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 (원불교 교무)
초등학교 친구들과 공차며 놀던 때, 운동장이 너무 좁아 공이 자꾸 담장 밖으로 나가 주워올라치면 좁은 운동장이 그렇게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어느 날 선생님이 "애들아! 운동장에 넘어지면 위험하니 흩어져 있는 돌을 주어라"라는 말씀을 하는 순간 운동장은 소를 묶어둔 들판보다 더 넓어 보였다.
성인이 되어 도시에서 버스 타러 가는 길, 버스는 저만치 오는데 정류장으로 가는 길에 걸려 멈춘 정지 신호등은 '왜 이렇게 신호가 길어' 하면서 마음이 한껏 요란하다.
재빨리 버스에 올랐는데 다시 정지 신호등에 걸린 버스, 이번에도 또 '왜 이렇게 신호등이 길어' 하면서 요란함이 올라온다.
운동장은 그대로 시골 초등학교 운동장이고,
신호등은 그대로 맞춰 놓은 자동시스템이다.
마음이 모든 것을 지어낸다.
2017년 01월 12일 정 상 덕 합장
(제목수정-18:47)
원불교 교무로서 30여년 가깝게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함께해 왔으며, 원불교백년성업회 사무총장으로 원불교 100주년을 뜻 깊게 치러냈다.
사회 교화 활동에 주력하여 평화, 통일, 인권, 정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늘 천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