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 (원불교 교무)

 

특별한 새해 선물을 받았다.
목원대 명예교수이자 기독교역사 신학자, 월간 기독교사상의 편집주간이신 김흥수 선생께서 집필하신 고 김관석 목사님의 평전이다. 그렇게 김관석 목사님을 만났다.

▲ 고 김관석 목사 평전 『자유를 위한 투쟁』 민주와 인권, 평화의 판을 열어주신 목사님의 삶의 여정을 다시 새겨본다.  [사진제공-정상덕 교무]

목사님은 1970년대부터 민주화운동과 인권운동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버팀목이셨다. 늘 당신을 드러내지 않았고 연대와 협력의 정신으로 소명을 다하신 분이셨다.

평전을 읽는 내내 생긴 김관석 목사님에 대한 궁금함을 해결하고자 종교연합운동을 함께 하는 두 분의 목사님께 김관석 목사님의 삶에 대해 여쭈었다. 
한 분은 대답으로 느낌표(!)를 주셨고, 한 분은 기독교의 어른으로서 뒤에서 늘 ‘빙그레 웃음지으며 지켜주신 분'이었다고 회상하신다.

그리고 김상근 목사님은 "한국의 민주화와 자유를 향한 큰 설계자요, 큰 운전자가 있었습니다. 운산(雲山) 김관석 목사 바로 그이입니다."라고 평전의 발간사에서 밝히고 계신다.

평전을 읽으며 근대 한국 기독교 100여년 동안 활동한 역사 속 인물들과 만났다. 김관석 목사님은  12년 간 KNCC 총무를 맡으시며 인권, 민주화, 평화, 통일, 산업선교로 이어지는 한국 기독교운동에 헌신하셨다. 많은 고난과 역경에도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든든한 산이셨다.

1975년, 6개월의 옥중생활을 하고 나오며 올린 목사님의 기도를  접하면서 그 분의 깊은 삶과 예수님을 삶의 중심에서 지극히 모시는 참된 신앙을 배운다.

"내가 여러분에게서 심판을 받는다든지 세상 법정에서 심판을 받는다든지 하는 것을 나는 조금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습니다. 나는 양심에 조금도 거리끼는 일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죄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내가 죄가 없느냐를 심판하시는 분은 주님이십니다."

김 목사님의 삶을 기억하는 많은 이들은 목사님을 두고 한결같이 조용하고 나서지 않는 성격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평전에서 만난 목사님은 한국 민주화를 위해 일본, 미국, 캐나다 등으로부터 경제 지원과 협력을 이끌어내 큰 살림을 뒷바라지하고, 세계교회협의회(WCC) 활동에 앞장선 한국교회의 참 지도자셨다.

겸손과 존경의 마음으로 책을 읽었다. 그러나 목사님의 참된 마음과 참 모습에 얼마나 다가갈 수 있었을까. 긴장과 여유를 동시에 머금고 있는 평전 151쪽의 목사님 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러면서 목사님이 살아온 깊은 삶의 여정과 자취를 다시 새겨본다. 

생전 협력과 연대의 삶을 묵묵히 일궈냈던 목사님을 만나면서 목사님의 고향 함경남도 단천지방에서 유행했던 단심대(丹心臺)놀이가 떠올렸다. 협동정신을 기르고 정성스런 마음을 모으자는 뜻으로 중심에 소나무를 세우고 파랑, 하양, 빨강, 검정, 노랑 등의 천을 감으며 흥겹게 어울리는 놀이이다. 

전 생애를 통해 남녀노소, 빈부귀천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단심대 놀이하듯 민주와 인권의 평화의 삶을 향한 판을 열어주셨고,  또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도록 그 중심인 소나무를 잡고 계신 분이 목사님이셨다. 한국기독교운동을 넘어 한국종교운동의 등대이신 김관석 목사님께서 걸으신 그 길을 곧게 따르련다.


2018년 01월 26일 정 상 덕 합장

 

 

원불교 교무로서 30여년 가깝게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함께해 왔으며, 원불교백년성업회 사무총장으로 원불교 100주년을 뜻 깊게 치러냈다.

사회 교화 활동에 주력하여 평화, 통일, 인권, 정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늘 천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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