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유동호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자료사진-통일뉴스]

남북경제협력사업을 필생의 통일사업으로 여기고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남북경협 재개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던 유동호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9일 새벽 4시 32분 별세했다. 향년 53세.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는 9일 "정세가 좋아져 남북경협 전면화가 코 앞에 다가왔는데 이처럼 서둘러 가다니 참으로 애석합니다"라며, 유동호 위원장의 부고를 알렸다.

고 유동호 위원장은 지난 2003년 남북 사회문화교류단체인 '지우다우'(지금 우리가 다음 우리를)를 설립해 대학생들의 금강산 '통일모꼬지' 열풍을 불러 일으켰으며, 2006년에는 남북경제협력사업을 병행하기 위해 (주)바두바투를 세워 개성공단 주유소를 착공하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금강산관광이 중단되고 5.24조치로 인해 남북경협 전면 중단 사태에 직면해서도 특유의 낙관을 잃지 않고 2013년 6월 남북경협 관련 단체들이 망라된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원회의 위원장 직을 맡아 기업 피해대책과 남북경협 재개를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2016년 10월 4일부터 시작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 100일 철야농성과 2017년 2월 16일부터 시작된 무기한 농성 등 총 260일 야외농성 기간 동안 유 위원장은 말 그대로 광화문 촛불항쟁의 현장을 온 몸으로 지켜냈다.

1년이 넘는 노숙을 마다하지 않고 남북경협 기업의 피해보상을 위해 노력해온 고인은 2017년 7월 25일 문재인 정부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농성장에서 기업인들의 건의문을 수령하는 형식을 취하는 것과 함께 농성을 풀었다.

그러나 한 겨울을 온전히 거리에서 지낸 그의 몸 곳곳에는 암세포가 번져 있었고 곧바로 암투병에 들어갔지만 결국 고인의 강건한 몸도 병마를 이겨내지 못했다.

고인과 함께 남북경협비대본 활동을 해 온 김한신 남북경제협력연구소 대표는 "남북경협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서 본인의 병세가 악화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정부 청사 앞에서 장기간 철야농성을 했는데 이렇게 우리 곁을 떠나게 되니 마음이 아프다"면서 "유 위원장의 노력에 비해 정부의 기업인 지원이 지지부진한 것은 안타깝다. 정부가 경협사업자들에 대한 지원을 서두르는 것이야 말로 고인의 유지를 받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33호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11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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