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봄 문익환 목사 서거 24주기 추도식 및 묘소참배가 13일 오전 마석 모란공원에서 진행됐다. 기장서울북노회 목사 중창단이 추모공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문익환 목사님,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다시 싹트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세우신 이정표를 따라 국민의 나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흔들림 없이 걷겠습니다. 봄이 찾아오지 않는 겨울은 없습니다. 가끔 찾아와 ‘어때, 힘들지 않아? 수고 많지?’하며 응원해 주십시오. 목사님 그립습니다.”

문익환 목사가 서거한지 24주기인 13일 오전 11시에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추모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장영달 전 의원이 대독한 추모전문 마지막 구절에 위와 같이 적었다.

또한 매년 추도사를 보내오고 있는 북측에서는 민족화해협의회와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공동명의로 “늦봄 문익환 목사는 조국통일을 위한 길에 한생을 다 바친 저명한 통일애국인사”라며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고 민중과 민족의 부활은 자주 없이 성취될 수 없으며 자주, 민주, 통일은 하나의 통일체라고 토로하던 문익환 목사의 열정적인 모습은 그대로 통일을 갈망하는 우리 겨레의 모습이었다”고 회고하였다.

▲ 문재인 대통령의 추모전문과 북측 추도사가 문목사 영정 좌우에 놓여졌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늦봄 문익환 목사 24주기 대통령 추모전문 (전문)

작년 목사님 23주기 추모식이 열린 모란공원은 매섭게 추웠습니다. 바람 속에서 “우리는 사랑이 없으면 아무 일도 못한다.”는 말씀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목사님을 뵙고 돌아온 날 밤, 광화문을 찾았습니다. 수천, 수만의 촛불이 별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불쑥 나타나 “힘들지 않아? 수고 많지?” 하시며 환하게 웃으실 것만 같았습니다.

어느새 1년이 흘렀습니다. 지난 1월 7일 국민과 함께 본 영화에서 목사님을 뵈었습니다. 이한열 열사의 장례식 하루 전, 진주교도소에서 출감한 목사님이 26명의 열사 이름을 온 몸으로 외쳐 부르고 계셨습니다. 1987년 6월의 뜨거운 눈물이 다시 흘러내렸습니다. 촛불혁명으로 6월 민중항쟁을 완성한 국민들이 열사들에게 바치는 다짐의 눈물이었습니다.

1976년 3.1구국선언으로 터져 나와 1994년 1월 18일 잠드실 때까지 용솟음친 민주와 통일의 꿈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1989년 3월, 김구 선생과 윤동주, 장준하와 전태일의 마음을 안고 도착한 평양에서 “민주는 민중의 부활이고,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다.”라는 말씀으로 평화와 통일, 번영을 향한 이정표를 굳건히 세우셨습니다.

문익환 목사님, 이 땅에 평화의 기운이 다시 싹트고 있습니다. 목사님께서 세우신 이정표 따라 국민의 나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흔들림 없이 걷겠습니다. 봄이 찾아오지 않는 겨울은 없습니다. 가끔 찾아와 “어때, 힘들지 않아? 수고 많지?”하며 응원해 주십시오.

목사님, 그립습니다.

2018년 1월 13일
대통령 문재인

 

늦봄 문익환 목사 24주기 북측 추모전문 (전문)

 늦봄 문익환 목사가 바라던 통일애국념원은 반드시 실현 될 것입니다

늦봄 문익환목사는 조국통일을 위한 길에 한생을 다 바친 저명한 통일애국인사였습니다. 정의감이 강하고 열렬한 민족애와 강인한 지조를 지닌 문익환목사는 불의앞에 물러설줄 몰랐고 옥중고초도 마다하지 않았으며 자주와 민주, 통일을 위해 한몸을 서슴없이 내댈수 있었습니다.

통일은 민족의 부활이고 민중과 민족의 부활은 자주없이 성취될수 없으며 자주, 민주, 통일은 하나의 통일체라고 토로하던 문익환목사의 열정적인 모습은 그대로 통일을 갈망하는 우리 겨레의 모습이였습니다.

문익환목사가 《평양으로 갈테야》라고 웨치며 서슬푸른 분단의 장벽을 넘어서던 그날의 장거를 오늘도 우리는 잊지 않고있습니다.

정의와 민주의 새 아침, 자주와 통일의 봄을 안아오기 위해 자신의 온 넋과 열정을 다 바친 문익환목사는 오늘도 남녘겨레들을 통일애국의 길로 힘차게 떠밀어주고있습니다.

우리는 통일의 새봄을 안아오기 위한 투쟁의 길에서 먼저 간 통일애국인사들의 념원을 기어이 실현하고 통일되고 번영하는 민족의 밝은 미래를 앞당겨오기 위하여 거족적인 통일대진군을 더욱 힘차게 다그쳐나가야 할것입니다.

늦봄 문익환목사에게 숭고한 경의를 드립니다.

민 족 화 해 협 의 회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주체107(2018)년 1월 13일

 

▲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의 화환도 묘역에 배열됐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열린 늦봄 문익환 목사 24주기 추도예배 및 추도식에는 이해찬 통일맞이 이사장,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 권오헌 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 한충목 진보연대 공동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최교진 세종시 교육감, 정진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부이사장, 배은심 이한열 열사 어머니, 장남수 유가협 회장 등 각계인사와 문성근, 문영금, 정은숙 등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되었다.

홍승현 한빛교회 담임목사의 사회로 열린 추모예배가 끝나고 열린 추도식에서 이해찬 이사장은 여는말을 통해 “정권교체가 되니 남북이 하나 되는 길이 열리고 있다”며, 육군교도소에서 만난 문익환 목사의 모습을 떠올리고 나서 “곧 목사님 대신 평양에 가서 목사님의 뜻을 전달하고 돌아 올 것”이라고 방북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 문익환 목사의 아들 배우 문성근 씨가 유족을 대표해 인사했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다가오는 6.13지방선거에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성남시장은 “문익환 목사님! 민주주의가 회복 되니까 통일이 가까이 오고 있습니다”라고 최근 전개되고 있는 남북화해의 소식을 전하고, “목사님의 뜻을 따라 통일을 원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나아가겠습니다”라고 짧은 인사말로 추모사를 대신했다.

이날 추모문화행사로 한신대총학생회장 은혜진 양이 나와 늦봄시 낭독을 하였으며, 앞선 추모예배 순서에서는 기장서울북노회 목사중창단이 나와 추모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추도식 마지막 순서로 아들 문성근 씨가 나와 “문익환 목사님이 살아 계실 때 수유리 통일의 집 문은 항상 열려 있었다”며, “그것은 통일을 위해 세상과 언제든지 소통하겠다는 목사님의 뜻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방북 30주년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다양한 추모행사를 준비하려 한다”며, “필요하다면 우리가 준비하는 추모행사를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마음껏 이용해달라”고 말했다.

문 씨의 말대로 (사)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회에서는 수유리 527-30에 있는 ‘통일의 집’을 2018년 문 목사 탄생 100주년을 맞아 관련자료를 전시하는 박물관으로 개조하여 오는 6월 1일 개관식을 가질 예정이다.

또한 문목사가 생전에 조직했던 ‘통일맞이’는 통일운동체로서의 위상을 되찾고 다양한 활동을 펼쳐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세한 내용은 ‘문익환.닷컴’(한글주소)에서 살펴 볼 수 있다.

▲ 참배객들과 인사를 나누는 유족들. [사진 - 이창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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