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원하는 것은 정전협정을 폐기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것이라고 너지 데바 유럽의회 한반도관계대표단장이 밝혔다고 <미국의소리>(VOA)가 23일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지난 3년간 북한 고위 당국자와 14차례 비밀 대화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 데바 의원은 22일 VOA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은 체제 보호 수단인 핵무기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데바 의원은 “중국, 미국, 일본, 한국, 그리고 북한과 총 52차례 비밀회동을 가졌다”면서, 자신이 만난 북한 관리들에 대해 “이름을 공개할 순 없지만, 북한 정부가 보낸 사절단부터 부처 장관급, 그리고 대사급 인사까지 다양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 같은 활동을 진행하게 된 배경에 대해 “우선 저희는 한국, 일본, 미국, 북한, 러시아 등 각국의 레드라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했다”면서 “레드라인을 넘어서면 이 모든 대화가 실패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달았다.

아울러 그는 북한 관리들과의 대화를 통해 깨닫게 된 것이 있다면서 “북한은 핵 보유국이 되기 위해 기본적인 생활 조건을 포기해야 할 만큼의 희생을 주민들에게 요구하고 엄청난 자원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그들의 관점에선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이었다”고 알렸다.

특히, “북한의 관점에서 핵 보유는 생존 문제라는 것이다. 때문에 북한은 (체제 안전을) 보장 받을 때까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리고 북한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평화협정”이라면서 “정전협정 64년이 지나도록 평화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나라가 인류 역사상 어디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핵무기 포기는 대화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과정 중 하나가 돼야 한다”면서, 그 사례로 “마가렛 대처와 로널드 레이건, 헬무트 콜이 냉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만났을 때는 대화의 전제조건이 없었다. 결국 냉전 종식과 베를린 장벽 붕괴, 핵무기 시설 폐기로 이어져 평화를 찾게 됐다. 전제조건 없이 대화를 했기 때문”이라고 들었다.

데바 의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며 대화에 나선 이유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과는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느꼈을 수 있는 점, △유엔의 대북 제재가 북한에 피해를 주기 시작해 제재가 완화돼야 한다는 걸 북한 수뇌부가 느꼈기 때문일 수 있는 점,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평화를 위해 북한에 손을 내민 용기 때문일 수도 있는 점 등을 들면서 “이 모든 요소들이 함께 작용해 일어난 일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그는 북한과 미국, 한국의 레드라인에 대해서는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면서 “관련국 사이 외교를 통해 비공개적으로 다뤄져야 하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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