이 정례화되고 지속적으로 개최된다면 민족의 통일논의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입니다.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고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정상들이 수시로 만나 현안 문제들을 협의해나가야 합니다. 우리 민족이 그토록 바라던 통일정부 수립 과정에서 남북정상이 역사적인 결단과 통일논의를 주도해나갈 있도록 남북정상회담이 지속적으로 개최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며칠 후에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진행되게 됩니다.

우리는 남과 북 공동의 노력에 의해 마련된 화해와 평화의 봄이 온 겨레에게 보다 큰 기쁨과 희망을 주는 풍성한 가을로, 민족적 합의가 결실을 맺는 민족의 가을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각방으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아무쪼록 이번 정상회담이 민족사에 길이 남을 수 있는 조국통일의 초석을 다지는 통일회담이 되기를 민족의 이름으로 진심을 담아 기원합니다.


2018년 4월 23일

통일을 문을 활짝 여는 남북정상회담 기원 시민사회공동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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