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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분단요인과 통일전략<기고> 민족주의는 통일의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정광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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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25  16: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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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채 / 재미동포


한민족의 일원이라면 통일에 반론을 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민족의 의미를 논할 필요도 없이 우리 한민족은 한 민족이기 때문이다. 일제하에서도 민족주의에 호소하여 초기 독립운동은 별 문제없이 이뤄졌으나 시간이 갈수록 민족주의에 크게 의존했던 독립운동은 동력을 잃어 갔다. 왜 그랬을까?

우리는 조국 한반도의 분단원인에 대해 솔직하게 분석하고 성찰해봐야 한다. 그 분단원인을 해소하는 것이 통일로 가는 지름길이라 판단되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류코자 한다.

첫째, 남북의 양극화된 체제이다. 제1차 대전 후 세계는 자본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양극화된 체제의 갈등 속에서 냉전에 휘말리게 되며 제2차 대전 후에는 그 이념적 폭풍의 소용돌이가 결국 일제의 후유증에 시달리던 한반도를 집중강타 하여 삼천리금수강산과 평화를 애호하는 한민족을 두 동강내고 말았다.

우리는 이 지점에서 그 속내를 보다 섬세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비록 양극화된 냉전체제는 외부에서 유입되었지만 이에 대한 우리의 자세에도 결정적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각기 좌우 양극화된 체제를 명분으로 분열을 자초하고 배후에 있는 외세를 끌어들여 배타적 자기 권력을 구축하고 남북에 지극히 대결적 국가를 세워 오늘에 이르렀다.

돌이켜보면 일제치하에서 독립운동가들은 주로 민족주의에 의존하여 독립을 당연시하고 대일 투쟁을 전개했지만 이미 일제의 수탈식 자본주의에 염증을 느낀 일부 공산주의 독립운동가들은 그들대로 코민테른의 조종 하에 공산주의의 수용 및 확산에 골몰하였다. 결과적으로 민족주의를 내세운 독립운동은 설득력을 잃고 한계에 봉착했으며 뒤늦게나마 통합적 독립운동을 펴려던 노력마저 무위에 그쳐 분단은 사실상 불가항력적이었으니 우리 스스로 자초한 셈이기도 하다.

둘째, 한반도를 둘러싼 대결적 국제정치역학 구조이다. 세계 냉전체제가 구체화되면서 미‧일 대 중‧소의 대결구도가 한반도의 휴전선을 경계로 정치 군사적으로 교착, 고착화된 것이다. 이는 첫째 요인과 동전의 앞뒤와 같은 형상이지만 결과적으로 첫째가 국내적 분단요인이라면 둘째 요인은 국외적 분단요인으로 정착된 상태이다.

공산주의의 퇴조로 과거 냉전체제에 기반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치 역학적 대결구조는 이제 순전히 집단안보논리에 입각한 지정학적 대결구조로 변질되어 있는 양상이다. 미국의 한반도에 대한 기득권적 집착은 세계패권주의와 더불어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중국의 굴기와 중‧러의 동맹강화로 미‧일 대 중‧러의 대결구도는 더욱 심화, 세부화 되고 있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적 군사적 긴장은 이제 새로운 단계로 급격히 진화되어 가는 중이다. 설상가상으로 북의 집요한 핵무장은 한반도의 분단을 더욱 장기화 고착화시킬 조짐이다.

이처럼 두 가지 분단요인이 마그마처럼 잠재 내지 엄존해 있으며 아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데도 우리는 일상사로 통일을 노래하고 통일대박을 기대하고 있다. 상해임시정부 초기 독립운동가들이 민족주의적 감성에 호소하여 통합적 독립운동에 몰입한 현상과 매우 흡사하다.

선조들이 이미 실패한 민족주의에 의존한 통합적 독립운동 방식은 오늘날로 말하면 민족주의를 내세운 통일운동이 된다. 그러나 진정하고도 완전한 통일은 상기 두 가지의 분단요인을 해소할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지적하고 이를 반면교사로 삼고 싶다. 대표적 독립운동가들 중 한 사람인 도산 안창호는 좌우로 분열된 독립운동가들을 통합코자 격하게 노력한 것으로 역사에 기록되어 있다. 그는 지연 및 이념으로 극심한 분열상을 보인 상해임시정부를 수습하고 독립운동가들을 광범위하게 통합코자 남다른 노력을 경주했다. 그가 주도한 국민대표회의, 대독립당 및 대일전선통일동맹의 결성이나 시도 등은 모두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었으나 결국 좌우분열을 극복하지 못하고 실패로 끝나 조국은 분단의 운명을 면치 못했다.

그런데 도산의 행적에서 한 가지 놀랄만한 사실이 발견된다. 상해임시정부 후기 1927년 도산 안창호는 양극화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를 대승적으로 통합한 대공주의를 주창하게 되는데 이는 오늘날로 말하면 사회민주주의에 해당한다 하겠다. 그가 얼마나 독립운동가들의 좌우 분열을 안타까워하고 고민했으면 대공주의라는 신조어까지 창안하여 통합적 독립운동을 시도하고 분투했을까를 상상해보자.

1932년 윤봉길 의거의 배후혐의로 일본경찰에 피체되고 서울로 압송된 후 투옥되니 그의 독립운동은 사실상 막을 내리고 대공주의도 더 이상 이론적 진화발전을 못하지만 곧 조소앙에 의해 계승 발전되어 후일 상해임시정부의 건국 기본이념이 되고 한국독립당 등 민족계열에 속한 제정당의 당강의 기조를 이루었다. 해방 직후 미군정 및 동아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의하면 자본주의나 공산주의보다는 70% 정도가 사회주의를 선호했다는 사실은 놀랍고도 시사하는 바 크다.

요사이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가 통일을 위한 본격적 대화로 이어지길 바라는 민족의 마음은 한결같을 것이다. 그러나 상기의 본질적 분단의 요인은 아직 강고하다. 양극화된 두 개의 체제는 남북한에 깊이 뿌리박혀있고 올림픽 후를 벼르고 있는 미국의 대북 강경 정책은 대기상태에 있는 듯하다. 북한 또한 현행의 화해적 입장은 다만 세계적 제전인 동계올림픽을 남측이 주최하는 대행사로 간주하여 참가한다며 기존의 대결적 자세는 별개의 문제라는 태도이다. 기본적으로 관계국들의 대결적 자세에 전혀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했을 때 우리 민족이 지향해야할 바람직한 통일운동방안은 무엇일까? 절대 조급하게 서둘러서는 안 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전략적 접근을 요한다. 시행착오는 금물이다. 동족상잔을 초래할만한 통일은 안하느니만 못하다. 예멘을 보라.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또 다른 대결과 피를 불러올 뿐이다. 단적으로 말해서 상기 분단요인의 근본적 해소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둘째 요인은 당장 우리 민족끼리 해결할 문제가 아니나 첫째 요인은 우리 민족끼리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다. 더구나 이는 우리 독립운동가들이 한번 시도했던 것이며 그 해답은 이미 주어져 있다. 미국 또한 이러한 이상적 대승적 전략적 접근에 협조해야 한다. 군사적 접근은 모든 관계 당사국들 나아가 인류세계에게 파국일 뿐이다. 체제의 수렴화와 북미수교 및 평화협정의 빅딜을 고려해봐야 한다.

더욱이 인류의 생활 패턴은 바야흐로 과도기적 변화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미 공산사회주의는 물러갔지만 그동안 서구에서 풍요를 누리고 있는 사회민주주의도 이제는 변화를 강요받고 있는 실정이다. 자본주의는 18세기 중엽 세계인구가 28억일 즈음 1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본격화했다. 이제는 세계인구가 75억, 인류의 문명은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AI)시대에 접어들어 향후 5-10년이면 인류의 생활상이 격변할 것이라 한다. 사회민주주의도 모자라 기본소득제가 일반화되어야할 로봇, 인조인간의 시대가 임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급격한 변화의 인류세계를 고려해볼 때 우리 한반도, 한민족이 선택해야할 바람직한 형태의 사회민주주의체제는 무엇일까? 심각히 고민해봐야 한다. 어쩌면 전 인류의 미래를 위한 숙제일 수도 있는 이 과제를 풀기에 가장 적합한 위치에 있는 국가와 민족은 바로 우리 민족이 아닐까? 냉전적 격전의 마지막 지점이 한반도이고 우리 민족이 가장 지리한 체제경쟁을 해왔기 때문이다.

도산이 대공주의를 주창했듯이 남북은 양극화된 체제를 수렴하여 대공주의, 즉 사회민주주의로 체제를 단일화한 상태에서 통일해야하지 않을까? 수렴화를 위한 수렴화가 아니다. 기존의 구태의연한 공산사회주의나 자본주의는 비민주적이고도 비효율적인 것으로 이미 결론이 나있다. 이제 AI 시대에도 걸맞는 사회민주주의를 발전시켜야 한다.

남북의 양극화된 이질적 체제, 자본주의와 공산사회주의는 생성단계에서 부터 상호 대결적 관계에 있으며 제로섬 관계에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남남갈등은 확대해서 보면 체제상 남북대립 그 자체이다. 이러한 갈등요소를 방치한 채 통일을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요, 시대착오적이다. 체제의 수렴화는 남북이 서로에게 베풀 수 있는 가장 담대하고도 고귀한 햇볕정책이다.

문화적 교류가 이뤄지고 경제적 체제의 수렴화에 성공한다면 통일은 70-80% 이뤄진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머지 정치적 통일은 문화적 경제적 통일이 어느 정도 정착되었을 때의 기회의 문제이자 시간문제에 불과하다. 독일처럼 주변국들 내지 유엔의 동의나 국제적 공감대 형성을 통해 적절한 기회를 포착, 정치적 통일을 선언하면 된다.

완전 통일을 이루기 전이라도 체제의 수렴화가 합의되고 문화교류에도 성공하면 경제교류의 불협화음 또한 제거될 수 있다. 남북의 경제적 민주주의는 가능하며 남북 간 경제교류에서 오는 과실은 전 민족이 효과적으로 공유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남북 간 체제의 양극화가 방치된 채 이뤄지는 경제교류는 남북 체제의 맹점이 그대로 노출되어 그 성과가 남측은 빈익빈 부익부, 북측은 국유라는 결과가 될 것이다.

우리 민족끼리 협의하여 우리식 사회민주주의에 도달했을 때 우리는 정신적으로도 미국 등 강대국으로부터 헤어날 수 있으며 이상적, 자주적 통일과 미래를 위한 준비된 자세를 갖추게 될 것이다. 통일에 연착륙하는 경우 민족적 위상은 회복되고 역량은 더 강대해질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한 우리의 정신문화는 기존의 물질문명과 조화되어 더욱 찬란히 빛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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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은소나무 (qnseksrmrqhr) 2018-01-28 12:11:13
소식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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