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 : 크리스 헷지스 칼럼리스트
역자 : 남경우 소통과혁신연구소 연구위원
출처 : 미국진보매체<커먼 드림스>(commondreams) 2017년 10월 2일자( https://www.commondreams.org/views/2017/10/02/end-empire)

다수 한국인들에게 미국은 숭배의 대상이었다. 한때 과학기술 자유 인권 개방성은 미국의 아이콘인 적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자본의 이기성, 미국군사주의의 가혹함이 한국사회의 정상적인 발전에 커다란 짐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제 미국의 빛과 그림자를 깊이 들여다보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모색할 때가 되었다. 이 시점에서 뉴욕타임즈의 해외특파원으로 20년간 일했던 크리스 헷지스의 미국인으로서의 자기성찰적 미국진단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역자 주

 

▲ "트럼프의 당선을 나았던 환멸과 분노가 민주주의의 믿음을 파괴했다. 그것은 기업의 쿠데타와  절반의 국민들이 겪는 가난에 대한 반발이었다."(사진 : Mr. Fish)

미 제국은 끝나가고 있다. 미국 경제는 중동 전쟁과 세계적인 군사팽창으로 위축되어 왔다. 탈 산업화와 무역협정들의 파괴적인 영향으로 재정적자가 커져 부담이 되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억류되었고 파괴되었다. 기업은 더 많은 감세, 더 많은 탈규제, 금융사기에 대한 더 많은 기소면제, 수조 달러에 달하는 구제금융을 받았다. 유럽, 중남미, 아시아 및 아프리카의 동맹국들에게 동참을 촉구하는 데 필요한 힘과 존경심을 잃었다.

주정부와 연방정부의 감독기능이란 저능아, 사기꾼, 도둑, 기회주의자, 전쟁광 장군들을 모아 두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제국은 달러가 본원통화로서의 가치가 유지되는 동안에만 축소된 영향력을 유지하며 그럭저럭 유지할 것이다. 미국은 절망적인 하강국면에 빠지고, 군사전개의 엄청난 축소를 강요당할 것이다. 갑작스럽고 광범위한 대중봉기는 아닐지라도 죽음의 소용돌이는 끝나지 않을 것이며 이는 the United States가 10년 내지 20년 안에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우리가 남겨 논 세계적인 진공상태는 중국이 채울 것이며, 중국은 이미 경제적 군사적 강자로 등장하고 있다. 아니면 러시아, 중국, 인도, 브라질, 터키, 남아프리카 및 다른 몇몇 국가들에 의해 다극 세계가 세워질 것이다. 또는 역사가 알프레드 W. 맥코이 (Alfred W. McCoy)가 그의 책 <미국 세기의 그림자-미국의 융성과 몰락>에서 말한 대로 다국적 기업연합, 나토와 같은 다자간 군사력, Davos포럼이나 Bilderberg회의 등에서 조직된 국제금융 지도부 등에 의해 구성된 개별국가나 제국을 대신하는 초국가적 연대가 만들어 질 수 있다.

금융산업 및 인프라 투자로부터 슈퍼컴퓨터, 우주무기 및 사이버 전쟁을 포함한 첨단 기술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우리는 중국에 의해 빠르게 추월 당하고 있다. 2015년 4월 미국 농무성은 미국 경제가 향후 15년 동안 거의 50% 성장할 것이며, 중국은 세 배 이상 성장하여 2030년 안에 미국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은 2010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대국이 되었으며, 같은 해 세계 최고의 제조 국가가 되었다. 중국은 세계 제조업을 1세기 동안 지배해 온 미국을 제쳤다.

2017년 6월 미 국방부는 <우리 고유의 위험 : 포스트 프라이머시 세계에서 국방성 위험 평가(At Our Own Peril: DoD Risk Assessment in a Post-Primacy World)>라는 제목의 냉정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더 이상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 않다" 그리고 “일관되고 지속적으로 우월적 군사력을 확보하고 있지 않다.” 맥코이(McCoy)는 2030년 내에 붕괴할 것으로 예측한다.

쇠퇴하는 제국은 고집스러운 자폭을 내포하고 있다. 그들은 오만함으로 눈이 멀고 약해진 현실을 직면할 수 없어, 더럽고 불쾌한 사실이 더 이상 침입하지 않는 환상의 세계로 물러난다. 그들은 정치, 외교, 다자주의 대신 일방적인 위협과 무단 전쟁으로 대신한다.

집단적 자기망상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침략이라는 제국의 죽음을 알리는 역사상 가장 큰 전략적 실수를 나았다. 조지 W 부시 백악관 전쟁 기획자들과 나팔수인 언론과 학계의 유용한 바보들은 피침략국가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고, 전쟁의 후폭풍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순진했다. 그들은 증거가 없으면서도 사담 후세인이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믿었다. 그들은 민주주의가 바그다드에 이식되어 중동 전역에 확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들은 이라크인과 아프간인이 미군을 해방자로 환영할 것이라고 국민들에게 확신시켰다. 그들은 석유 수익이 재건 비용을 충당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들은 대담하고 신속한 군사공격으로 중동지역에서의 미국 헤게모니와 세계에서의 지배력을 회복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과는 그 반대였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Zbigniew Brzezinski)는 "이라크에 대한 일방적인 전쟁은 미국 외교정책의 광범한 권위 실추를 촉발시켰다"고 지적했다.

제국의 역사가들은 이러한 군사적 실패를 모든 후기제국의 특징인 '미시 군사주의 (micro-militaryistism)'라고 부른다. 아테네인들은 펠로폰네소스 전쟁(Peloponnesian War, 기원전 431-404년) 시기 시칠리아를 침략하여 전함 200여척과 수천 명의 병사를 잃었고 수천 명의 병사들이 제국 전역에서 반란을 일으켰다. 영국은 1956년 수에즈 운하 국유화에 관한 분쟁 당시 이집트를 공격한 후 이집트의 나세르 (Gamal Abdel Nasser)와 같은 아랍민족주의 지도자들의 힘을 증대시켜 신속하게 철수해야 했다. 이로 인해 얼마 남지 않은 영국의 식민지 지배도 끝이 났다. 이 모든 제국들이 재기하지 못했다.

맥코이에 따르면 융성하는 제국은 정복전쟁에서 군사력 사용을 분별력 있고 합리적으로 하지만 저물어가는 제국은 잃어버린 권위와 힘을 벌충하고자 분별없는 힘의 과시와 대담한 군사적 마술을 꿈꾼다. 제국주의적인 관점에서 조차 이러한 미시군사주의는 몰락 과정을 가속화시키는 재정지출과 굴욕적인 패배를 만들어낸다.

제국은 다른 나라들을 지배할 힘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그들은 신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신비 – 이는 제국의 침략 억압 착취를 위한 가면인데 - 는 일부 원주민 엘리트를 유혹한다. 이들은 제국의 초대에 응하거나 최소한 제국의 지배에 수용적인 자세를 취한다. 제국은 제국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돈과 피에 대한 대가로 그들에게 정중하고 고결한 모양새를 취한다. 영국은 의회제도, 폴로 크리켓 경마 같은 영국 스포츠, 멋진 유니폼의 총독과 왕족들의 휘황함으로 무적의 군사력을 뒷받침했다.

영국은 몰락을 강요당하기 전인 1914에 이르기까지 제국을 유지했다.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군사력의 신화와 더불어 민주주의 자유 평등 배구 야구 헐리우드에 관한 의기 양양한 수사로 전 세계를 석권했다. 물론 장막 뒤에서 CIA는 쿠데타를 조장하고 선거를 조종하며 암살, 흑색 선전, 뇌물 수수, 협박, 고문 등의 더러운 간계를 동원했다. 이제는 더 이상 이것들이 작동하지 않는다.

신비로움은 큰 타격을 받았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보았듯이 제국의 관리를 위한 유연한 대리자를 찾기가 어렵다. 아부 그라이브(Abu Ghraib)에서의 아랍 포로들에게 가해진 신체적 학대와 성적 굴욕감이 담긴 사진들은 이슬람 세계에서 염증을 일으켰고 알 카에다와 최신 이슬람 국가를 키웠다. 오사마 빈 라덴(Osama bin Laden)과 미국 시민 안와르 알-아와라키(Anwar al-Awlaki)를 포함한 지하드 지도자들의 암살은 공개적으로 법치주의 개념을 조롱했다.

중동에서 수십만 명이 죽었고 수백만 명의 난민이 무인항공기에 끊임없이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국가테러범으로 비춰졌다. 우리는 중동 지역에서 광범위한 잔학 행위, 무차별 폭력, 거짓말 및 계산착오를 불러일으킨 (베트남에서의 패배를 유도한) 군사주의적 경향을 저질렀다..

해외에서의 야만성은 국내에서의 야만성으로 이어진다.

미국의 무장한 경찰은 비무장의 가난한 유색인들을 겨눴다. 전세계 인구의 5%에 불과한 미국인 감옥수용자가 전세계 감옥수용자의 25%에 이른다. 많은 도시가 폐허로 되고 있다. 대중교통시스템은 혼란스럽다. 교육시스템은 급격히 쇠퇴하고 민영화되고 있다. 오피오이드 중독, 자살, 집단 총격 사건, 우울증 및 병적 비만 등으로 심한 절망에 빠진 사람들을 양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을 가져온 심각한 절망과 분노는 - 기업 쿠데타와 절반의 국민을 괴롭히는 빈곤에 대한 반발 - 민주주의의 신화를 파괴했다. 트럼프의 트윗과 수사법은 증오 인종주의 편협한 믿음을 부추기고 있으며 약자들을 조롱한다. 유엔(UN)총회 연설에서는 대량학살로 다른 국가를 없애겠다고 위협했다. 우리는 전세계적인 조소와 증오의 대상이다. 미래에 대한 예감은 미국의 미덕과 예외주의 또는 인간 진보에 대한 믿음을 더 이상 담고 있지 않은 디스토피아(절망의 세계) 영화의 등장으로 표현된다.

맥코이는 썼다. 글로벌 파워로서의 미 제국의 몰락은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 전능한 제국의 기운으로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경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은 놀랄 만큼 취약하며, 보통국가 수준의 고유의 힘도 보잘 것 없다. 붕괴의 원인은 많지만 재정압박이 일차적이다. 2세기 동안 본국에서의 안보와 번영은 모든 보통국가의 주된 목적이었다. 대외적이며 제국주의적 모험은 국가예산의 5% 수준으로 할당했다. 주권국가 내부에서 일어나는 재정이 없다면 제국은 약탈적일 수밖에 없다. 대서양 노예무역, 벨기에의 콩고 고무약탈, 영국의 인디아 아편무역, 독일의 유럽침략, 소련의 동구수탈 등이 그 예다.  

수입이 줄어들거나 붕괴되면 제국은 약해진다.

힘의 생태학은 미묘해서 일이 잘못될 때는 예상치 않은 속도로 불규칙하게 전개된다. 포르투갈은 1년, 소련은 2년, 프랑스는 8년, 오스만은 11년, 영국은 17년, 그리고 이라크를 침략한 결정적인 해인 2003년을 기점으로 한다면 미국은 단지 27년이다. 역사를 통해 존재해온 69개 제국의 상당수는 몰락기에 유능한 리더십이 부족했다. 그들 나라는 로마 황제 칼리굴라 (Caligula) 및 네로 (Nero)와 같은 괴물에게 권력을 양도했다. 미국의 경우, 권위의 운전대가 타락한 선동가에게 장악된 지도 모른다.

맥코이는 "대다수의 미국인들에게 2020년대는 물가상승, 임금정체 및 국제경쟁력 약화로 인해 부진한 10년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세계통화로서 달러화 권위가 실추된 상황에서 미국은 재무부 채권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거대한 적자를 메꾸지는 못할 것인데, 그 시점에서 미국채권은 크게 평가절하 될 것이다. 수입 비용이 엄청나게 상승할 것이다. 실업이 폭발할 것이다.

맥코이가 "비현실적인 이슈"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미국 내 갈등은 미국의 파시즘을 유도할 수 있는 극우민족주의를 촉발할 것이다.

몰락의 시기에 신의가 없거나 심지어 편집증적인 엘리트들은 모든 곳에서 적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모든 것을 적으로 간주하고 공격적이 된다는 의미). 세계지배를 위해 만들어졌던 모든 도구들 - 감시체계, 시민적 자유의 제거, 정교한 고문기술, 군사화한 경찰, 광범위한 감옥체계, 수천의 드론과 감시위성 - 이 자국민을 향해 사용될 수 있다.

우리가 만일 기업국가를 통제하는 사람들로부터 국가를 빼앗지 않는다면 제국은 몰락할 것이며 국가는 우리 생애 안에 소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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