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5일 “단계적-포괄적 해법 추진”을 주창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의 회담 직후 공동 회견에서 “(한)반도 핵문제의 정치적 해결 방식”에 대해 이같이 중국 정부의 구체적 접근법을 제안했다. 지난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방중을 성사시켜 존재감을 드러낸 중국이 핵문제 해법을 둘러싼 논쟁에도 가세하는 모양새다.

왕 부장은 “단계를 나눠 동시적으로 가되, 포괄적 해결(package solution)을 추진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도 핵문제의 유래가 오래됐고 미국과 조선 등 각국 간에 기본적 신뢰가 부족하다”며 “평화 프로세스는 비핵화 전제 아래에서 순서에 따라 점진적으로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각 단계마다 각국 모두가 감당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면서 “이것이 평화프로세스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할 것이고 대화와 담판의 연속성(不中斷)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9.19공동성명’을 통한 포괄적 합의를 토대로 2007년 ‘2.13합의(동결)’, ‘10.3합의(불능화)’ 단계를 거쳐 완전한 비핵화를 내다봤던 6자회담의 경험을 상기시킨다. 비핵화뿐만 아니라 평화협정 협상을 “병행”하자는 게 차이점이다.   

왕 부장은 라브로프 장관과 최근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했고 “새로운 합의를 이룩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해 7월 이후 ‘쌍중단 -> 쌍궤병행 -> 북미수교 및 동북아안전보장체계 수립’으로 이어지는 공동 로드맵을 주창해왔다. 

이에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를 만나 “만약 남조선(한국)과 미국이 선의를 갖고 우리의 노력에 반응한다면, 평화 안정의 분위기를 만들고 평화 실현을 위한 ‘단계적-동시적 조치’를 취한다면,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충분히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날 라브로프 외교장관은 중.러의 ‘한반도 로드맵’을 강조했다. “로드맵의 각 조항은 연관되어 있고, 각국에 상호 자제를 요청하고 대화 준비를 확인하는 중.러의 공동 관심사를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니케이)>는 지난달 방중 때 김정은 위원장이 시 총서기에게 ‘6자회담 복귀’ 의사를 밝혔다고 5일 보도했다. 북한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게 선물을 하나 안긴 것이다. 또한 여러 갈래의 외교 채널이 열린 셈이다. 

(추가,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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