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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봄이 왔다, 그 ‘싹’을 어떻게 틔울 것인가?‘제3차 남북정상회담’ 제대로 읽기
김광수  |  no-ultar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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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7  20: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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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 정치학 박사(북한정치 전공) · 민주공원 관장(前)


본 글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보다 ‘깊은 사유하기’에 해당된다. 각론적 분석들이야 전문가들과 언론들이 잘 설명해낼 것으로 보기 때문에 굳이 본인도 그 분석에 한 줄 더 얹어놓을 이유가 전혀 없어 그렇다. 그보다는 좀 더 깊이 있게 사유해봤으면 하는 문제에 집중하는 것이 이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발전, 종북이념을 극복해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좀 다른 차원의 문제의식으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들여다보았으면 하는 것이 본래의 의도가 된다.
 
무조건적으로 잘된 일이고 좋기는 하지만,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를 생각한다면 좀 더 유의미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과 이후 활발한 토론과 고민이 있었으면 하는 기대로 인해 분석방향을 그렇게 잡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치권에게는 정쟁으로 흐르지 않고, 국민들은 종북을 넘어설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정부는 정부대로 보다 ‘깊은’ 접근과 로드맵에 집중했으면 하는 바람까지를 담아내면서 말이다.
 
자, 시작해보자. 분명한 것은 참으로 오랜만에 찾아온 한반도의 봄이라는 사실이다. 그렇게 한반도 시계가 급변해가고 있다. 반갑고도 반갑지 아니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봄도 그냥 쌀랑쌀랑 불어오는 봄이 아니라 한반도 미래에 희망을 ‘조심스럽게나마’ 낙관할 수 있는 그런 ‘봄’이니 더더욱 그 봄에 대한 기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두 가지 방향에서 말이다.
 
하나는 정치권에서는 비록 좌불안석이겠지만, 한국적 민주주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져서 그렇다. 이른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그것이다.
 
말 그대로 정치권이야 자신들의 정파적 이익과 당리당략에 따라 민심과 시대적 흐름과는 정반대, 즉 근시안적 시각에 매몰되어 당장 이번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 때문에 진영논리로 그 유·불리를 따지는 우를 범할 수는 있겠지만, 역사적으로나 시대적으로는 그 거대하고도 도도한 흐름까지 왜곡시킬 수만은 없다는 사실이다. 이번 ‘미투 운동’이 그것을 함의하고 있다는 말이고, 다르게는 대한민국이 ‘완전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진통에 정치권이 제아무리 아주 ‘낡은’ 방식으로 훼방을 놓더라도 통할 수 없다는 그 사실을 상징한다 하겠다. 
 
왜 그렇게 볼 수 있는가? 부정적 의미에서 ‘한국적’ 민주주의를 흔히 ‘유교’ 민주주의체제라고 한다면, 바로 그 왜곡된 민주주의가 이번 ‘미투 운동’을 통해 지난해 촛불혁명에 이어 다시 그 적폐를 청산시켜낼 동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어서 그렇다. 물론 섬세한 접근이 전제되어서 말이다. 
 
즉 정치적 의미에서 분명 정상적인 ‘한국적’ 민주주의를 완성시켜 낼 기회가 왔다는 말이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평등’과 ‘수평’을 담아낼 수 있는 민주주의가 상상 가능해 졌다는 말이다. 그래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미투 운동’이 단순히 가해자의 사과, 반성 이런 정도로 수용되는, 또 젠다 문제에만 갇힌 사회적 합의가 아닌, 대한민국의 보다 ‘건강한’ 미래를 위해 사회전반을 새롭게 버전-업 시킨다는 의미에서의 가장 ‘위대한’ 인권운동이자 사회혁명으로 까지 접근해야 함을 알 수 있다. 
 
그런 만큼 지금의 ‘미투 운동’은 여성의 촛불혁명이자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혁명으로 부를 수 있고, 굳이 스웨덴의 권위 있는 신문 『다겐스 뉘예테르(DN)』의 보도를 빌리지 않더라도 지금의 대한민국 ‘미투 운동’은 분명 21세기의 가장 의미 있는 ‘혁명’이고 ‘1919년 여성 참정권 운동 이후 가장 큰 여성 운동’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부정적 의미에서의 ‘한국적’ 민주주의가 분단체제에 기생하고 반공이념주의에 기초한 민주주의라 했을 때 그 적폐를 극복하고 이겨낼 수 있는 기운이 남과 북에서 동시적으로 마련되어서 그렇다는 말이다.
 
북측에서는 2018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를 상상 그 이상을 초월하는 ‘통 큰’방식으로 풀어 내겠다하였고, 남측에서는 촛불혁명에 의해 비록 ‘불완전’하지만 촛불정부인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서 한반도 평화와 분단적폐 청산의 청신호가 커졌다는 것인데, 아니나 다를까 대북특사단 방북을 통해 4월말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라는 너무나도 좋은 선물보따리, 옥동자를 들고 귀환하여서 그 의미가 현실로 나타나게 되었다. 남과 북 정부 모두는 그렇게 민족사적 의미로나 세기적 의미로나 통 크게 합의하였다. 수구·냉전세력을 제외하고는 민심이 함께하고, 전 세계의 인류들이 함께 할 것이 분명하다. 
 
그런 만큼 이유 불문 환영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도 복잡하지 않다. 한반도에 감돈 전쟁기운은 걷혀지고, 평화의 대장정을 시작할 수 있는 단초가 너무나도 전격적으로 마련되어서 그렇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합의가 그 최정점에 있다. 그 어떤 왜곡과 논쟁의 칼날을 갖다 붙이더라도 이는 불변할 것이다. 분명 시작은 그렇게 진행될 것이고, 결과도 북미대화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추동하는 그런 남북정상회담이 될 것이다.
 
하지만 또한 분명한 것은 이러한 장밋빛 플랜 속에서도 풀어내어야 할 숙제가 가득하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은 그 환희와 기쁨을 잠시 뒤로하고 문재인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단체들에게 몇 가지 당부를 드리는 성격으로 그 자리매김을 하고자 한다. 특히 촛불정부인 문재인 정부는 능히 그럴 수 있어야 하고, 또 그러한 시각과 접근법을 가져 내어야하기에 더더욱 이 글의 의미를 잘 해석해주길 바란다. 
 
첫째는 북한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대화에 응해 나선 것이 압박의 결과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남북·미 모두는 자국들의 정치용으로는 서로가 필요한 대로 그렇게 포장할 수는 있겠으나, 정책적으로는 객관화된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북한이 2018년 신년사에 밝힌 핵심의미에 주목한다면 반드시 그러해야 한다.
 
다시 말해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올해 우리는 영광스러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창건 70돌을 맞이하게 됩니다”를 다시 복기해보면 금방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즉 남과 북, 북과 미의 모든 관계가 이 ‘70돌’의 의미에 맞게 관계가 맺어지고 풀어져 나갈 것임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키워드가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통 크게’인데, 이것이 워딩으로는 “뜻깊은 올해를 민족사에 특기할 사변적인 해로 빛내어야”에 있다. 북미문제는 ‘핵주권이 담보되는 방향에서의 담판전략으로’, 북의 국내문제는 ‘자립성과 주체성에 기반 한 자강력제일주의로’임하겠다는 것을 이미 예고했기 때문이다. 즉 북한의 입장에서는 이 원칙과 프로세스에 의해 철저하고도 아주 과학적인 방법론으로 움직여 질 것으로 보인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시각과 각도로 본다면 사실 6가지의 남북 합의내용도 다 신년사에 들어있는 것과 같게 된다.(주1) 신년사 내용을 정책적으로 구체화 한 것이라는 말이다. 정치용어로 재해석해 내었다는 말이다. (신년사의) 그 구절들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북남사이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 상태를 완화하고 조선반도의 평화적 환경부터 마련해야 합니다.”, “이런 비정상적인 상태를 끝장내지 않고서는 나라의 통일은 고사하고 외세가 강요하는 핵전쟁의 참화를 면할 수 없습니다.”, “민족적 화해와 통일을 지향해 나가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대표단 파견을 포함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용의가 있으며 이를 위해 북남 당국이 시급히 만날 수도 있습니다.(왜 4월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는 평화를 사랑하는 책임있는 핵강국으로서 침략적인 적대 세력이 우리 국가의 자주권과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한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나라나 위협도 핵으로 위협하지 않을 것입니다.(3, 4, 5번의 합의문이 왜 나왔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그러나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에서는 미국과 대화가 진행될 때 3번째 합의내용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음”에서의 확인과 같이 미국의 적대시정책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절대 물러설 수 없는 마지노선임이 분명 있음을 경고해내고 있음을 반드시 기억하고 해석해내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 “북남 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필자가 강조)는 우리 민족끼리 원칙에서 풀어 나가려는 확고한 입장과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에서의 확인도 이제까지의 통념에 가까웠던, 북핵과 미사일 문제는 북미 간에, 그 외 남북문제는 남북 간에 풀겠다는 식의 접근법을 무력화시켰다. 즉 최종적으로는 북미 간에 풀어져야할 문제도 있을 수 있겠으나, 그 과정에서 “북남 사이에 제기되는 문제”에 당사자국으로서의 남북 간에도 공유해야하고 그 바탕위에서 “우리 민족끼리”의 정신에 기초한 민족공조를 통해 미국을 설득해야 할 문제까지도 함께 협의하겠다는 ‘통 큰’ 정신이 깃들어져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하였다.    
 
또한 그러한 각도에서 보자면 다음과 같은 상황도 설명가능하다. 이번 평창올림픽 참가도 왜 가능했는지가 다음과 같은 신년사(2018)의 문장에서 확인되어져서 그렇다. “한 핏줄을 나눈 겨레로서 동족의 경사를 같이 기뻐하고 서로 도와주는 것은 응당한 일입니다.”
 
해서 미국은 북이 ‘압박’의 결과 때문에 ‘비핵화’를 전제한 대화에 나왔다는 억지해석을 해서는 안 되는 것이고, 대한민국도 ‘관여’의 결과가 북이 남북정상회담에 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식의 아전인수(我田引水)격 해석을 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정말 있는 그대로 선의로 해석해내고 북의 ‘통 큰’ 접근에 우리도 ‘통 크게’ 화답해야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을 프로파간다식의 의도된 접근이 아니라 북을 정상국가로 보고 정상국가에 걸 맞는 외교적 대응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해석해내어야만 하는 충분한 근거와 사실, 이유도 다 있다. 북도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 및 한미동맹체제가 작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남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하고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 주었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이번 평창 올림픽 때 만경봉호가 기름공급 요구를 하지 않은 것이라든지, 이번 4월에 진행될 한미 합동군사연습을 이해한 것이라든지 이 모든 것들이 북이 대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이유가 ‘압박’의 결과 때문이고, 그래서 북한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남북정상회담, 북미대화를 수용했다는 식의 해석을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자 근거이고, 사실이다.
 
또 다른 예에서도 북한의 의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충분히 가늠할 수 있는 좋은 상황이 된다. 
 
이번 판문점에서의 정상회담이 여러 측면에서의 의미해석이 가능하지만-남의 입장에서는 ‘제3차 정상회담마저 북한에서?’와 같은 불필요한 논쟁을 피할 수 있고, 또 의전문제라든지 하는 실무문제가 과감히 축소되어 그 시간만큼 정상회담에 시간을 투여할 수 있고 등등- 그 본질은 전 세계적으로, 특히 미국에 아직 한반도가 휴전중이라는 사실과 그 절박성을, 더해서 그 상징성 때문에 평화체제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등장할 수밖에 없게 하고 그리고 그 상황이 북미 간에는 정상화를 견인해낼 수 있고, 남북 간에는 종전선언과 평화선언(협정)과 같은 합의를 내올 수 있다는 예측가능성을 우리 민족과 대내외에 알렸다는 점이 그것이다.      
 
둘째는 플랜B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북미 간의 대화가 무조건적으로 순조롭지만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서 아직 남북정상회담과 남북대화가 본 궤도에 올라서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플랜B를 얘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 만큼 다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사실 합의발표문 3,4번의 경우는 매우 정교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미국이 요구한 ‘비핵화 의지’와 대한민국이 요구한 ‘성숙한 여건’이 3,4,5번에 다 들어있어 이번 합의와 관련하여 미국은 북미대화를 거절할 수 없게 되어있다. 만약 거절한다면 대국으로서의 국제적인 체면과 신뢰가 내동댕이쳐질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의용 수석특사가 언론 백 브리핑에서 밝힌 “미국에게 들려줄 내용이 더 있다”라는 워딩은 더더욱 북미대화가 임박했음을 안내한다 하겠다. 
 
해서 미국과의 대화는 분명 시작될 것이다. 그것도 아주 빨리 말이다. 그리고 탐색적 대화를 넘어 곧바로 ‘고위급’ 대화로 직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3,4,5번의 합의와 ‘더 들려줄 내용’으로 볼 때 서로의 의중을 탐색하는 ‘탐색적 대화’는 이제 그 의미가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장외에서 치고받던 기 싸움을 걷어치우고 곧바로 장내에서 밀당을 할 수 있는 여건까지 북한의 ‘통 큰’ 결정으로 인해 성큼 와버렸기 때문이다. 또 올 연말의 미 중간선거도 이를 빠르게 수용할 수밖에 없는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 발생한다. 그렇게 북미 간에 대화가 시작되면 북한은 위 신년사에 확인한데로 “그러나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파괴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입니다”와 합의 3번째에 해당되는 ‘조건부’ 비핵화로 인해 그 조건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과 언론발표문 이후 진행된 백 브리핑에서 확인된 “주목할 만한 것은 비핵화 목표는 유훈이다. 선대의 유훈이다. 선대의 유훈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습니다”(정의용 수석 대북특사)에서의 확인과 같이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사실 확인도 가능하지만, 또 다른 의미로는 비핵화 노정이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될 수 없음을 예고하고 있는 아주 복잡한 문제라는 사실도 분명하다. 
 
이를 조건절 맥락으로 이해하면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선대의 유훈이기에 반드시 지켜질 것이다. 그러나 그 조건,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이 철회되어야만 지켜질 것이’라고 말이다. 해서 미국이 과연 이 조건을 충족시켜주면서 비핵화에 도달할 수 있느냐의 문제와 또 다른 문제는 합의문 4번째에 있다. ‘비핵화’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것이 기존 북한이 주장해왔던 ‘비핵지대화’와 같은지 다른지도 확인이 필요하다는 측면이다.

즉 이제까지 비핵화에는 북핵문제가, 비핵지대화는 미국의 핵우산정책과 전략자산무기까지 함의하는 프레임이었기에 이 프레임이 깨진 것인지, 아닌지도 확인되어져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매우 조심스러운 접근이기는 하지만, 북은 절대 미국의 핵우산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북핵 폐기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고, 그렇게 된다면 미국은 이를 수용할 수 없게 되고, 또 그렇게 된다면 북미대화는 또 걷돌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래서 플랜B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사실 두 개가 있는데, 그중 먼저 첫 번째로는 올 연말에 있을 미 중간선거가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북핵문제에 대해 일정한 성과를 내어야 하는 절박함으로 인해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에서 북미대화가 진행되면 그 ‘판’ 자체를 깨기보다는 서둘러 봉합하여서라도 트럼프의 치적으로 가져갈 공산이 커졌다는 사실이다.

다른 또 하나는 문재인 정부의 플랜B가 실제 작동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사실이다. 북한의 ‘통 큰’ 접근과 미국의 중간선거가 이를 가능하게 핼 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즉 북이 북미대화에서 조건 없이 비핵화에 합의해주면 좋겠지만, 그 기대가 사실상 난망이라 했을 때 2개의 선택지가 그 플랜B로 상상되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하나는 핵동결과 비확산, 핵군축회담으로 북미대화의 성격을 전환시켜 내기 위한 노력이 가능해졌다는 점과, 또 다른 하나는 합의문 5번째에 나와 있듯이 북한이 핵을 가진 상태에서도 평화체제수립이 가능하다는 정책적 발상이 가능해져서 그렇다. 즉 이제까지의 스탠스, ‘선 핵포기, 후 평화체제수립’이라는 공식에 집착할 이유가 없어졌다는 말이다. 이른바 ‘선 평화체제 수립, 후 핵포기’ 정책이 가능해졌다는 점 때문에 그렇다.      
 
셋째는 지렛대를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둘째에서 확인받듯이 본격적인 북미대화가 시작되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기 싸움은 매우 심각할 것이다. 한두 군데서 그 어려움이 튀어나오지 만은 않을 것이다. 예측가능한 모든 층위에서 서로 충돌될 텐데 이를 무조건적으로 한-미동맹적 관점에서만 그 지렛대를 사용하면 어렵싸리 조성된 이 판은 깨지게 되어있다.
 
해서 때로는 북한을 설득해야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미국을 설득할 필요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래서 북은 “북남 사이에 제기되는 모든 문제(필자가 강조)는 우리 민족끼리 원칙에서 풀어 나가려는 확고한 입장과 관점을 가져야 합니다”라는 원칙을 정립해놓았고, 바로 그 연장선상에서 이제까지의 통념, 평화문제와 북핵문제는 미국과 담판을 통해 푼다는 원칙을 봉인해제하고, 이번 대북특사단 방북 때 남북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해내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 의미를 정확히 읽어낼 수 있다면, 무조건적으로 미국편만 들어서는 안 된다. 문재인 정부는 이 사실을 분명하게 각인해내고 있어야 하고,  신년사 워딩 속에서도 이 사실을 발견해내어야 한다. “(남조선 당국은) 정세 격화를 부추길 것이 아니라 긴장 완화를 위한 우리의 성의 있는 노력에 화답해 나서야 합니다.”
 
넷째는 과거의 각급 합의들을 존중하되 촛불정신에 부합하는 합의전망과 분단적폐 청산에 연계해 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유는 이번 제3차 남북정상회담 그 자체가 조성된 정세로 볼 때 남북관계의 획기적인 전환과 북미관계의 진전에 기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하겠다. 하지만 여기에만 만족해서는 안 되는 측면도 분명 존재한다. 분단체제로 인해 왜곡된 한국적 민주주의를 정상화시켜내는데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 동안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온갖 분단적폐를 청산해낼 수 있는 충분한 계기로 발전시켜 나가야하기 때문이다.
 
즉 분단적폐청산과 반드시 연동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미 오래 전에 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야 할 반공이념과 MB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 많은 재미를 보았던 종북이념을 극복해낼 수 있는 좋은 계기로 삼음은 물론, 국가보안법도 극복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의 창’이 되어야 한다. 이는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이 앞으로는 출근길에서도 서로 만나 협의할 수 있을 만큼의 거리가 좁혀졌다는 의미도 함께 함의하고 있다면 이제까지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아 왔던 이념적 장벽의 법적 토대인 국가보안법도 무력화되어져야 하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그런 계기로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충분히 활용되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참에 북한에 대해서도 적대적 공존과 체제경쟁시기에 이뤄졌던 ‘북한인식하기’와는 과감하게 결별하고, 북한의 수령체제를 역사발전 단계에 있는 사회주의 특수체제로 이해함은 물론 그러한 체제를 선의적으로 해석하여 북한과 공존·공리할 수 있는 전략적 토대를 구축하여야 한다. 남북합의서에 규정되어 있는 ‘적국이면서도 통일의 동반자’라는 개념을 확실하게 부활시켜 내고, 그 인식기반 위에서 불필요한 ‘퍼주기’ 논쟁과 ‘위장평화’ 공세, ‘분단비용과 통일비용’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은 그러한 관점에서 기획되어지고 입안되어져야 한다. 현 문재인 정부는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고, 또 그러한 능력도 분명히 갖춰져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그렇게만 된다면 ‘촛불’ 국민과 ‘미투’ 국민들도 분명 그렇게 화답할 것이다.   
 
다섯 번째는 트럼프의 미국만 쳐다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유는 트럼프의 인식에는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하고 대화에 나오면 압박이 통해서 가능했다고 자화자찬 할 것이고, 이후 전개될 북미대화에서 자신의 뜻대로 진행되지 않으며 그 ‘판’을 왜곡시켜 다시 이른바 '공포 마케팅' 화법을 통해 한국 등을 상대로 전략자산무기 판매와 통상 압력의 수위를 높여내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트럼프의 ‘사유(思惟)’ 진폭은 매우 클 것이다. 적어도 북미대화에서는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니 어디로 틜지도 모른다. 대화를 얘기하다가도 갑자기 압박을 얘기하고, 압박을 얘기하다가도 또 갑자기 대화를 얘기하는 그런 트럼프이니 더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추론적으로는 가능한 예측이 있다. 올 연말에 있을 중간선거가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다음 재선을 위해서는 반드시 뭐라도 외교적 성과를 내와야 하는데, 그 분야가 다름 아닌 북핵문제에서의 성과이다. 즉 북핵문제에 있어서의 성과가 제일 값나가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북미대화에 임하리라고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가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든, 혹은 승리 여부에 따라 대북정책이 또다시 요동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해서 이때에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이때를 대비해 북미관계를 움직여낼 수 있는 강단과 지렛대를 문재인 정부는 반드시 확보해 놓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적어도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남북문제가 일정한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트럼프의 이해관계 때문에 다시 남북관계가 꼬이고 한반도가 다시 전쟁의 전운이 감도는 동토의 땅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어떤 방어책으로? 이른바 버전-업 된 6자회담 합의내용 재개와 남북미중 4자 대화회담 개시 등 다자회담 병행추진을 통해 트럼프를 역으로 압박해 내어야 한다. 아울러 남북 간에도 정례화된 고위급회담이 자주 열려야 한다. 그 중에서도 남북군사회담 개최를 통해 가능한 수준에서부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평화 분위기 조성도 추진해 북미대화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으로 만들어나가야 한다. 동시적으로 북한의 의도를 분명히 파악한 만큼 핵을 순차적으로 폐기할 수 있도록 그 환경과 여건을 마련해주는 역할을 대한민국 정부가 해주어야 하다. 미국을 설득해서라도 말이다.
 
그래서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부터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합의된 만큼보다 더 이상은 후퇴하지 않는 그러한 방향, 즉 불가역적으로 만들어내어야 한다. 다시 말해 제3차 정상회담까지는 트럼프의 환심을 사서 북미대화 성사에 주력했다면, 그 이후부터는 정반대여야 할 수도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동맹은 동맹관점에서, 남북문제는 민족적 관점에서 말이다. 그렇게 독자적인 남북관계, 북미관계를 전진시켜 낼 지혜와 강단이 분명히 필요해질 것이다. 또 그렇게 해야만 할 것이다.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제3기 민주정부이기도 하지만, 또한 촛불정부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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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참고로 대북특사단이 발표(2018.03.06.)한 방북 결과 언론발표문한 합의내용은 다음과 같다.(6가지)

1. 남과 북은 4월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하였으며, 이를 위해 구체적 실무협의를 진행해나가기로 하였음

2. 남과 북은 군사적 긴장완화와 긴밀한 협의를 위해 정상간 핫 라인을 설치하기로 하였으며, 제3차 남북정상회담 이전에 첫통화를 실시키로 하였음

3.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하였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였음

4. 북측은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용의를 표명하였음

5.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북측은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등 전략도발을 재개하는 일은 없을 것임을 명확히 하였음. 이와 함께 북측은 핵무기는 물론 재래식 무기를 남측을 향해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하였음

6. 북측은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간 화해와 협력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남측 태권도시범단과 예술단의 평양 방문을 초청하였음.

김광수: 저서로는 『수령국가』(2015)외에도 『사상강국: 북한의 선군사상』(2012), 『세습은 없다: 주체의 후계자론과의 대화』(2008)가 있다.

강의경력으로는 인제대 통일학부 겸임교수와 부산가톨릭대 교양학부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주요활동으로는 전 한총련(2기) 정책위원장/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이사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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