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등의 외신들이 8일(이하 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합의’ 발표에 놀라움과 충격을 드러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 측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 직후 백악관에서 발표한 ‘5월 이내 북미정상회담’ 합의가 “역사적 중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합의의 무게에 걸맞지 않게 발표 방식은 “즉흥적”이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일 오후 5시 백악관 브리핑룸에 불쑥 들어와 “오후 7시에 한국이 중대발표를 할 것”이라고 예고한 뒤, 정 실장이 발표하는 방식을 거쳤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와 김정은 둘 다 대담하고 극적인 움직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두 사람이 참가하면 협상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워싱턴 주류의 시각이 반영한 것이다.    

<ABC>는 당선되면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때 발언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세계 최강국의 지도자가 ‘리틀 로켓맨’이라 비웃던 남자와 마주앉을 계획이다.”

방송은 “이 특별한 방향전환 이벤트는 팡파레나 어떠한 경보도 없이 왔다”고 했다. “한국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워싱턴에 와서 최근 평양에서 김정은 위원장 면담 결과를 보고했”고 “돌연 그가 두 지도자가 앉아서 회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는 것.

<ABC>는 “트럼프는 북한 제안의 신뢰성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가 주도한 제재가 의도한 효과를 내서 북한으로 하여금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할 것이라고 그가 전에 말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도 ‘5월 북미정상회담 합의’ 발표를 신속하게 보도했다. “트럼프가 북한 최고 지도자와 마주앉는 첫 지도자가 된다면, 한반도 핵문제 해결로 가는 큰 걸음”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덧붙였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도 ‘5월 북.미정상회담’ 합의를 “북한과 미국 및 동맹들과의 핵 교착의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놀라운 사태 전개”라고 평가했다. 토마스 번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은 “(한미)동맹이 작동하고 있음을 우리가 목격하고 있다”고 환영했다. 

영국 <BBC>도 “전례 없는 서곡”, “충격적인 발표”라고 규정했다. 다만, 급속하게 마련된 회담이 통상 수년 간의 외교적 축적을 거쳐야 하는 성과에 도달할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이 9일 ‘북미정상회담 합의’ 관련해 “우리는 그것이 올바른 방향의 걸음이라고 본다”면서 “그 합의가 이행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그것은 분명히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을 정상화하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5월 트럼프-김정은 회동 발표 소식을 속보로 전하면서 북미관계가 급진전되고 북한 핵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되는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고 차분하게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9일 아베 신조 총리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4월 중에 미국을 방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애써 외면하고 방해했던 북미관계 급진전이 현실화된 데 따른 일본 정부의 당혹감이 묻어난다. 

(추가, 18:17)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