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중인 오헤아 킨타나(Ojea Quintana)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12일 자신은 북 해외식당 종업원들의 기획 탈북 의혹 사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북을 방문해 북측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북한 해외식당 종업원 기획탈북 의혹사건 대응TF'는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오전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에서 TF 소속 장경욱, 채희준, 천낙붕, 오민애 변호사가 방한 중인 킨타나 보고관을 만나 1시간 20여분 동안 면담을 진행했으며, 이 자리에서 킨타나 보고관으로부터 관련 요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면담을 마치면서 "자신은 인권과 인도주의 관점에서 객관성, 공정성, 독립성에 기반해서 활동하는 유엔 보고관으로 우선 북측 부모들에게 킨타나 특별보고관을 만났고 이 사안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려달라고 요청하였고, 또한 북한을 방문하여 북측 가족들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도 전달해 달라"고 했다는 것.

변호사들은 이날 면담을 통해 충분한 의견교환을 나누었으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킨타나 보고관과 협력하여 이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면서 그에게 "유엔에서 신속히 변호인 접견을 중재해달라는 것과 판문점이든 서울 유엔인권사무소이든 북 가족들과 종업원들의 상봉을 신속하게 주선해주기를 바란다"는 요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만약 여종업원들을 만났는데 남한에 정착하고 싶다고 하거나 본인 의사에 반하여 왔지만 남한에 정착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킨타나 보고관의 질문에 대해 "본인 의사에 반해서 왔으나 여기 남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사람의 경우에는 귀순공작의 결과로 그런 의사를 가지게 된 개연성이 있으므로" 변호인 접견 및 가족과의 상봉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변호사들은 이 사안은 정치적이거나 이념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권의 문제로서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데,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변호인들이 자유롭게 여종업원들을 만날 수 있어야 하고, 여종업원들은 북 가족들과도 만날 수 있어야 하며, 그 과정에서 확인된 의사에 따라서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에서 변호사들은 그동안 진행했던 인신보호구제심사청구, 변호인 접견거부처분 취소소송 등 국내 소송 진행경과와 유엔 자유권위원회에 대한 개인진정, 자의적구금실무그룹에 대한 긴급청원 및 유엔 인권이사회 '법관과 변호사의 독립을 위한 특별보고관'과 '인권옹호자 특별보고관'에 보낸 긴급청원 진행 경과 등을 설명하고 제출된 서류 일체도 전달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자신의 관할권이 북한 안팎에 있는 북한 주민의 인권과 인도주의 위기 전반에 걸쳐 있다면서 앞으로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북송희망 탈북자문제, 탈북자 간첩조작사건, 한국내 탈북자 차별문제 등 한국내 탈북자 인권침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 TF가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청원을 할 것을 독려했다.

또 최근 제72차 유엔총회에 보고한 내용 중 종업원들이 한국행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았다고 기술된 것과 관련해서는 '자신의 의견'이라고 설명하면서 "한국 정부의 설명에 의문을 갖고 있고 그래서 이번에 TF 변호사들을 만났으며, 유엔 내에서 이 사안을 계속 다루고 있고 그 과정에 여종업원들을 추가로 만날 수도 있으며, 또한 위 보고서에 의하면 여종업원들이 현재 구금상태에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킨타나 보고관은 지난 10월 26일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 직접 출석해 '북한인권상황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을 출발하는 상황에 대해 상충되는 진술을 들었다. 일부 종업원은 집단탈출에 완전히 동의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고 밝혀 파장을 예고한 바 있다.

이날 킨타나 보고관은 변호사들이 북 가족들을 일상적으로 접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 청화대에 재직중인 정기열 교수를 통해 위임장을 받았다는 이유로 종북몰이를 당한 부당한 상황에 대해서는 인권변호사들이 겪는 어려움이라고 공감을 표시했으며, 북 당국이 가족들의 활동에 실무적인 지원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곱지 않게 볼 일만은 아니라는 변호사들의 설명에도 "자신은 그런 편향을 가지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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