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한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8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사진제공 - 청와대]

“지금 와서 생각하면 베를린 연설을 계기로 북한이 올림픽을 참석하고, 더군다나 단일팀으로 참석하게 됐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을 위해 방한한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8일 오전 11시 30분 청와대 본관 집현실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독시 한 ‘베를린 연설’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번 남북대화 재개의 단초가 된 것은 지난 7월 독일 공식방문 때 발표했던 베를린 구상”이라며 “당시 독일 평화의 상징인 베를린에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 간 접촉을 제안했었는데, 이것이 결실을 보아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가 실현됐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6일 독일 베를린 시청에서 '신 한반도평화비전'을 발표, 이산가족 상봉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신 경제지도 등 일련의 대북 구상을 밝히면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해 IOC에서 협조를 약속한 만큼 북한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고 단일팀 구성에 동의한 것은 올림픽 평화정신 구현하겠다는 작은 의지라고 볼 수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올림픽이 끝남과 동시에 이 같은 의지가 사라지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렇게 국제사회가 압박, 강화 속에서도 독일 사람들은 분단을 겪었기에 가끔 상대방을 테스트해서 긴장완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또 그쪽에서 긴장완화에 대한 신호를 보내는지, 이런 테스트를 해볼 필요는 있다”고 제안하고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북한 측에서 대화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들을 계속 보내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최를 축하한다”면서 “한국에 올 때마다 독일이 통일이 된 것이 얼마나 행운이었는지를 기억하게 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로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올림픽으로서의 기대가 큰 상황에서 분단 상황을 평화적으로 극복한 독일의 대통령께서 직접 와 주신 것은 우리 모두에게 아주 의미가 크다”며 “1970년대 동방정책으로 동·서독 간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를 이룩한 독일은 우리에게 많은 교훈과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 정착뿐만 아니라 4차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에 대비하고, 사람중심 경제를 건설하기 위한 미래지향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서 폭넓게 논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한독 정상 내외가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부터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차 방한한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연쇄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한-에스토니아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7일 한-캐나다, 한-리투바니아 정상회담을, 8일 한-스위스, 한-독일, 한-폴란드 정상회담을 갖고 한정 중국공산당 상무위원을 접견하며,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개막식 당일인 9일에는 강릉에서 유엔 사무총장과의 오찬회담 이후 평창에서 일본 총리, 네덜란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포함된 북한 고위급대표단과의 면담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추가,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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