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른쪽부터 최세문 자문위원, 심재권 의원, 인세반 회장. [사진제공-심재권의원실]

북한 결핵퇴치사업을 지원해온 유진벨재단(회장 스티븐 린튼, 한국명 인세반)이 17일, “약 1,000명의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과 물품이 시간 지체 없이 북한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심재권 의원이 주최한 기자회견에서, 최세문 유진벨재단 자문위원은 “정부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위원회에 공식적인 서한을 보내, (...) 북한에 지원하는 다제내성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과 물품을 제재대상에서 제외하기를 요청하여 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의 시민사회기구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되는 물품을 유엔안보리 제재에서 제외시킬 것을 요청하여, 미국 유엔대표부는 유엔에 이 서한제출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유진벨재단이 이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향후 다른 시민사회기구에 의한 북한지원 인도주의 활동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은 이어 △약 500명의 다제내성결핵 환자가 있는 황해남도에서의 다제내성결핵 치료 시범사업 재정 지원, △북한과의 교섭 통해, 인도주의 지원 위한 전용 통로 개설을 정부에 요구했다. 

현재 북한에는 다제내성결핵 환자가 약 5,700명 있다. 글로벌펀드와 세계보건기구가 약 400명, 유진벨 재단이 약 1,000명에게 치료약을 제공하고 있다. 북한 당국은 지난해 가을 유진벨재단 측에 다제내성결핵 치료를 3,000명으로 확대해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유진벨재단, 기자회견문(전문)>

안녕하십니까?

22년동안 북한에서 결핵치료사업을 하고 유진벨 재단의 최세문 자문위원입니다.
스티븐린튼 회장님과 저는 오늘 북한 주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다제내성결핵>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방안을 제안하고자 감히 이 자리에 섰습니다. 

다제내성결핵은 일반결핵약에 내성이 생긴 결핵균에 감염되는 질환으로서 매우 위험합니다. 일반 결핵을 치료하는 것보다 약값이 비싸고, 치료기간도 18개월로 길며, 약의 부작용 또한 심각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질환입니다.

세계보건기구의 최신 역학조사에 따르면, 북한에는 5,700명 정도의 다제내성결핵 환자가 있습니다. 글로벌펀드와 세계보건기구가 약 400명, 유진벨 재단이 약 1000명의 다제내성결핵 환자에게 치료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 북녘 땅에 약 4300명의 다제내성결핵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방치된 채로 살다가 결국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사망하기 전까지 다제내성결핵균이 전파되여 새로운 다제내성결핵 환자가 발생할 것입니다.

북한 주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다제내성결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부에 다음 세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대한민국 정부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제재위원회에 공식적인 서한을 보내, 한국 시민사회기구가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북한에 지원하는 다제내성결핵 치료에 사용되는 의약품과 물품을 제재대상에서 제외하기를 요청하여 주십시오. 유진벨 재단에서 지원하는 약 1,000명의 치료에 필요한 의약품과 물품이 시간 지체 없이 북한으로 보낼 수 있도록 한국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시민사회기구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되는 물품을 유엔안보리 제재에서 제외시킬 것을 요청하여, 미국 유엔대표부는 유엔에 이 서한제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진벨재단은 대한민국 정부의 인가를 받은 시민사회기구입니다. 유진벨재단이 이 사업을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향후 다른 시민사회기구에 의한 북한지원 인도주의 활동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둘째, 대한민국 정부가 약 500명의 다제내성결핵 환자가 있는 황해남도에서 다제내성결핵 치료 시범사업에 필요한 재정을 지원해주십시오. 지난 2017년 가을, 최동철 북한 보건성 국가결핵통제계획 책임자는 다제내성결핵 치료를 일년에 3,000명으로 확대해달라고 저희 재단에 공식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다제내성결핵의 치료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유진벨 재단의 노력을 북한 보건성이 신뢰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최근 유진벨 재단은 황해남도 지역의 모든 다제내성결핵환자를 치료하는 시범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를 북한 보건성과 체결했습니다. 북한의 사업 확대요청은 북한의 결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유진벨 재단이 확보하고 있는 재원으로는 부족합니다. 한국 정부가 의약품과 병실만 지원해준다면 유진벨재단이 투명하게 잘 전달하겠습니다. 이 시범사업이 성공하면 동부 지역을 포함해 북한 전역으로 다제내성결핵 치료사업을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과의 교섭을 통해,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전용 통로를 개설하는 데 앞장 서기를 요청합니다. 남북의 정치적 상황이 나빠지더라도, 항상 열려 있는 새로운 통로를 통해 인도주의적 지원이 안전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진다면, 이 통로는 북한을 향한 국내외의 순수한 인도주의적 사업의 전달 매체이자 중심으로 국제적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입니다.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남북한의 영구통로 개설은 대북 인도주의 사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의 새로운 한반도 비전을 위한 기회요 의무이기도 합니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와 국제시민사회기구가 북한의 결핵환자들을 지원하는 것도 좋지만,
아무도 도와줄수 없을 때, 대한민국이 같은 동포로서 인도주의적인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준다면 전세계와 북한에 대한민국의 수준 높은 품격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공기로 전염되는 결핵의 특성을 고려할 때,더 늦기 전에 대한민국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들께서 공감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십시오.

절박한 마음으로 호소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8년 1월 17일 
유진벨재단 스티븐 린튼, 최세문 드림

(자료제공-심재권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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