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녘동포 송환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30일 대한적십자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맞추어 김련희씨와 북 해외식당 12명 여종업원의 즉각 송환을 촉구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가협양심수후원회,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등 북녘동포 송환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30일 최근 눈녹듯 풀리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맞추어 문재인 정부가 김련희씨와 북 해외식당 12명 여종업원의 즉각 송환 등 시급한 인도적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대응 TF'와 '북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해결을 위한 대책회의', '평양시민 김련희 송환촉구모임' 등 관련 단체들은 30일 오전 서울시 중구 소파로 대한적십자사 앞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시급한 인도적 문제해결을 위한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문재인 정부에 김련희 평양시민과 북 해외식당 종업원 12명의 즉각 송환을 촉구했다.

특히 인권과 인도주의 실현을 사명으로 하는 대한적십자사가 이들 북녘동포 송환에 적극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이날 한찬욱 사월혁명회 사무처장이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문재인 정부와 대한적십자사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계기로 남북 사이 현안으로 되고 있는 시급한 인권과 인도주의 실천 과제를 슬기롭게 풀 것"을 당부했다.

구체적으로 "적십자 정신과 인도주의 정신으로 김련희 평양시민을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보내고 북 해외식당 종업원들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원상회복 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최진미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 평양시민 김련희씨.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련희씨는 "지난 7년간 혈육 한점 없는 이곳 남녘땅에서 가족과 생이별한 채 하루 하루를 이산의 아픔으로 지새고 있다"면서, 정치와 사상, 이념을 뛰어넘어 인도주의와 인권을 소중하게 여기는 적십자 정신으로 자신의 송환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나는 북으로 가겠다는 것 보다는 사랑하는 부모님과 남편, 딸자식이 있는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라며, "7년동안이나 이렇게 가두어 놓았으니 이제 그만 놓아주면 안되겠느냐, 부모님이 이 딸의 얼굴을 보고 돌아가실 수 있도록 한번만이라도 보여주면 안되겠느냐, 10대의 어린 딸이 엄마를 빼앗기고 7년동안이나 애타게 찾고 있는데 이제 좀 안아줄 수 있도록 해주면 안되겠느냐"고 절규했다.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은 기자회견 여는말을 통해 전날 저녁 금강산합동문화행사 취소가 통보된 것을 거론하면서 "남북관계는 살얼음판이다. 오늘 좋다가도 내일 나빠질 수도 있고 거꾸로인 경우도 있다. 그런 점에서 남북사이의 교류협력에 있어 인도주의를 실천하는 적십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적십자정신은 전쟁터에서도 십자가 완장을 차고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으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고 실천하는 숭고한 정신이며, 쌓이고 쌓인 분단적폐를 해결하는데서 가장 소중한 것이 인권과 인도주의를 소중하게 여기는 적십자정신"이라면서  "김련희 평양시민의 송환과 북 해외식당 종업원 12명에 대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원상회복을 적십자정신으로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찾아왔다"고 밝혔다. 

권 명예회장은 "1972년 첫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비롯해 2000년 비전향장기수 1차송환에서도 적십자사가 큰 역할을 했다"면서, "18년째 접어드는 올해 2차송환에도 적십자사가 발벋고 나서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최진미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어느때보다 민족의 단합이 필요한 지금 적십자가 나서 주어야 한다"면서 "지난해 추석에도 외쳤지만 이제 다시 맞이하는 설명절에는 김씨와 12명 종업원들이 북의 가족과 상봉하여 새로운 이산의 아픔을 겪지 않도록 해달라"고 촉구했다.

▲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지난 17일에 이어 이날 다시 한번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면담 요청서를 제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기자회견 사회를 맡아 진행한 원진욱 범민련 남측본부 사무처장은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지난해 10월 13일 권오헌 명예회장을 비롯해 송환 촉구 단체 대표들과 면담한 자리에서 '김련희 씨와 북해외식당 종업원 12명 문제에 대해 적십자정신에 입각해서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고 상기시켰다.

또 박 회장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자신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동북아 인도주의 공동체' 실현도 불가능하다면서 임기내 해결을 철썩같이 약속하고도 지난해 11월 터키 방문과 남북 적십자간 만남이 공개된 후 최근 단체대표들이 신청한 2차 면담신청에 묵묵부답이라면서, 이날 다시 공개적으로 면담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7일 통일부 앞 기자회견에 이어 장관 면담을 신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서야 구두로 거부입장을 전해왔다면서 "통일부가 남북관계 개선과 대화를 지속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남북사이에 시급한 인도주의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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