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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북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 -북미정상회담,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나<연재> 장대현의 한반도 정세 동향 (1)
장대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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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7  17: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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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섯 번째 기회

북한과 미국은 1994년 제네바협정, 2000년 북미공동선언, 2005년 9.19공동선언, 2007년 2.13합의, 2012년 2.29합의 등 지금까지 모두 다섯 차례 큰 틀의 대화, 협상 국면을 가졌다. 그리고 이제 여섯 번째 기회가 눈에 들어오고 있다.

제일 긴 단절 기간, 가장 큰 폭발 압력 이후 겨우 찾아오는 것이어서 더욱 기대가 크다. 그러나 한편, 과거 북미 간 타협이 대결로 뒤집힐 때마다 우리가 치러야했던 쓰라린 비용을 다시 떠 올리지 않을 수 없다.

2002년 1월 아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이란, 북한은 악의 축”이라면서 “선제공격으로 정권을 붕괴시켜야할 대상”이라고 공개 선언한다.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며 기세가 오른 부시가 다음 공격 목표에 북을 포함시킨 이상 양국 간 타협의 산물인 북미 제네바협정은 걸림돌에 불과해졌다.

이런 기류 속에서 그해 10월 방북한 켈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 일행이 그 유명한 ‘고농축 우라늄 의혹 사건’을 터뜨린다. 2007년 2.13합의 당시 미국의 라이스 국무장관은 그것이 ‘과대포장’이었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정확히 말해 그것은 북미 합의 파기를 위한 의도적 조작이었다.

2002년 그 시절, 이런 앞뒤 사정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었다면, 그래서 북미 합의를 위반한 미국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가 세워졌더라면 “김대중 대통령이 돈을 주고 남북정상회담을 샀다”는 수구세력의 공격이 힘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며, 대북송금특검이란 뼈아픈 함정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남쪽 배의 북상을 통제하기 위해 1953년 8월 미군이 일방적으로 그은 것일 뿐 결코 남북의 경계선이 아니란 사실을 더 많은 사람이 알고 있었다면 이명박 집권 이후 “사수하자 NLL” 같은 핏빛 선동에 무게가 실리지 않았을 것이며 “노무현 대통령이 서해 NLL을 북에 팔아 넘겼다”는 색깔론 공세에 2012년 대선이 흔들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2. 변한 것은 트럼프

1) 북의 비핵화 제안, 이번이 처음 아냐

북은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와 “어디서 끝낼 것인가?”로 나눠 명확한 입장을 밝혀왔다. ‘시작점’은 2015년 1월 9일 “한미연합 군사훈련을 임시 중지하면 핵실험을 임시 중지할 수 있다”는 제안에 담겨있다. ‘종착점’과 관련, 북은 2016년 7월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안전 담보가 실현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의 획기적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고 천명, 최종 목표가 비핵화임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을 보자. 북의 ‘동시 중단’ 제안 다음날인 2015년 1월 10일 젠 샤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통상적인 한미군사연습과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을 부적절하게 연계시킨 북한의 성명은 암묵적 위협”이라고 일축하는 것을 시작으로 그 입장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북의 ‘비핵화 의지’ 표명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무엇이었을까? 당시 오바마 정부는 ‘공화국 정부 성명’ 발표 다음 날 북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미국 독자 제재 대상에 올린다. 그리고 그 다음 날에는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국 배치를 공식 발표한다. 이로써 ‘3년 만에 나온 북의 비핵화 제안’은 미국에 대한 격렬한 반발로 변경된다.

2) 트럼프, 작년 북 제안 두 번 거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북은 적어도 두 번, ‘시작점’에 대한 제안을 한다. 첫 번째는 2017년 5월 8~9일 최선희 북 외무성 미국국장과 조셉 윤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양국의 정부 당국자들이 참여, 사실상 트럼프 정부 최초의 북미 협상에 해당하는 오슬로 1.5트랙(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회의에서다. 당시 북은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할 수 있으며, 여건이 되면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고 한다.

두 번째는 6월 21일 계영춘 인도 주재 북 대사의 방송 인터뷰를 통해서다. 그는 “미국이 일시적 또는 영구적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우리도 핵,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고 평화적으로 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미국은 모두 거부했다.

북은 7월 4일 최초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 9월 3일 수소폭탄 실험을 하고, 11월 29일에는 화성-15형 미사일 시험발사와 함께 ‘국가 핵 무력 완성’ 선언을 한다.

3) 트럼프의 변화, 세 개의 장면

1월 1일 북 신년사의 “평창올림픽 대표단 파견을 포함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 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제안을 우리 정부가 ‘6시간 30분 만에’ 공식 환영하고, 다음 날 통일부가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남북고위당국자 회담’을 제의하는 등 냉골 한반도에 온기가 돌자, 1월 2일(현지 시간) 미국에선 일제히 견제의 목소리가 나왔다.

그 중에서 압권은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북한의 신년사를 듣고 안심한 사람이 있다면 그는 분명 새해 연휴 동안 샴페인을 너무 많이 마셔서 그럴 것”이라는 말이다. 명백히 우리 정부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1월 4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해보자. 올림픽 기간에 훈련이 없다고 말해주라”고 했고, 바로 다음 날 한미연합사령부가 올림픽 이후로 훈련을 연기한다는 공식 발표를 한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올림픽의 대의를 거스르기는 너무 부담스럽기 때문일 거란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니었다.

① 트럼프의 변화 1 - 선비핵화 접어

북미 접촉, 대화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2월 8일 펜스 미국 부통령이 한국에 왔다. 2월 10일 오후 청와대에서 북 대표단과 미국 대표단이 회담할 예정이었다는 <워싱턴포스트>의 보도(2.20)와 이를 확인해준 백악관의 말(2.20)이 맞는다면, 펜스의 2박3일은 그 회담을 무산시키기 위한 일련의 적극적인 퍼포먼스였다.

탈북자를 만나고 천안함을 둘러보고, 리셉션에 지각 입장한 후 5분 만에 퇴장하고, 남북 단일팀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내는 등 그의 무례한 행동은 잘 알려졌으나, 그가 북미 접촉을 회피하기 위해 사용한 결정적 무기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게 뭘까? “펜스 부통령은 평창 겨울올림픽 개회식 참석 전 오산 공군기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북한의) 비핵화는 (대화를 향한) 어떤 변화의 종착점이 아닌 시작점이라고 밝혔다(동아일보 2.10)” 비핵화가 시작점이라는 말은 선비핵화, 즉 “닥치고 비핵화”다. 북미 간 접점이 만들어 질 수 없는 것이다.

2월 10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의 특사단이 만났다. 남북정상회담이 제안됐고 “여건을 만들어 성사시키자”며 추진 방향에 뜻이 모아졌다. 그러나 ‘여건’은 좀처럼 가시화되지 않았다.

2월 22일 정부가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포함된 북의 평창올림픽 폐막식 특사단의 방남을 발표하자, 2월 23일 미국은 북, 중국, 싱가포르, 대만 등의 무역회사 27곳, 선박 28척, 개인 1명 등을 대북 제재 대상에 추가했다. 이에 북은 외무성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이 기어코 우리를 건드리며 도발을 걸어온다면(...) 우리 식의 대응방식으로 미국을 휘여잡고 다스릴 것”이라며 강력 반발한다.

북미 간 기세 싸움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2월 25일 문재인 대통령이 북의 김영철 부장을 만났다. 무슨 말이 나왔을까?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했다(조선일보 2.26)” 북의 발언은 평범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미국의 반응은 평소와 달랐다. “우리는 대화할 의향이 있다는 북한의 오늘 메시지가 비핵화로 가는 길을 따르는 첫걸음을 의미하는지 볼 것이다(연합뉴스 2.26)” 핵심을 빙빙 돌린 이 말에서, 비핵화는 더 이상 시작점이 아니다. ‘첫 걸음’ 즉 협상을 시작한 후 도달하게 될 종착점이다. 트럼프가 펜스의 선비핵화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다.

② 트럼프의 변화 2 - CVID에서 물러나

3월 1일 저녁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를 했다. 그런데, 청와대와 백악관의 발표가 크게 달랐다. 우리는 “대북 특사를 조만간 파견할 계획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향후 진행될 남북 대화의 진전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의 발표에는 대북 특사에 대한 언급이 없다. 대신 “양국 정상은 북한과의 어떤 대화도 CVID라는 분명하고 확고한 목표를 갖고 진행돼야만 한다는 굳건한 입장을 확인했다(중앙일보 3.2)”는 대목이 있다. CVID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란 말인데, 사실상 선비핵화의 또 다른 표현이다.

3월 3일 북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의 CVID 요구에 대해 “가소롭기 그지없다”는 입장을 발표한다. 이렇게 또 끝났나 보다 했는데, 3월 4일 트럼프가 또 뉴스를 만들어낸다. 중견 언론인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그는 “미국과 북한이 만날 것이다”고 못을 박듯 말한다.

트럼프는 왜 이틀 전 백악관 발표를 스스로 뒤집고 CVID에서 한 발 물러나 “북-미 대화를 정해진 수순처럼 제시(한겨레 3.4)”했을까? 그가 틸러슨 국무장관, 맥매스터 안보보좌관 등을 트위터 해임이란 지극히 모욕적인 방식으로 쳐 내는 것을 본 후, 지금 다시 조합해보면 청와대 발표에 없는 CVID를 백악관 발표에 넣은 것은 판을 깨고 싶은 이들의 독단적 행위로 해석 가능하다. 그게 아니라면 CVID 논쟁으로 상황 진전이 어렵게 되자 트럼프가 물러선 것, 둘 중 하나다.

③ 트럼프의 변화 3 - 내부 반대 눌러

3월 8일 오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북의 대북 제안을 전달하기 위해 백악관에 도착했다. 그들의 일정은 이랬다. 2시 30분부터 정의용 실장(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과 서훈 원장(해스펠 미 중앙정보국(CIA) 부국장)이 각각 업무 파트너를 만났다. 3시부터는 그 넷이 함께 만났다. 3시 30분부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존 설리번 국무부 부장관, 데이비드 멀패스 재무부 차관,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 등 20명의 ‘완장’들에 둘러싸여 우리 측 인사들의 브리핑이 시작됐다.

그러나 “한창 브리핑이 진행되던 중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당장 집무실로 들어오라. 빨리 만나자(동아일보 3.10)”는 연락이 왔다. 그는 왜 진행 중인 만남을 끊었을까? “한국 특사단-트럼프 대통령 면담에 배석했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이 ‘리스크(위험)가 있다’면서 우려를 표했으나, 트럼프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곧바로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한국일보 3.11)” 20명의 완장들이 중간에서 재를 뿌릴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 단독 드리블의 흔적은 또 있다. 정의용 실장 일행에게 5월 북미정상회담 수용 공식 발표를 요청한 직후 트럼프는 백악관 기자실에 찾아가 “한국 정부가 곧 중대 성명을 발표한다”고 직접 예고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백악관 브리핑룸에 자발적으로 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조선일보 3.10)” 결정에서 발표까지, 스스로 직접 챙겼던 것이다.

3. 왜 변했을까 - 11월 중간선거

1월 1일 북의 신년사에 ‘핵 단추’ 발언이 나오자 트럼프는 1월 2일(현지 시간)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 단추가 있다. 내 것은 작동도 한다”고 트윗을 한다. 그러자 곧바로 ‘트럼프 정신 건강’ 논쟁이 시작된다. 1월 3일 백악관 출입 기자들은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에 “작동도 한다”는 대목이 우발적 전쟁 위험을 가중시킨다며 트럼프의 정신 건강을 물고 늘어진다.

<워싱턴포스트>의 1월 중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0%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 공격 권한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중앙일보 1.24)” 위기가 높아지면 정부를 중심으로 뭉치자는 여론이 일고,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했던 미국에서 왜 이러는 걸까?

작년 4월 6일 트럼프가 시리아 공군 기지에 대규모 군사공격을 가한 것에 대해 미국인 51%가 찬성했다(중앙일보 2017.4.23) 그러나 같은 시기 “미국인 55%는 북한 핵 시설에 대한 공습에 반대하는 것으로(VOA 2017.4.20)” 나타났다. 상대방이 다르면 다른 방식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작년 내내 가열된 북미 간 전쟁위기를 따라 더욱 현저해졌고 작년 10월 26일 ‘위헌적 대북 선제공격 금지 법안’이 미국의 상하 양원에서 동시 발의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미국이나 동맹국이 공격받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의회 동의 없이 북을 선제공격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다.

그런데, 트럼프의 ‘작동하는 핵 단추’ 발언으로 불안감이 커지자 1월 22일 미국 하원에서 동일한 법안이 또다시 발의됐다. ‘위헌적 대북 타격 금지법’으로 명명된 이 법안은 공화당 의원을 포함, 65명의 발의로 현재 심의중이다.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되면 트럼프의 ‘정신 건강’이 도마 위에 오르는 일이 더 많아질 것이고, 트럼프의 전쟁권한을 제한하자는 여론과 의회의 움직임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다. 이런 환경은 트럼프의 운명이 걸린 11월 중간선거에 매우 해롭다.

펜실베니아 보궐 선거 지원유세(3.10)에서 그의 첫 마디가 “세계 평화를 위해 북과 위대한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었음은 그의 계산법을 알려준다. 실제 3월 13일 [CBS] 여론조사에서 북미 간 무력 충돌 우려는 72%에서 64%로 대폭 줄었고 트럼프의 대북정책 지지율은 34%에서 42%로 크게 올랐다.

4. 트럼프는 북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까?

1) 시작점의 시작

“WP는 백악관 관리들이 공포와 불확실성에 사로잡혀 대통령의 결정만 바라보고 있다(조선일보 3.17)”고 했다. 틸러슨 국무장관, 맥매스터 안보보좌관 등 외교안보라인 연속 경질을 통해 트럼프는 5월 북미정상회담을 추진해 나갈 구심력과 실무역량을 크게 확충했다.

3월 20일 한국과 미국의 국방장관이 올해 한미합동야외기동훈련(독수리 훈련)을 2개월에서 1개월로, 한 달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때를 맞춰 언론은 국방 당국자를 인용, 올해는 미국의 전략자산이 참가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보도를 내보냈다. 매티스 국방장관을 포함, 미국 군부가 트럼프에게 얼추 발을 맞춰준 것이다. 북의 핵, 미사일 실험이 중단됐고 미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이 축소됐다. 시작점을 향한 시작이다.

2) 서울엔 있고 워싱턴엔 없는 것

3월 5일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돌아온 우리 대북특사단은 3월 6일 서울에서 6개항의 언론발표문을 통해 결과를 공개했다. 그 중에서 북미 관계 부분을 요약하면, 3항 -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음. 4항 -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하였음. 5항 -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하였음 등이다.

그런데 3월 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의 의사를 전달, 5월 북미정상회담 수용의사를 확인한 후 백악관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발표한 내용은 1)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언급하였다. 2) 북한이 향후 어떠한 핵 또는 미사일 실험도 자제할 것이라고 약속하였다. 3) 북한이 한미 양국의 정례적인 연합군사훈련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 4)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가능한 조기에 만나고 싶다는 뜻을 표명하였다. 5) 트럼프 대통령은 항구적인 비핵화 달성을 위해 김정은 위원장과 금년 5월까지 만날 것이라고 하였다. 등이다.

서울 발표에 있는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이라는, 북의 비핵화 조건이 미국에서의 발표에는 없다. 그냥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음을 언급하였음”이라고만 되어 있다. 이 커다란 차이는 언제든 공든 탑을 무너뜨릴 수 있다.

미중 충돌 불가피론을 설파하며, 미국의 패권주의를 직설적으로 주장하는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가 3월 22일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했다. “(북의 핵 포기) 가능성은 0.05%로, 0%에서 1% 사이다. 말하기 쉽게 1% 이하라고 하자(웃음). 리비아의 카다피는 바보같이 미국을 너무 믿었다.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한 결과가 무엇이었나. 이런 사정을 아는데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까.”

이 말에 따르면, 북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0.05%인 이유는 미국이 북의 안전을 보장해줄 용의가 0.05%이기 때문이다. 북 혼자서는 결코 할 수 없는, 미국이 ‘받고 싶은 만큼 줘야만’ 가능한 그 북의 비핵화를 위해 트럼프는 정말 보조를 맞출 수 있을까? 그럴 힘이 있을까?

당장 중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밀리면 안 되는데 중국이 미국정부 채권을 대량 매도라도 하면 정말 큰일 나는데, 6년이나 공을 들인 일본의 아베가 평화헌법을 깨지도 못하고 낙마하기 일보 직전인데 정말로 한반도 평화를 감수할 수 있을까?
 

장대현 (전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전 한국진보연대 집행위원장

전 6.15남측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전 반전평화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수정, 28일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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