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러시아는 외교부 차관보급 정책협의회를 갖고 지난 9월 문재인-푸틴 정상회담에서 한국 측이 제시한 ‘9개 다리 전략’ 추진 등을 협의하고 고위급 인사교류를 지속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와 이고르 마르굴로프(Igor Morgulov) 러시아 외교부 아태담당 차관이 27일 오후 서울에서 ‘제17차 한-러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고 전하고 양국관계 발전 방향과 양국 간 실질협력 증진 방안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윤순구 차관보는 새 정부 들어 두 차례의 한-러 정상회담이 열리는 등 “원활한 정상급 교류를 통해 양국 관계의 발전을 위한 정치적 모멘텀이 형성되었다”고 평가하고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및 6월 러시아 월드컵 등 계기에 “고위급 인사 교류가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7월 함부르크 G20 정상회의와 9월 블라디보스톡 동방경제포럼 계기에 정상회담을 가졌고, 최근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간 면담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에 지난 번 솔치 동계올림픽 개최국이었던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초청해둔 상태다.

외교부는 “양측은 금년 1-9월간 양국간 교역 규모가 전년 동기 대비 약 50% 증가하고, 인적교류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한-러 관계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음을 평가하고, 한-러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 선언 10주년을 맞는 내년에도 양국간 긴밀한 협력이 지속되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

윤 차관보는 지난 9월 한-러 정상회담에서 우리 측이 제시한 ‘5개 협력의 틀’과 ‘9개 다리 전략’을 기반으로 실질협력 사업에 집중하자고 강조했고, 마르굴로프 차관도 지난 9월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새로운 협력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5개 협력의 틀’은 △한-EAEU FTA 공동 실무작업반 구성 △극동 금융협력 이니셔티브 신설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설립 △한-러 지방협력포럼 출범 △한국투자기업지원센터 설립 등 한국기업 진출 촉진 제도 구축이고 ‘9개 다리’는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북극항로,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등 협력사업이 가능한 주요분야다.

윤 차관보와 마르굴로프 차관은 양국 외교부 간 △전략대화 등 고위인사교류 △6자회담 수석·차석대표 협의회 개최 △안보·영사·홍보 분야 및 주요 국제문제에 대한 협의 등의 내용을 담은 「2018-19년 한-러 외교부 간 교류계획서」에 서명했다. 양국 외교부는 2006년부터 2년마다 교류계획서를 채택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번 정책협의회는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톡 한-러 정상회담 이후 개최된 양국 외교부 차원의 첫 고위급 협의로서 ‘9개 다리 전략’ 추진 등 실질협력 분야 후속조치를 점검하고 정부간 협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9월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제3차 동방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신북방정책’ 구상을 밝히며서 “남북러 3각 협력을 위해 그간 논의되어 온 야심찬 사업들이 현재 여건상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더라도, 한국과 러시아 양국이 힘을 합쳐 협력할 수 있는 사업들은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고 러시아와의 협력사업 중점 분야로 ‘9개의 다리’를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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