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방위원회 조명록(趙明錄) 제1부위원장의 방미성사로 김계관(金桂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찰스 카트먼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로 연결되는 북미 협상라인이 다시 주목을 받게됐다.

조 부위원장의 방미성사가 뉴욕회담에서 직접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시기상 뉴욕회담의 공식 회의 일정이 끝나는 시점에서 발표되고 회담장 주변에서 공동보도문이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던 점이 김-카트먼 협상라인의 작품이라는 추정을 가능케하고 있다.

김-카트먼 협상창구는 지난 1월 베를린 회담에서도 고위급회담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이끌어 낸 바 있다.

김 부상과 카트먼 특사는 그간 북미간에 풀어야 할 현안이나 넘겨야 할 고비가 있을 때마다 양측이 협상대표로 파견해 온 인물.

남북과 북미관계가 개선되면서 협상창구가 다원화되고 있기는 하나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자회담은 이들 2명이 협상단을 이끄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북미회담이 김 부상과 카트먼 특사의 회담이 고정되면서 영문 이니셜을 따 `K-K 라인`으로 부르고 있다.

북한의 전문 외교관 출신인 김 부상은 지난 93년 북미 고위급 1차회담 참석을 시작으로 북한내에 몇명 안되는 `미국통`의 대열에 올랐으며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을 바탕으로 파국을 피해 협상을 이끌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난 60년 알제리대사관 근무를 시작으로 외교관으로 입문한 뒤 니제르 대사와 외교부 순회 대사를 거쳤으며 지난 98년 부상이 됐다.

미측 수석대표를 맡아온 카트먼은 주한 미대사관 참사관을 거쳐 90년대 후반부터 4자회담 수석대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이사,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 등을 맡으며 미국내의 대표적인 한반도문제 전문가로 꼽히고 있다.

그는 주한미국부대사를 지내는등 워싱턴-서울 관계에도 정통해 한반도 전반적인상황에 대해 깊은 지식과 이해를 갖고있다.

카트먼은 협상에서 상대방의 주장을 끝까지 들어준 뒤 실질적인 협상으로 유도하는 끈기가 강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조 제1부위원장의 방미성사로 북미관계가 관계정상화의 수순으로 들어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수교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고 그때까지는 오래 얼굴을 맞대 표정만으로도 상대방의 의중을 짚을 수 있는 김-카트먼 라인이 계속 가동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합200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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