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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태영호 탈북 등 정치적 이용”통일부 혁신위, 과거 통일부 역할 부재 지적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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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2.28  15: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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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는 28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을 검토한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박근혜 정부 당시 중국 북한식당 여종업원 12명과 태영호 북한 주영국 공사 탈북 등을 정치적으로 이용했다고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는 28일 지적했다. 그리고 남북회담, 통일교육분야 등에서 통일부의 역할이 부재했다고 꼬집었다.

김종수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과거 정부의 대북정책을 검토한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 여종업원.태영호 탈북 등을 ‘정치적 이용’

혁신위는 정보사항과 관련, “2016년 4월 8일에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집단탈북’, 8월 17일에 ‘태영호 전 북한 공사 망명’ 등 탈북 관련 정보사항을 공개 발표했다”며 “탈북사안을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아왔던 그동안의 정부 관례와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발표 시기와 관련, 종업원 탈북사건이 발표된 4월 8일은 총선을 불과 5일 앞둔 민감한 시기로, “20대 총선에 영향을 미칠 의도를 가진 것으로 충분히 오해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 혁신위는 통일부가 정보기관의 '외주발표'로 태영호 씨 등의 탈북을 발표해 정치적 논란을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2016년 12월 27일 기자간담회를 하는 태영호 씨. [자료사진-통일뉴스]

태영호 씨 망명 발표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연합군사연습을 5일 남겨둔 때였다.

태영호 씨 면담과 관련, 임을출 혁신위원은 “우리가 따로 태 공사를 면담할 필요가 없었다”며 “태 공사의 의지에 의해서 발표된 게 아니고 그것은 기관에서 요청한 것이기 때문에 면담해서 그 이유를 물을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발표를 두고, 혁신위는 “정보기관의 소관사항을 통일부에서 발표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통일부는 관련 사안의 전모를 파악하지 못한 채, 국가안보실이나 국가정보원의 지시.협조에만 근거하여 발표하여 이른바 ‘외주발표’라는 비난을 감수하여야 했다”며 통일부 역할 부재를 꼬집었다.

또한, “정보사항 발표 등을 결정하는 과정상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며,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임에도 관련 부처 간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되지 못했다. 그 결과 남북관계 주관부처인 통일부보다는 정보당국의 의견이 주로 반영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남북회담에 통일부 배제

과거 정부에서 통일부의 역할 부재는 남북대화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박근혜 정부 동안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남북대화 전면에서 북한 국방위원회와 몇 차례 회담을 진행하면서 부처 간 역할이 모호해지고 남북회담 운영체계가 약화되는 사례가 발생했던 것.

2014년 10월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북한 최룡해, 황병서, 김양건 등이 방남했지만 대통령 예방도 못 하고, 2014년 남북고위급 접촉 시 김규현 국가안보실 1차장이 수석대표로 참가하고, 2015년 남북 고위당국자 접촉 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대표로 참가하는 등 통일부가 제구실하지 못했고, 심지어 ‘남북회담 전략기획단’ 회의도 개최되지 않았다고 혁신위는 밝혔다.

   
▲ 2013년 7월 10일 지난 10일 개성공단 남북 2차 실무회담 이후 당시 서호 남측 수석대표는 경질됐다. 이를 두고 혁신위는 남북대화에 통일부가 배제됐다고 밝혔다. [자료사진-통일뉴스]

남북회담은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회담 준비단계부터 평가에 이르기까지 통일부를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협의하고, 통일부 차관 주재로 ‘남북회담 전략기획단’ 회의가 열려야 하지만, 이들 법적 절차를 무시한 채 청와대 중심으로 남북회담이 열렸다는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2013년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 협의를 위한 ‘남북 당국 실무회담’ 진행 중 회담 수석대표가 서호에서 김기웅으로 교체되는 과정도 석연치 않았다고 혁신위는 확인했다.

김종수 위원장은 “북쪽에 대해서 조금 더 강경한 입장으로 나가야 되는데 그렇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간에 교체하게 됐다”며 “다른 의견 조율이 있었겠지만, 결정적으로 마지막 결정해서 통보한 것은 통일부 장관”이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지시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통일교육도 제대로 관여 못 해

통일교육 분야에서도 통일부는 허수아비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부터 ‘북한 실상 바로알리기’라는 이름으로 안보교육을 강조하기 시작했고, 교육부가 중학교 도덕교과서 지필 시 평화교육 삭제와 안보교육 강화를 집필기준으로 제시했다.

이에 2009년 모 단체는 통일교육협의회 지원사업 선정 시 ‘평화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해 온 기존 사업에 대해 ‘평화교육’ 명칭을 삭제할 것을 지시받기도 했다.

또한, 국가보훈처가 통일.안보교육을 총괄하는 기능을 가지면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2014년 국무조정실은 국방부.통일부.교육부.안전행정부.국가보훈처 등으로 ‘안보교육협의체’를 구성하고 국가보훈처를 안보교육 총괄부처로 지정했다.

이 과정에서 ‘통일교육지원법’에 근거해 통일교육을 추진해야 할 통일부의 위상이 약화됐고, 통일교육 현장에서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강화하는 안보교육의 측면이 더욱 강조되는 등 통일부는 허수아비 노릇만 했다는 것이다.

   
▲ 김종수 혁신위원장이 과거 정부의 정책을 점검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민간교류의 경우도, 통일부는 신고제인 북한주민접촉제도에서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와 공공복리를 해칠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 등’에 한해 예외적으로 신고수리를 거부하도록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남북관계 상황 등’이라는 추상적으로 모호한 사유로 사실상 승인제로 운영해왔다고 혁신위는 지적했다.

통일부의 역할 부재에, 혁신위는 ‘남북기본합의서’와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남북회담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것과 ‘인도지원과 개발협력에 관한 법률’, ‘남북 사회문화진흥에 관한 법률’, ‘남북간 경제협력에 대한 법률’ 등의 제정검토를 제안했다.

그리고 민간단체에 대한 ‘최소 교류 보장의 원칙’을 세우고 현재 인도지원, 사회문화교류, 경협 등으로 세분된 통일부 부서를 ‘남북협력실’(가칭)으로 일원화하며, ‘남북인도협력추진단’ 설립을 검토할 것으로 제시했다.

또한, 통일부의 정보분석역량 강화를 위해 ‘전문분석관’ 제도를 강화하고 통일부를 중심으로 국가보훈처, 국방부, 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통일교육협의체’ 구성도 혁신위는 혁신방안으로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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