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만났다. [사진제공-청와대]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귀국하는 전용기 내 인터뷰에서 펜스 부통령은 나에게 방한 기간 문재인 대통령과의 두 번의 실질적 대화를 통해 미국과 한국은 북한과의 추가 관여(engagement)를 위한 조건(terms)에 대해 합의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 조시 로긴 기자가 11일(현지시간) “펜스 : 미국은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두 번의 실질적 대화’는 8일 청와대 만찬과 10일 쇼트트랙 공동관람을 뜻한다.  

로긴에 따르면, 조만간 출현할 외교 경로의 기본틀은 다음과 같다. “분명한 비핵화 조치를 취할 때까지 미국과 동맹국들은 김정은 정권에게 가파르게 치솟는 비용을 감당하도록 하는 걸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압박 캠페인 도중에도 북한과 마주 앉아 대화할 용의가 있다.”

이에 대해, 펜스 부통령은 “동시적인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고 명명했다. “북한이 실질적 양보를 할 때까지 최대의 압박을 한 후에만 김정은 정권과 직접 대화를 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전 입장에서 중요한 변화”라고 로긴 기자는 분석했다. 

펜스 부통령은 “요점은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라고 믿을만한 무언가를 할 때까지 한.미가 압박을 늦추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그러므로 압박 캠페인은 계속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신이 대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대화할 것이다.” 

로긴에 따르면, 지난 8일 펜스 부통령 방한 전까지 평창 올림픽 이후에도 남북대화가 계속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한.미의 입장이 일치하지 않았다. 불협화음도 노출됐다. 

▲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쇼트트랙 경기를 공동 관람하는 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그러나, 문재인-펜스 간 두 차례의 회동에서 돌파구가 열렸다. 펜스 부통령은 대화만으로 북한에 양보하던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어떻게 과거와 다른 대화가 가능한지 물었다. 문 대통령은 단순히 대화하는 것만으로는 북한이 경제적.외교적 혜택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보장했다. “이러한 보장(assurance)에 기반해, 펜스는 올림픽 이후 북한과의 관여를 지지(endorse)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는 것이다. 이 기간 펜스 부통령은 매일 트럼프 대통령과 협의했다고 알려, 문재인-펜스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음을 시사했다.

‘제재 완화를 위해 북한이 취할 조치’와 관련, 펜스 부통령은 “나도 모른다. 그래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없는 탐색적 대화(talks)’에 이은 ‘비핵화를 의제로 한 협상(negotiation)’이라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구상이 빛을 발할 때가 된 것이다. 

로긴 기자는 “백악관이 ‘조건 없는 초기 대화’ 개념을 승인한 것은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것은 한.미의 파열에 진정한 처방을 제공한다. 아울러 미국과 북한이 파괴적인 국제적 충돌을 피할 최선의 희망을 나타내는 진전을 조만간 시작할 기회를 증가시킨다”고 덧붙였다.

12일 한국 정부 당국자는 “펜스 부통령이 말한 것이 그간 한.미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온 펜스 부통령이 돌아가는 길에 자국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렇게 얘기한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른 당국자도 “아주 새로운 얘기는 아니다”면서도 “대북 강경파로 알려진 펜스 부통령이 그렇게 말한 것은 좋은 징조다”라고 반색했다. 남북 정상회담의 ‘여건’ 중 하나로 여겨지는 북.미대화의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추가,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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