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랑 / 21세기 민족주의포럼 대표

 

연재를 시작하며

우리 앞에 큰 산이 나타났다. 이름하여 적폐청산. 이 산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제대로 보지 못했을 뿐이다. 그 산의 한 봉우리를 우리는 넘었으나, 아직도 그 대상은 생떼를 부리고 있다. 봉우리와 봉우리는 서로 이어져 있고, 다음 봉우리를 넘어야만 지금 넘은 봉우리도 온전히 넘은 것이 된다. 새로운 봉우리에서 우리는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를 만났다. 아니 이것 역시 그 이전의 만남을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그는 우리를 괴롭혔고, 우리 것을 빼앗았으며, 우리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놓았다. 이제 그를 조롱함으로써 그로 대표되는 적폐를 청산하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 필자 주

 

  쥐라고 불리던 서대주는 
  그 옛날 당나라 태종 때부터
  곳간 털기를 잘 하기로 이름 났것다
  당 태종이 전쟁할 때
  적군의 곳간 털어 병사 태반을 굶겨 죽였으니
  그래서 높은 벼슬까지 하사 받았다는구나
  그 뒤로도 쥐 후손들 그 버릇을 못 버려
  부잣집 가난한 집 가리지 않고
  과붓집 홀애비집 소년소녀가장집이라고 봐주지 않고
  곳간이란 곳간은 모조리 털다가
  마침내 나라 곳간까지 넘보기 시작하니
  쥐 잡으라는 나랏님 엄명이 내렸것다
  나라 안 여기저기마다
  쥐 잡으러 가세 쥐 잡으러 가세
  이런 노래가 울려 퍼지니
  곳간 털던 서족들 털끝이 쭈뼛쭈뼛
  아무래도 이대로는 못 살겄구나
  마침내 서대주의 후예인 서족들
  서족 이미지 개선 작업에 나서서
  의심많고 탐욕스러운 서족을
  부지런하고 끈기있는 존재로 색칠하여
  여기저기 퍼다 날랐것다
  눈물 젖은 밥알을 삼켜 가며
  마침내 출세한 서족을 모델로 만들었으니
  그 모델이 된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우리 야그의 주인공인 바로 그 사나이렷다
  쥐를 닮아서 그렇다고도 하고
  천년 묵은 쥐가 인두겁을 쓰고 나타나서 그렇다고도 하고
  쥐 유전자가 섞여서 그렇다고도 하는데
  아무튼 곳간털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이 사나이
  서족의 이미지 개선 모델로 뽑히어
  온나라 안에서 제일 가는 거상 밑에 들어가
  마침내 큰 가게 하나를 맡았것다
  이어서 국회의원도 되고 수도 고을 부윤도 되고
  내친 김에 서족에서 나랏님을 만들자고 하여
  이른바 서족 나랏님 만들기 프로젝트를 돌리더니
  드디어 나랏님 자리에 올랐구나
  아이고 좋아라 아이고 좋아라
  이게 꿈이더냐 생시더냐
  앞만 보고 뒤돌아보지 않고
  곁눈질 없이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쩐 냄새 나는 곳으로만 달려 왔더니
  아나 진짜 나랏님이 돼부렀네
  아니 그런데 이게 웬 일이더냐
  좋아만 할 때가 아니구나
  그 과정에서 같은 붕당 내 닭대가리파들과 싸우다가
  그만 감춰야 할 신상이 너무 많이 털렸구나
  개미들 돈 털어먹은 통닭집 이름 닮은 회사 사건
  거기에 투자한 쥐쓰라는 회사의 실소유주 문제
  전국방방곡곡에 숨겨둔 땅들
  이제 어찌 해야 쓸거나
  하지만 그렇다고 멈출 그가 아니렷다
  그것만도 곳간이 차고 넘칠 터인데
  아 글씨 나랏님이 된 뒤에도
  쥐 버릇 개 못 주었으니
  강 들을 파헤치며 세금 도둑 이권 도둑
  외국 나라들과 자원 외교 한다면서
  혈세 낭비 우수리 챙겨 먹기
  말로는 안보 안보 떠들면서
  싸고 낡은 무기 비싸게 사기
  고물 다 된 무기 사서 팽개쳐 놓기
  그리고는 코미숀이라냐 뭐라냐 받아먹기
  그것도 말도 안 되게 왕창 받아먹기
  이리 되다 보니 나라 곳간은 허룩해지고
  앞으로도 계속 나라 곳간에서 
  이자에 원금에 유지 보수 비용에
  나라 곳간은 날로 털리고
  백성들 허리는 휘어만 가니
  자고로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
  유난히 꼬리가 긴 이 사나이
  여기저기서 꼬리가 밟히다가
  드디어 세계 곳곳에  곳간이 있다는 것이
  만백성에게 알려져 버렸으니
  백성들에게서 무슨 말이 나오겄느냐
  그렇지 옳다꾸나 바로 그거다
  쥐 잡으러 가세 쥐 잡으러 가세
  이런 일에는 항상 선구자가 있으니
  쥐쓰 실소유주를 파헤친 기자
  동서남북 주야장천 파고 드는데
  이름하여 쥐잡이 특공대가 조직되더니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다닐 만한 쥐구멍을
  밤낮 가리지 않고 지켜서서 노랠 부르더라
  쥐 잡으러 가세 쥐 잡으러 가세
  이에 백성들 누구나 이 노래를 따라 부르더니
  어느 똑똑한 아이 하나 말하길
  쥐만 잡으면 뭐해요 훔쳐간 돈을 찾아야지요
  올커니 뉘집 자식인지 정말 똑똑하네
  그래서 백성들이 모여 민회를 열었것다
  이제 우리가 법을 만들자
  이름하여 쥐 곳간 털기 법
  의금부니 포도청이니 못 믿겠더라
  전국 방방곡곡은 물론이요
  전세계 모든 곳의 쥐 곳간에 있는 재물은
  백성들의 피와 땀을 훔쳐간 것이니
  모두 압수한다 압수한다 압수한다 짝짝짝
  민회의 결정이 만백성에게 알려지니
  이때부터 백성들의 쥐 곳간 털기가 시작되더라
  우와 이게 뭐냐 서족들은 초비상이 되었지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서족회의를 소집했구나
  그래 우리 서족의 곳간들이 약탈당하는데 무슨 수가 없느냐
  서족들 곳간보다 나라밖의 자기 곳간이 걱정되어 한마디 했는데
  촌쥐 왈 법으로 정해져서 어려운디요
  법이라 법이라 그러면 잔당들은 뭐하고 있느냐
  동쥐가 말한다 동쥐가 말한다
  아이고 나리마님 아니 옛 상감마님
  잔당이라뇨 잔당이라뇨
  왜 쥐꼬리닭대가리가 갈라진 당이 있지 않더냐
  그리 마시오 그리 마시오
  글찮아도 우리편을 들까 말까
  그놈들도 수서양단허는디
  잔당이 웬말이요 자안당이라고 길게 허시요
  잔당이나 자안당이나 그게 그거 아니냐
  아니지라 아니지라
  잔당은 쥐꼬리 잡고 닭대가리 끌어안고 있는 무리들
  자안당은 자기안보당을 이르는 말
  자기만을 지키는 패거리라는 말이요
  딴지걸기 발목잡기 꾸며대기 우겨대기 부추기기 그러다가 다 거부하기
  이런 짓거리로 자기를 지킨다는 자들 아니겄소
   좋다 그렇다 치고 그 자안당 놈들은 이런 법 만들어질 때까지 뭐했단 말이더냐
  이때 촌쥐가 다시 나서는데
  이 법으로 말하면
  자안당도 끼어 있는 국회에서 만든 법이 아니라
  개 돼지도 아니고 레밍도 아닌데
  그 비슷한 대접받던 백성들이 
  민회에서 스스로 만든 법이지라
  그럼 아무 방법이 없단 말이더냐
  이때 쥐구멍 바깥이 소란스러워지더니
  서졸 하나가 달려 든다
  큰일 났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저 멀리 대국 옆 나라에 감춰둔 곳간이 털렸다네요
  이 말을 들은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팔짝 팔짝 폴짝 폴짝 뛰다가
  말리는 동쥐 촌쥐 뿌리치고
  쥐구멍 밖으로 달려 나갔구나
  앞만 보고 뒤돌아보지 않고
  곁눈질 없이 수단 방법 안 가리고
  쩐 냄새 나는 곳으로만 달려 가는 이 사나이
  가야 할 곳은 정해져 있는데
  다들 알자만 쬐끔만 더 지둘러 보자구
  아주 먼 옛날 머나먼 해 뜨는 나라의 이야기란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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