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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특사단 성과와 향후 과제 –국보법과 한미동맹 정상화해야<기고> 고승우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장
고승우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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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9  13: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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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한반도를 주시하고 있다. 4월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5월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북미간 정상회담에 대한 성사 가능성이 성큼 제시된 것을 세계 주요 언론이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할 만큼 큰 비중으로 제시됐다. 현재의 기류로 보아 올 상반기는 한반도, 남북 및 북미 관계에 획기적인 긍정적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북미 정상회담의 물꼬는 남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대북특사단의 평양방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추진을 위한 획기적 방안의 청사진을 제시한 뒤 나왔다. 남북은 정상들이 오는 4월 말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정상회담을 갖기로 하고 정상 간 핫라인을 개통하기로 합의해 3차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대비는 물론 우발적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다.

남북 합의는 북미 간에 상당기간 지속된 말폭탄을 통해 조성된 전쟁 위기 상황 대신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중요한 조치다. 북한은 비핵화를 궁극적 목표로 제시하면서 미국과 대화할 의사를 밝히고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핵과 미사일 실험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남북이 대북특사단의 합의 발표로 지구촌의 시선을 집중시킨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9일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한반도 평화 구축의 청사진을 제시해 세계를 놀라게 한 것이다.

전쟁과 평화는 동전의 앞뒷면과 같아서 어느 한 쪽이 부각되면 다른 쪽은 움츠려 든다. 한반도에 얽힌 문제도 전쟁이 아닌 평화적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는 당위성은 유엔 등 국제사회가 이구동성으로 주장하는 바다. 그러나 상황은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한반도의 궁극적 평화 정착을 위해 긴 세월의 노력, 인내가 필요한 대장정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문제해결의 결정적 키를 쥐고 있는 북미의 태도는 어떤가? 핵과 미사일에 대한 두 나라의 태도는 2005년 6자회담에서 9.19성명이 나올 때보다 훨씬 완강해서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이런 문제가 쉽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한반도 위기 사태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핵 폐기 태도부터 밝히라는 입장이고 북한은 미국의 군사적 위협과 체제 안정보장이 우선이라고 맞서 왔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 통큰 합의 도출이 절실하다.

그러나 궁하면 통한다고 했듯이 잘 살피면 묘수가 보인다. 우선 이번 남북합의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한반도 당사자인 남북이 적극적 태도를 취했을 경우 한반도 주요 변수의 비중에서 외세는 뒤로 밀리게 된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성상 미국, 중국 등 외세의 영향력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외적 요인이 한반 문제 해결을 결정적으로 해결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래서 당사자인 남북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한반도의 자주적인 역할이 어떤 것인가에 대한 견해는 십인십색이겠으나 이번 남북합의나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합의 등을 면밀히 살피면 문재인 정부의 대북, 대미 활동공간이 매우 좁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그것은 국보법이고 한미동맹이다.

먼저 국보법을 보면, 북한과의 관계설정에 대해 이 법이 허용하는 범위가 매우 좁고 옹색하다. 물론 통치권 차원이라는 면에서 정부의 대북 접촉은 허용되지만 일반 국민의 경우는 항상 ‘고무찬양 또는 동조’로 처벌될 것을 염려해야한다. 평화통일 노력은 공동체 전원의 참여가 전제된다는 점에서 이법은 중대한 걸림돌이 된다.

예를 들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이번 남북 합의에 대한 견해를 보면 분단 기생세력의 견해가 어떤 것인가가 드러난다. 그는 7일 페이스북을 통해 ‘대북특사단이 가져온 남북회담 합의문은 위장평화 공세로 문재인 정권은 나중에 통치행위가 아닌 국가보안법상 이적행위를 자행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라고 원색 비난했다. 이런 색깔 공세는 국보법에 두 발을 딛고 하는 것으로 일반 국민들을 겁박하고 수구세력을 규합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란 비판을 자초한다. 이승만이 깔아놓은 사상의 자유조차 억압하고 남북평화통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는 악법 국보법이 21세기에서도 심각한 독기를 내뿜고 있는 것이다.

국보법이 적용되는 범위가 얼마나 지독한 것이지는 그 사례가 수도 없지만 평창올림픽에서 등장한 이른바 ‘김일성 가면’을 예로 들어보자. ‘김일성 가면’이 사실일 경우에 대해 <법률방송>은 지난 2월 12일 “그것은 이적 표현에 해당해 국가보안법 찬양·고무죄에 해당하며 현장에서 그것을 본 사람들과 이를 중계한 방송사 관계자들, 해당 영상을 퍼나른 사람들 모두 국보법 제7조 찬양·고무죄 위반자가 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가 향후 남북 교류를 활성화한다 해도 국보법이 유지되는 한 그것은 대단히 제한적인, 그러면서 수구세력에 의해 언제든 깨질 유리그릇과 같은 그런 형국을 면키 어렵다. 국보법은 유엔 회원국인 북한을 평화통일의 파트너로 삼아 미래를 구상하는 작업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미래학은 국가단위로 설계되는데 남측에 이 학문이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의 하나가 바로 이 국보법이다. 국보법은 북을 해치기보다 남측 내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독버섯이다.

이번 대북특사단의 방북과 남북 합의 과정 이전을 살피면 미국의 대북 정책인 ‘압박과 관여’에서 문재인 정부가 ‘관여’ 쪽을 챙기면서 ‘압박’을 고수하는 미국과 역할 분담을 한 것으로 비춰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미국의 이익을 위해 언제든 대북 압박 카드를 낼 준비를 하고 있는 태세를 강조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인데 미국이 갑의 모습을 취하면서 한국 정부가 을의 위상으로 비춰지는데 그 원인의 하나는 바로 한미동맹, 바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이다.

한미동맹의 핵심은 바로 이 조약 4조에 규정된 미국이 군사력을 한반도에 배치할 권리(right) 부분이다. 이 4조는 한국의 군사적 주권을 위태롭게 하면서 미국 정부가 대북 옵션으로 무력 사용, 즉 한반도에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것처럼 큰 소리 칠 수 있는 근거가 되고 있다. 이승만이 20세기 중반 이후 국가간 조약에서 그 유례가 없는 불평등 조항을 담아, 미국에 퍼주는 식으로 합의해준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중국의 보복을 불러온 사드 한국 배치의 법적 근거가 된 것은 물론이다.

이 불평등 조약이 존재하면서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전쟁 불사와 같은 비합리적인 카드를 남발하게 만든 원인을 제공했다는 측면도 있다. 미국의 정상적인 동북아 외교를 위해서, 만약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존치시킬 경우 군사주권 존중을 전제로 만들어진 필리핀과 미국의 상호방위조약을 참고할만 하다. 한국이 세계 경제력 10위권이고 무기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의 위상답게, 국제적으로 수치스러운 한미동맹의 핵심을 정상화해야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이 최근 주한미군에 대해 한 발언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지난 2월 27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워싱턴협의회가 주관한 평화공감포럼 강연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관련해 “전작권이 없다는 게 군사주권이 없다는 건 아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군사주권을 갖고 있다. 대통령이 주한미군에게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조선일보 2월 28일>.

문 특보의 이런 발언은 주한미군 주둔의 법적 근거인 한미상호방위조약 6조의 ‘어느 한 당사국이 상대 당사국에게 1년 전에 미리 폐기 통고하기 이전까지 이 조약은 무기한 유효하다’는 규정을 들어 필요할 경우 이 조약의 폐기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것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주권국가 국민으로 당연히 할 수 있는 발언으로 미국에게 가장 아픈 곳을 찌른 것이다.

국내에서는 군사주권 회복과 관련해 그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전문가의 추가 발언 등은 이어지지 않았다. 몰라서 그러는지 눈치보고 그러는지 참 안타까운 일이다. 참고로 필리핀의 경우 1991년, 미국과 1947년 합의한 기지 협정이 폐기되어 미군이 필리핀에서 전면 철수했고 9.11사태이후 미국과 필리핀의 안보조약이 재건되어 2014년 두 나라가 합의한 방위협력강화협정(ECDA)이 체결되었다. 한국도 필리핀과 같은 경우를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미국의 대북 대처의 선봉에 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스타일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북에 대해 극과 극을 넘나드는 혼란스런 메시지를 남발하다가 북미정상회담 카드에 찬성했다. 이런 모습은 그의 대내외 정치가 궁극적으로 2020년 대선에서 재선되는 것에 맞춰져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비주류 재벌이었던 그가 정치권력 맛에 홀린 듯, 미국 역대 대통령 가운데 현직 대통령으로써는 가장 빠르게 재선 캠프 조성에 나선 것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한국 일부 정치권, 언론은 트럼프의 대북 군사 공격 트위터가 나오면 그가 즉각 대북 군사행동을 할 것 인양 겁에 질린 태도를 보이지만 그것은 장사꾼의 흥정 또는 거래방식의 하나로 보면 될 듯하다.

문재인 정부는 향후 대북 및 대미 정책 추진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겠지만 남북의 평화적인 교류협력의 열기와 파장이, 미국의 대북 군사력을 앞세운 강경책을 덮어 버리거나 그것을 압도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 가운데 남북이 공정한 게임의 룰에 따라 평화통일을 위해 협력, 경쟁하는 관계가 가능하도록 국보법을 개폐해야 한다.

동시에 21세기에 걸맞게 미국이 슈퍼 갑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정상화사키야 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이 지속되고 동북아 냉전이 부활하는 것과 같은 심각한 상황을 고려하면 이 조약은 동북아 평화에 위협이 되는 쪽으로 그 위상이 변화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평화통일과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국보법, 한미상호방위조약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2020년 총선에서 그런 역사적 책무를 실천할 국민 머슴을 대거 뽑아 국회에 보내는 범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 남북한 평화통일을 위한 대장정이 민족사적이고 세계사적인 결실을 맺으려면 남측에 직결된 두 개의 걸림돌이 제거되어야 한다.

북측도 통일 한반도를 위한 목표를 향해 다각도로 노력해야 한다. 남북의 평화통일 노력은 여야가 정권을 놓고 합법적으로 경쟁하듯 해야 한다. 인간이란 원천적으로 권력 장악 또는 행사 의지가 DNA에 들어 있다는 점에서 남북 공동체도 그 예외가 될 수 없는 것은 너무 분명하다.

​(대체,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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