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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에 보내는 평화, 남쪽에 보내는 통일의 메시지!평창 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강릉공연 관람기
천현식(음악연구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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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9  09:2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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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측 '삼지연 관현악단'이 8일 오후 강릉 아트센터에서 첫 공연을 펼쳤다. '반갑습니다'를 부르고 있다. [사진-강릉 사진공동취재단]

반갑습니다.
흰 눈이 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하게 되어 기쁩니다. 평창올림픽이 평화의 비둘기와 함께 평화올림픽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세계적 평화축제의 장을 열게 된 내 나라가 제일로 좋습니다.
그대에게 헤어져 못 잊었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는 이별의 여정을 끝내야 합니다. 다시 하나가 되어 빛나는 미래로 달려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이제는 세계인들 속에서 남북한이 함께하면서 백두와 한라로 갈라진 내 조국, 우리의 소원 통일을 이뤘으면 합니다.
다시 만납시다.


사회주의가 본래 그렇고, 이에 따라 사회주의 북한의 문학예술도 무엇보다 내용(가사)이 중요합니다. 내용(메시지)이 결정되고 그에 맞춰 예술형식을 만들게 됩니다. 이러한 북한 문학예술의 특징에 따라서 이번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성공 기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2018년 2월 8일 20시,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의 의미를 공연곡목의 제목과 가사로 위와 같이 해석해봤습니다.

어떤 분은 이 글 끝의 공연제목을 보시고 위의 해석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도 있습니다. ‘오버’한 것으로 생각하실 분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사실 북측에서 공연과 곡목선정의 의도를 위와 같이 밝히지도 않았고, 그 의미를 북측에게 확인한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쩌면 제가 실제 북측의 뜻과 다르게, 또는 그 뜻을 과도하게 확대해석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혹시 북측이 별 생각없이 불렀을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만약 그렇더라도 위와 같이 해석하려고 합니다. 위와 같이 해석하고 그것을 실제로 만드는 노력을 남과 북이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 '삼지연 관현악단'이 공연을 위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사진-강릉 사진공동취재단]

최근인 2017년까지 한반도는 전쟁의 위험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불과 얼마 전까지 그랬던 한반도가 동계올림픽의 기회를 맞아 세계인들이 모이는 이 곳에서 남북이 다시 만나 평화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한반도는 세계의 평화의 장소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맞았습니다. 이러한 길을 남과 북이 힘을 합쳐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 시간이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기간까지만 이어질 수도, 올 봄을 겨우 버틸 수도, 올해를 넘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우리는 이 기회를 살려 그 기간을 최대한 길게 만들어야 합니다. 각자 스스로 할 수 있는 평화의 실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럴 때 평화올림픽이 계속해서 한반도에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인들에게는 안타까운 타지의 현실이지만, 이 곳에 사는 우리들에게는 생존 자체를 좌우하는 현실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합니다. 

공연에 대한 소식을 기대했던 분들에게는 너무 길었던 첫 머리였을 텐데요. 2000년대 초반 이후 정말 너무 오랜만에 이뤄진 남북 교류의 장이었기 때문에 뜻깊은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던 것으로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이러한 의미 부여와 해석이 단지 실제 공연과 상관없이 단지 평화를 원하는 마음 때문은 아닙니다. 이제는 실제 공연을 끝까지 보고 난 후 그런 해석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근거들을 공연소식과 함께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첫째는 대중적인 관심이 많았던 공연의 형태에 관한 것입니다. 먼저 말하자면 공연 양식과 형태는 북한에서 최근 가장 인기있는 그대로였습니다. 기존 관현악단에 전자악기와 금관악기의 대중적 악기들을 첨가한 팝스 오케스트라 삼지연악단(약 60~80여명)에 북측에서 춤과 노래를 함께 하는 인기있는 모란봉악단과 청봉악단 여성 중창조(김옥주, 송영, 유복미, 김주향 등 8명)가 결합한 형태로 이번 공연을 위해 삼지연 관현악단이 꾸려졌던 것 같습니다. 개개인의 면면이 확인되지는 않았으나 관현악단 단원은 삼지연악단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였고, 모란봉악단과 청봉악단은 기악조는 보이지 않았고 중창조만이 확인되었습니다. 네 번째곡 <내 나라 제일로 좋아>에서 보인 전자 현악4중주는 모란봉악단의 기악조가 아닌 것으로 보이며 삼지연악단의 연주자들이 모란봉악단 기악조의 역할을 잠시 대체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악4중주 이외에 모란봉악단의 기악조 편성인 기타, 베이스, 드럼, 피아노는 악기는 확인되었으나 얼굴 자체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모란봉악단 기악조 자체는 오지 않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는 예상됐던 것과 같이 북한 최고 실력의 악단 구성이었습니다. 그리고 본래 악단 자체의 극장이 아니기 때문에 제한이 있었겠지만 최근에 북한에서 많이 보이고 있는 무대연출과 배경영사막, 가사자막, 빔과 조명, 꽃가루 축포 등의 사용으로 최대한 화려한 무대를 꾸미려고 한 노력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악기편성에서 <흰 눈아 내려라>에서 꽹과리, <내 나라 제일로 좋아>에서 새납소리가 들렸듯이 북한에서 말하는 민족악기가 함께 편성되기는 했지만, 워낙 중심이 양악편성인 악단이었기 때문에 민족악기는 많이 등장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점과 함께 민요풍의 노래나 연주로 된 민족음악이 공연곡목으로 편성되지 않았던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 '삼지연 관현악단'이 관현악곡을 연주하고 있다. [사진-강릉 사진공동취재단]

삼지연악단은 북한에서 현재 가장 인기있는 최고의 관현악단이며 중창조는 남쪽에도 많이 소개된 북한에서 가장 있기있는 모란봉악단과 청봉악단 성악 단원들입니다. 총연습까지 마치고 무산되긴 했지만 모란봉악단은 2015년 해외 중국에서도 공연을 하려고 했었고요. 게다가 모란봉악단과 함께 최근 북한을 대표하는 악단으로 인정받는 공훈국가합창단의 책임지휘자이자 작곡가인 장룡식 씨가 제1지휘자로 처음과 끝을 포함해서 대부분을 지휘했습니다. 제2지휘자로는 은하수관현악단의 지휘자로 2012년 3월 프랑스 파리의 공연에 참가했으며 젊은 지휘자로 가장 촉망받는 윤범주씨가 참여했습니다. 이렇듯 북한이 현재 자신들이 가진 최고 실력의 예술가들을 구성해서 최고 무대를 보여주고자 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짧은 준비시간이었지만 높은 수준의 연주와 노래를 선보였습니다.

둘째는 가장 정치적(?) 관심과 우려가 많았던 공연곡목 선정입니다. 저는 첫째 공연 형태와 완성도보다도 이 부분에서 북한이 대화를 위한 성의를 보였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처음에도 말씀드렸듯이 사회주의 국가와 함께 북한에서는 노래 가사인 내용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공연곡목의 선정과 가사의 적용에서 남한의 당국자와 관객들을 최대한 고려한 모습과 노력이 보였습니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통큰 양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이는 다른 체제의 서로가 상대에게 가져야할 당연한 모습이기도 하고요.

공연곡목에서 보면 7가지 형태로 그런 문제점들을 해결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① 기존의 북한 공연과 달리 남한곡을 아주 많이 선정했습니다. 독립된 곡으로 <J에게>(이선희), <여정>(왁스)의 2곡과 함께 <노래련곡>(노래 메들리)이라는 제목으로 10곡의 남한 대중가요를 새로 편곡해서 불렀습니다. 이 남한곡들은 당연히 북한에서 기존에 부르고 연주했던 곡들이 아니며 이번 기회에 새로 편곡하고 연습한 것이었습니다.

② 분단 이전의 곡으로 남북이 공유하고 있는 곡이 있습니다. 많이 알려진 <우리의 소원은 통일>(<우리의 소원>)과 <친근한 선률>에서 첫 곡으로 나온 민요 <아리랑>입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은 분단 이전 1947년의 곡으로 남북의 교류행사에도 자주 불린 곡입니다.

   
▲ '삼지연 관현악단'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 [사진-강릉 사진공동취재단]

③ 남북한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세계인들과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명곡 25곡을 연주곡 형태로 <친근한 선률>이라는 제목을 달아 들려주었습니다. 이 곡의 시작은 <아리랑>이었으며 마지막 곡에는 <빛나는 조국>으로 북한곡을 배치함으로써 세계의 명곡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형태는 ‘세계명곡묶음’이라는 이름으로 기존에 삼지연악단에서 보여주던 것인데, 기존의 북한 곡들만이 아닌 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곡을 연주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공연에서 눈여겨 볼만한 순서라고 생각합니다. 관객들도 익숙한 곡들이 연주되어 흥미있게 감상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④ 북한노래를 가사가 없이 기악곡으로 연주하였습니다. 네 번째 곡인 <내 나라 제일로 좋아>가 그것이었습니다. 관현악단의 반주가 없이 기존 모란봉악단의 연주형태(현악4중주 중심의 전자음악 위주의 밴드)로 연주하였습니다. 이 곡은 워낙에 가사가 문제되지 않을 노래였기 때문에 기악곡 연주가 특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친근한 선률>의 마지막곡인 <빛나는 조국>은 기악곡으로 배치하면서 가사의 문제가 제거된 상태였습니다.

⑤ 북한노래 가운데 정치적 논쟁을 불러 일으킬 만한 가사가 아닌 곡을 선정해서 불렀습니다. 첫 곡과 마지막 곡인 <반갑습니다>와 <다시 만납시다>는 이미 교류과정에서 많이 알려진 곡입니다. 이 두 곡을 포함해서 <흰눈아 내려라>와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내 나라 제일로 좋아>, <새별> 등 모두 7곡이 그렇습니다. 이번 공연 중 북한음악인 10곡 가운데 문제시될 가사가 아닌 곡을 7곡이나 준비한 것은 이번 공연을 위해 일부러 준비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⑥ 가사가 정치적 문제가 될 수 있는 곡은 해당 부분의 가사를 바꾸어 불렀습니다. 가무(춤과 노래)에서 불린 <달려가자 미래로>와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가 그것입니다. 이 부분이 북측입장에서는 중요하지만 ‘양보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북한이 이번 공연, 나아가 이번 동계올림픽의 남북교류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점이기도 합니다. 우리도, 특히나 대중가요에서 어쩌면 가사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곤 합니다. 그런데 특히 북한음악에서는 음악형식보다도 가사의 내용 자체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가사를 바꾼다는 건 연주 형태를 바꾸는 것보다 더 중요했을 수 있습니다. 정확히 그 내막을 알 수는 없지만 2015년 북한 모란봉악단의 중국 베이징 공연이 총연습을 마친 상태에서 무산된 까닭이 체제 선전의 가사를 가진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되면서 북한 측에서 공연을 취소해 버렸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입니다. 그 때 중국 베이징에서 모란봉악단을 철수시킨 단장이 이번에 내려온 삼지현관현악단의 현송월 단장이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대결적 관점에서 자존심 싸움이 되면 문제가 커질 수도 있습니다. 두 곡 모두 전체적으로 정치적 내용이 많은 곡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분적 수정으로 이번에 공연된 것 같습니다. <달려가자 미래로>의 경우는 두 개의 단어를 바꾸었고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은 문제되는 단어가 있는 3절의 가사를 2절의 가사로 바꾸어 반복하였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흥미있는 것은 본래 가사의 ‘제주’를 ‘독도’로 바꾸어서 남쪽을 고려하면서도 일본이라는 공동의 상대방을 떠올리게 함으로써 민족적 감정을 더한 것이 아닌지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결국 이번 공연에 불리지는 않았지만 공연 전에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과 함께 가사가 문제가 된 곡으로 알려졌던 <모란봉>이 있습니다. 이 노래는 민요 <창부타령>을 북한이 새롭게 재편곡해서 부르던 곡인데, 평양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곡이어서 문제시되는 가사가 두어 군데 있었던 것 같습니다. 자세한 과정은 알 수 없으나 결국 이 노래는 부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과정도 어떻게 보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데, 결국 서로 조정이 되지 않았지만 서로 고집을 부리다가 판 자체가 깨지지는 않고 한 쪽이 물러선 것이라고 보면 그렇습니다.

   
▲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 [사진-강릉 사진공동취재단]

이런 경우와 함께 위에서 말한 ④번의 경우를 기존의 대결적 관점에서 보면 체제 선전과 정치성을 드러나지 않게 감추어 남한 사람들에게 퍼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보는 경우가 아마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로는 북한과 대화를 위한 교류는 불가능할 겁니다. 북한음악의 상당 부분이 정치적인 내용을 담고 있고 그렇지 않은 곡이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모든 곡들이 북한의 지도자(‘독재자’)들 앞이나 공식적인 국가(‘독재국가’) 명절 때 불리는 곡인데, 대결적 관점에서야 그것도 용인할 수는 없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어떤 곡도 용인하기가 힘들 겁니다.

⑦ 정치적 논란과 무관하게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축하 공연에 맞게 가사를 바꾼 곡이 있습니다. <흰눈아 내려라>는 워낙에 문제가 되는 가사를 갖지 않았지만 원제 <설눈아 내려라>를 바꾼 제목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본래 이 노래는 새해를 축하하는 노래로서 ‘설눈’은 새해의 설에 내리는 눈을 뜻하며 가사에서도 새해 아침을 노래합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새해를 축하하는 공연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흰 눈이 내리는 평창의 동계올림픽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제목과 함께 ‘새해’라는 가사도 ‘행복’으로 바꿔 부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평화의 노래 -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도 눈여겨 볼 만 합니다. 본래 이 노래의 제목은 그저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입니다. ‘평화의 노래’라는 것은 본래 제목과는 별도로 일부러 평창 동계올림픽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추가로 단 것이라고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본래 이 노래 자체가 그렇고 가사에도 비둘기와 함께 평화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더욱 굳게 하는 것아 본래 2절에 있는 ‘평양’을 ‘이 땅’으로 바꾸어 부른 점입니다. ‘평양’이라는 단어 자체가 정치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키지 않을 수 있기는 하지만 이번 공연의 의미에 맞게끔 ‘이 땅’으로 바꾼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상대방의 구미에 흥미위주로만 맞추거나 문제를 만들지 않기 위한 방편으로서만이 아니라, 이번 공연의 의의와 목적에 맞게끔 공연 곡목을 선정하고 그에 맞게 가사와 제목까지도 바꾸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셋째는 충실한 노래, 연주와 함께 공연이 끝난 후 무대 밑으로 달려간 남쪽 사람들이 내민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결국은 무대 뒤로 들어가면서도 아쉬워 인사를 하는 단원들의 표정과 모습을 보면서 느낀 진정성이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진정성 있는 마음으로 손을 내민 남쪽의 관객들의 표정과 모습이 먼저 있었기 때문에 볼 수 있었던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 장면. [사진-강릉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공연은 많이 접하지 못해서 겪게 되는 어색함이 아니라면 일반인들에게 거부감이 들거나 문제시되지 않았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 일반인 분들은 이번 공연에서 실제 불린 노래와는 다른 별도의 배경 지식이 없이 와서 들었을 뿐만 아니라 나중에도 그런 배경 지식을 굳이 찾아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저 이번 공연 자체의 노래제목과 가사, 그리고 음악을 느꼈고 기억할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번 공연을 조금 다른 재미없는 열린음악회나 혹은 따분한 가요무대였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문화 자체에는 우열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고 일정 정도의 경험이 있어야만 좋고 나쁨이 생성되는 문화의 특성을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느낌은 새로운 문화를 접할 때 우리와 다르다는 거부감과 함께 아직 충분히 느끼고 판단할만큼 경험할 기회를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공연이 남북이 서로 만나고 어떤 일을 합의해 가는 긍정적인 중요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직접 교섭과정을 지켜보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의 상황은 알지 못하나 공연 자체로 보면 서로가 대결에서 이기고자 하는 방식으로 곡목을 포함한 여러 조건들을 주고받는 식이 아니라, 같은 목표인 동계올림픽 축하와 남북교류에 맞게끔 곡목선정과 연주가 이뤄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로가 합의할 수 있는 목표에 맞춰 자신의 뜻을 주장하면서도 양보하는 과정을 통해 한 걸음씩 다가가는 모습을 이번의 공연뿐만이 아닌 앞으로의 문화예술 교류, 그리고 다른 분야에서도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공연을 보러 강릉아트센터로 가는 길에 만난 북한 예술단 공연 반대 시위 때문에 안타까웠던 마음이 공연이 끝난 후 한반도기를 흔들며 관람객을 배웅해준 어린 청년들을 만나면서 말끔히 씻겼습니다. 2월 11일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공연과 함께 평창 동계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고, 향후 한반도에 평화의 기운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부족한 관람기를 이만 마칩니다.

   
▲ '삼지연 관현악단' 공연 모습. [사진-강릉 사진공동취재단]

아래는 강릉 공연의 곡목입니다. 표기는 공연자막으로 나온 북한식 표기를 그대로 적었습니다.

1. 서곡 <반갑습니다>
2. <흰눈아 내려라>
3. 녀성중창 <평화의 노래 비둘기야 높이 날아라>
4. 경음악 <내 나라 제일로 좋아>
5. 녀성2중창 <J에게>
6. 녀성독창 <여정>
7. 가무 <달려가자 미래로>
8. 현악합주와 녀성독창 <새별>
9. 관현악 <친근한 선률>
  - 아리랑/검투사들의 입장/모짜르트교향곡 40번/뛰르끼예행진곡/아득히 먼길/집시의 노래/검은 눈동자/또까따/락엽/가극극장의 유령/띠꼬띠꼬/챠르디쉬/흑인령감 죠/레드강 골짜기/백조의 호수/아이가 태여났을 때/그대 나를 일으켜 세우네/스케트 타는 사람들의 알쯔/라데쯔키 행진/카르멘 서곡/윌헬름 텔 서곡/나의 해님/오랜 우정/푸니꿀리 푸니꾸라/빛나는 조국
10. <노래련곡>
  -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리별/당신은 모르실거야/사랑/사랑의 미로/해뜰날/다함께 차차차/어제 내린 비/최진사댁 셋째딸/홀로아리랑
11. 녀성3중창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
12. <우리의 소원은 통일>
13. <다시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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