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주·김천·원불교와 대구·경북, 부울경,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은 2일 오후 성주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6차 범국민평화행동을 개최하고 '사드뽑고 평화심자'를 내년 구호로 채택, 끝까지 사드철회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해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앞서 검토를 지시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배치는 온 나라를 뒤흔든 촛불항쟁으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 후에도 강행돼 지난 9월 새 정부하에서 실제 배치가 강행되고 지난달 말에는 운용을 위한 공사장비가 반입되기 시작했다. 

정권 교체의 과도기인 4월 26일 야음을 틈탄 사드 기습배치, 새 정부 출범 이후 9월 7일 사드발사대 4기 추가배치, 11월 21일 사드 운용을 위한 공사장비 반입 등 일련의  절차는 성주군 초천면 소성리 주민들과 성지를 수호하려는 원불교, 그리고 사드배치가 북핵 방어에 무용할 뿐 아니라 안보위기를 초래할 뿐이라고 우려하는 평화시민단체들의 반대를 무시하고 강행된 절차였다.

'임시' 꼬리표를 달고 주한미군의 사드 1개포대 배치가 마무리된 경상북도 성주군 초전면 달마산 아래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 2일 오후 성주·김천·원불교와 대구·경북, 부울경,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그동안 줄기차게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해 온 '6주체'와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평통사), 참여연대 등 연대자 400여명이 모여 2017년 한 해 활동을 공식적으로 마무리하는 6차 범국민평화행동을 개최했다.

범국민평화행동 참가자들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을 통해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정부마저 박근혜 적폐세력에 이어 미국을 쫓아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엮이는 사드배치 완성의 길로 돌아서고 말았지만 사드는 단순한 무기체계가 아니라 북·중·러를 겨낭한 한·미·일 삼각동맹에 동참하는 문제라고 하면서 "우리의 주권과 평화·안보를 근본적으로 위협"한다며, "그 누구보다도 평화를 갈망하는 민중들의 힘을 동력으로 삼아 기필코 사드 철회의 길을 열어젖혀야 한다"고 밝혔다.(전문은 아래 상자)

이들은 '사드뽑고 평화심자'는 구호 아래 이날로 468일째 타오르는 김천 촛불과 267일을 넘기고 있는 원불교의 진밭교 평화기도와 연대해 사드를 철거하는 그날까지 주민들의 손을 놓지 않고 사드 철회의 의지를 강화하면 사드는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며, "2018년을 사드를 뽑아내는 희망의 해로 만들자"고 주장했다.

'사드철회가 적폐청산! 소성리 범국민평화행동-촛불은 계속된다'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대회장에는 '사드철회는 적폐청산, 주권회복, 평화실현의 길-이게 촛불정부인가? 우리는 미국앞에 당당한 정부를 원한다'는 현수막이 무대를 휘감았다.

▲ 왼쪽부터 박석민 사드한국배치전국행동 집행위원장, 강해윤 성주성지수호원불교비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 김대성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이석주 소성리 사드배치철회 성주주민대책위 공동위원장, 김찬수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대표,  신종관 민주노총 경남본부 통일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석주 소성리 사드배치철회 성주주민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의 나라의 위험은 아랑곳하지 않고 할머니들을 짓밟으면서 웃음을 짓는 것이 미국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미국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배치하는 사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그들이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짓밟고 사드장비와 공사 자재를 기어코 들여갔지만 그걸 막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놀랄만큼 잘 싸웠다. 끝나지 않았다. 더 치열한 시작이 내년에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 한해 치열하게 싸웠지만 실망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2018년에는 꼭 사드를 뽑아내겠다는 각오로 싸우겠다"며, 올 한여름에 소성리를 찾아온 많은 사람들이 계속 주민들과 함께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성주성지수호원불교비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인 강해윤 교무는 "지난 4월 26일과 9월 7일, 11월 21일 수천명의 경찰병력과 세 번에 걸쳐 싸우고 있는 동안 세상의 관심은 멀어지고 걷어내려고 했던 사드는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의 답답한 상황을 지적했다.

이어 "겨울에 접어든 저 산야의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로 겨울을 이기고 봄을 기다리듯이 우리는 사드가 나가지 않는 이상 물러날 생각이 없다. 비행기로 넘어가든 샛길로 가든 상관하지 않겠지만 우리가 막고 있는 진밭교로는 넘어갈 수 없도록 오늘 아침에도 막아나섰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드로는 북핵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할 것이며, 하위동맹국인 한국의 안보불안을 빌미로 미국이 무기장사를 한 것에 불과하다는 본질이 드러날 것이라는 점에서 83개에 달하는 한국내 미군기지에 소성리를 추가하려는 한미당국의 시도는 진퇴양난에 빠질 것"이라고 확언했다.

강 교무는 "이 겨울을 보낸 후 내년에는 사드를 들고 이 땅의 모든 평화세력, 민중과 함께 청와대를 향한 평화의 행진을 벌일 것이며, 그동안에는 한시도 이곳을 벗어나지 않고 지키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김대성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김찬수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대표와 신종관 민주노총 경남본부 통일위원장도 무대에 올라 "사드로는 북핵을 막을 수 없고 우리가 원하는 평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안보불안과 전쟁만 불러오게 된다"며, 2018년에도 최선을 다해 사드철회를 위해 나서겠다는  각오를 표명했다.

박석민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집행위원장은 "사드배치는 끝난 것이 아니다.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가 사드 추가배치와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무대에 오른 6주체 대표들과 함께 "'사드뽑고 평화심자'는 더 큰 힘으로 단결하고 연대하려는 우리의 내년 구호"라고 역설했다.

▲ 소성리 할매들도 '사드뽑고 평화심자'는 구호를 들고 자리를 지켰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진밭교 방향으로 행진.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각 대표들이 진밭교 교당 옆에서 평화염원을 담아 6개의 솟대를 설치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경찰이 사드 포대로 접근을 막고 있는 저지선이 처져 있는 진밭교 평화교당 앞까지 행진을 하고 교당 옆에 평화를 염원하는 6개의 솟대를 설치하는 상징의식을 치른 후 이날 범국민평화행동을 마무리했다.

성주·김천·원불교를 비롯한 사드반대 6주체 단체는 매주 수요일 소성리 마을회관에서 진행하는 평화집회는 계속 돌아가면서 주최하되 전국 집중 평화행동은 이날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한편, 종교인협의회를 중심으로 내년 3월께 제주 강정과 밀양, 소성리, 진도 팽목항 등을 경유하면서 청와대에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배치 주요 일지>

-2016.7.8. 사드1개 포대 한국배치 공식 발표(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 토머스 벤달 주한미군사령부 참모장)
 
-2016.7.13. 사드 배치지역 경북 성주군 성주읍 성산리 공군 성산포대 발표, 성주 촛불 집회 시작
 
-2016.8.21. 사드배치반대 김천 촛불 시작
 
-2016.9.30. 국방부 사드배치지역 성주군 초전면 달마산으로 변경 발표
 
-2017.4.26. 주한미군 사드 레이더와 발사대 2기 배치 후 즉시 실전운영상태 유지 발표
 
-2017.9.7. 사드발사대 4기 추가배치 강행
 
-2017.11.21. 사드운용을 위한 공사장비 반입

결의문(전문)

6차 소성리 범국민평화행동을 맞는 우리의 다짐
2018년은 사드를 뽑아내는 희망의 해로 만들자 ! 

백해무익한 사드가 강제 배치된 울분과 통한의 한 해가 저물고 있다. 한미일을 군사동맹으로 엮으려는 미국을 좇아 박근혜 적폐세력에 이어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마저 사드 배치 완성의 길로 돌아서고 말았다. 이제 공사가 시작되면 사드가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다. 한미 당국이 사드 배치의 명분으로 삼은 안보 환경은 더욱 악화되는 실정이다. 동맹 강화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거세기만 하다. 사드를 뽑아내기에 더 어려운 국면을 맞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드로는 북한 핵미사일을 막을 수 없으며, 사드의 효용성에 대한 의구심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촛불의 염원을 저버리고 사드를 받아들인 문재인 정부도 추가 사드 배치, 미국 MD 참가, 한미일 동맹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사드가 자국의 안보이익을 해칠 것을 걱정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계속 사드 철회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사드를 둘러싼 정세로 보면, 우리는 사드가 뿌리를 내릴 수도, 사드를 뽑아낼 수도 있는 마지막 갈림길에 서 있다. 

사드는 단순한 무기체계가 아니다. 한미일 MD 구축을 위한 핵심체계이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겨냥한 삼각동맹에 동참하는 문제이다. 전쟁과 핵 대결을 불러와 우리의 주권과 평화·안보를 근본적으로 위협한다. 이에 주민들과 연대자들이 굳게 손잡고, 전쟁과 대결의 가장 큰 피해자일 수밖에 없지만 그 누구보다도 평화를 갈망하는 민중들의 힘을 동력으로 삼아 기필코 사드 철회의 길을 열어젖혀야 한다.

2017년 우리는 평화의 땅 소성리에 사드를 심으려는 미국과 이에 부역한 적폐세력에 맞서, 또한  갖은 패악질로 주민들을 괴롭힌 서북청년단을 비롯한 극우세력의 행패에 맞서 서로 투쟁의지를 세워주고 의지하며 신뢰를 다져왔다. 회유와 이간질, 보상이라는 사탕발림도 극복해내었다. 

소성리 할매들은 사드가 들어온 그 순간부터 이 길의 맨앞을 막아 나섰다. 연대자들은 다치고 넘어져도 소성리로 달려와 주민들의 손을 맞잡았다. 그리하여 마을회관 앞길은 사드를 막는 길,  미군, 기름, 장비가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는 길이 되었다. 우리는 비록 사드를 막아내지 못했지만 절대 패배한 것이 아니다. 고되고 험난한 평화의 길을 우리가 닦고 있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제 다가오는 2018년에는 사드가 결코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공사를 막아내고, 사드 철거의 평화 정세 조성을 위한 투쟁에 더욱 힘을 기울임으로써 평화의 길을 더 넓게 내야 한다. 

길은 다른 데 있지 않다. 매일 아침마다 소성리 진밭교에서는 “사드 뽑고 평화 심자”는 구호가 울려퍼진다. 김천 촛불은 468일째 타오르고 있다. 원불교의 진밭평화기도는 267일을 넘기고 있다. 그렇다! 사드를 철거하는 그 날까지 주민들의 손을 잡고 더욱 힘차게 투쟁하자! 우리가 사드 철회의 희망이 되자! 전쟁과 핵군비 대결 반대, 조건 없는 대화 재개, 사드의 조속한 철거를 요구하는 투쟁에 나서자! 그리하여 반드시 2018년을 사드를 뽑아내는 희망의 해로 만들자!  

2017. 12. 2. 
6차 소성리 범국민평화행동 참가자 일동

▲ 소성리가 낳은 '세계적인 평화 가수' 정진석 씨가 '평화'와 '영일만 친구'를 개사한 '소성리 친구'를 열창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트럭에서 북치면서 '우리에게 평화를 달라. 전쟁반대 사드도 반댈세!'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율동맘과 율동천사들의 공연은 언제나 어른들이 좋아하는 단골 순서이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대구평화합창단의 공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진밭교 앞 통행제한 안내판.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잡귀 잡신을 물리친다는 의미로 세워진 솟대 뒤 다리를 따라 멀리 달마산이 보이고 그 끝에 사드 기지가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드뽑고 평화심자'는 평화의 구호와 함께 미국을 저주하는 구호라며 선창이 나오자 참가자들이 폭소를 터뜨리며 따라 외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원불교 진밭평화교당 앞 기념촬영.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 사드철거, 미군철거.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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