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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공존의 제도화와 합의의 국내법화 조치<칼럼> 이장희 한국외대 명예교수
이장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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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7  12: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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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평화’올림픽 이후 현재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가 대전환을 하고 있으며 크게 요동치고 있다. 이러한 대전환기 일수록 큰 위험성도 있기 마련이다. 우리는 그 정상회담의 시작-과정-마무리 3박자에 매우 세심해야 한다. 그 위험성이 남북, 북미 각 양자 간에 그리고 3자의 각각의 국내 차원에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평화로운 로드맵이 성공하려면, 남북미 모두가 원하는 근본적인 기저에는 양자 간과 국내적으로 ‘평화공존의 제도화’ 및 ‘합의의 국내법화 조치’라는 전략목표가 세워져야 한다. 남북, 한미, 북미회담이 성공하여, 남북미 3자 간에 형식적으로 ‘비핵화와 적대관계 종식을 기초로 한 평화체제’라는 빅딜이 총론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 다음 최종수순은 무엇인가에 큰 관심이 쏠린다. 다시말해 남북 및 북미관계 설정의 제도화 문제이다. 정답은 각각 양자적 차원에서는 그 핵심이 ‘평화공존의 제도화’ 문제요. 각자의 국내적 차원에서는 ‘합의의 국내법화 조치’이다.

첫째로 남북, 북미 양자간 ‘평화공존의 제도화’는 법적으로 말하면 특히 남북 간에는 1민족 2국가(one nation two states)를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고, 북미관계는 적대관계 종식을 기초로 외교관계 정상화 위에서 가능하다. 여기서 분단국가인 남북관계에서는 내부에 보수성향의 기류가 강하기 때문에 ‘평화공존의 제도화’가 특히 문제가 된다.

‘평화 공존의 제도화’ 형식적 포장의 이름을 말한다면 사실상 국가연합(confederation)관계이다. 국가연합은 각 구성국은 독립적으로 주권성을 행사하고, 필요시 결합체는 비주권적 사항인 민족적 협력사항에 대해서 동일 깃발 아래 공동 협력하면 된다.

국가연합의 기구는 매우 간단하다. 정상회의, 평의회(구성체의 기존의원 중 일정수 파견으로 구성), 사무국이면 족하다. 평시에는 국가연합의 각 구성 단위는 독립된 주권성을 갖고 독립적으로 조약체결권 및 외교권 등 을 행사한다. 남북은 특수관계이기 때문에 국제법상 외교관 파견 보다 상주대표부를 상호 파견하면 된다. 동서독도 상호 상주대표부를 파견한 선례가 있다.

남북은 이미 1991년 UN 동시가입을 통해 국제적 차원에서 상호 국제법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전문에서 남과 북의 내부적 관계는 “평화적 통일로 가기위한 나라와 나라사이의 관계가 아닌 잠정적 특수관계”라고 명시하였다. 남북기본합의서는 남북관계를 ‘이중성, 특수성, 잠정성’으로 분명하게 규정하였다.

또 남한의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노태우 대통령 1989.9.11)의 중간단계로서 ‘남북연합’(Korean Commonwealth)이 바로 그것이다. 남북 양측이 이에 대해서 공식적, 명시적으로 ‘남북연합’ 명칭을 서로 말하지 않았다. 다만 남북은 이미 2000년 남북정상회담 6.15공동선언 제2항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에서 묵시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또 2007년 10.4 정상선언 이후 사실상 남북연합의 초기단계까지 갔다. 그런데 2008년 3월 보수정권이 들어서자 이전 합의가 모두 무산되었다. 현재와 같은 대전환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남북정상회담에서 우선 기존 남북합의의 유효함을 재확인하고, ‘평화공존의 제도화’가 남북 모두가 나가야 할 출구전략임을 재확인하여야 한다.

둘째로 남북미 각자 국내적 차원에서는 합의의 국내법화 조치가 필요하다. 남북합의 후 각자 국내법화 이행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아 실패한 교훈을 특히 유의해야 한다. 그래서 정파를 초월하여 양자 간의 합의가 각자의 국내적으로 유효하게 이행되려면 합의의 국내법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남북합의의 국회비준동의가 바로 그것이다.

우리는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의 남한 내 국회비준동의 실패가 남한내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냉전법령 개폐에 걸림돌이 됨을 잘 알고 있다. 반면 북한은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발효후 즉시 국내법화 조치를 거쳤다. 그리고 북미 간에도 북미 간의 합의가 미국 국내에서 상응한 국내법화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성국가 법령 개폐 및 테러지원국가 명단 삭제가 이루어져 북한이 미국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실효성을 거둔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비핵화, 상호불가침, 관계정상화 등을 놓고 큰 틀의 빅딜이 이루어 질 경우 그 모멘텀을 계속 살려 나가는 동시에 그 합의가 도중에 파기되는 불행을 막기 위해서 3자가 한자리에 모여 큰 담판을 짓자는 것은 매우 좋은 제안이다. 이것은 “남북은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기 위해서 3자 혹은 4자 정상이 한반도 지역에서 만나 종전선언을 추진하기위해서 협력한다”는 2007년 10.4 정상선언에서도 합의된 바 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합의 국회비준동의를 제안하였다. 정상회담 합의가 정파를 초월하여 실천되기 위해서 법제도화하자는 것으로 적절한 제안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남북합의는 국가간 조약이 아닌 점, 남북합의 효력문제를 국회 비준동의에 맡길 경우 정상합의의 정쟁화 및 무력화 위험성을 지적하였다.

그런데 조약은 반드시 주권국가 간에만 체결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남북합의는 정상간 합의로써 이미 발효하였다. 남북간 합의의 국회비준동의 문제는 내부적으로 국가간 관계는 아니지만, 분단체 간의 합의로서 국회비준동의를 받은 동서독 사례가 있다.

또 효력에 대한 문제제기는 국제법과 국내법의 근본 성격의 오해에서 온 문제이다. 남북합의는 남북이라는 두 분단체(정치적 실체), 두 법인체 간에 이미 발효하였고, 다만 각 구성체의 국내법적 구속력 문제 때문에 국회비준동의가 필요할 뿐이다. 헌법상 비준권을 가진 대통령이 비준 전에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비준동의를 받는다면, 남북합의는 남북 두 법인체 뿐만 아니라 각자 국내법화 하여 정파를 초월하여 남한내 국내법처럼 일관되게 법적 효력을 갖게 되어 그 실효성이 담보된다.

이것은 북미 간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북미 간 관계 정상화가 이루어진다면, 미국 국내에서는 북한을 적대시하는 법령 개폐 및 북한을 테러지원국가 명단에서 삭제하는 국내법화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요약하면 남북미는 양자 간에는 ‘평화공존의 제도화’ 및 국내적으로는 ‘양자 합의의 국내법화 조치’는 평창이후 처음 열리는 4월말 남북정상회담이 실효성을 얻기 위해서 양자 간이나 국내적으로 가야할 최종 출구전략이라는 큰 목표에 합의해야 한다.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한국외국어대 명예교수)

   
 

고대 법대 졸업, 서울대 법학석사, 독일 킬대학 법학박사(국제법)

-한국외대 법대 학장, 대외부총장(역임)
-대한국제법학회장, 세계국제법협회(ILA) 한국본부회장.
엠네스티 한국지부 법률가위위회 위원장(역임)
-경실련 통일협회 운영위원장, 통일교욱협의회 상임공동대표,민화협 정책위원장(역임)
-동북아역사재단 제1대 이사,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역임)
-민화협 공동의장, 남북경협국민운동 본부 상임대표,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
동아시아역사네트워크 상임공동대표, SOFA 개정 국민연대 상임공동대표(현재)
-한국외대 명예교수, 네델란드 헤이그 소재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
대한적십자사 인도법 자문위원, Editor-in-Chief /Korean Yearbook of International Law(현재)

-국제법과 한반도의 현안 이슈들(2015), 한일 역사문제 어떻게 풀 것인가(공저,2013), 1910년 ‘한일병합협정’의 역사적.국제법적 재조명(공저, 2011),“제3차 핵실험과 국제법적 쟁점 검토”, “안중근 재판에 대한 국제법적 평가” 등 300여 편 학술 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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