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자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현희 씨를 '17세 이전 탈북자'로 확신한다고 밝혔던 신성국 신부가 20일 김현희 씨를 KAL858기 30주기 추모제에 공식 초대하는 글을 언론에 발표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KAL858기 가족회는 올해 30주기 추모제 행사에 김현희씨를 공식적으로 초대합니다. 귀하의 주소와 연락처를 알 수가 없어서 국정원과 경주 시청을 통해서 초대장을 발송했습니다. 정부기관조차 답신이 없어서 부득불 언론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초대를 할 수밖에 없음을 양해바랍니다.”

대한항공(KAL) 858기 사건 30주기 추모제가 열리는 29일을 앞두고 신성국 신부와 김현희 씨 간의 언론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성국 신부는 20일 ‘김현희씨에게 보내는 글’(이하 초대글)을 언론을 통해 공개, “이번에는 핑계 대지 않고 추모제에 나오리라 기대한다. 그날 당신을 기다리겠다”고 공개적으로 초청했다.

앞서 신성국 신부는 <통일뉴스>와의 지난 1일자 인터뷰에서 “우리 주민등록증 같은 공민증과 노동당증이 없고, 없다면 번호라도 알아야 되는데 번호도 모른다”며 “김현희는 어린 시절 북한에서 태어나고 살았지만 공민증을 받기 이전, 17살 이전에 탈북한 상태였다”고 주장한 바 있다.

▲ KAL858기 폭파범 김현희씨가 인터넷 <Daily 월간조선> 19일자 인터뷰를 통해 신성국 신부의 '17세 이전 탈북자'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캡쳐사진 - Daily월간조선]

이에 대해 김현희 씨는 인터넷 <Daily 월간조선> 19일자 인터뷰에서 “저를 가짜라며 시위하고 다니던 정의구현사제단 신부가 정부가 바뀌니깐 요 며칠 전부터 저를 ‘17세 이전 탈북자’로 확신한다며 다시 의혹 제기를 시작했다”고 거론하고, 국가정보원(국정원)을 겨냥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저를 가짜로 만들고 북한이 저지른 테러라는 엄연한 사실을 뒤집으려 한 음모들은 정말 세계적으로 수치스러운 범죄”라며 “이전 정부에서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 안 했기 때문에 다시 그런 자들이 고개를 쳐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성국 신부는 이에 대해 초대글에서 “김현희씨! 올해 30주기를 맞이하여 월간조선과 인터뷰도 하시고 TV조선과도 인터뷰했네요.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존중하지만, 정작 만나야할 피해자 가족들은 만나지 않고, 참석해야 할 추모제는 오지를 않으니 당신의 태도는 분명 잘못되었다”라고 재반박했다.

“어머니들은 30년내내 당신과 연락조차 할 수 없는데, TV조선과는 쉽게 접촉도 하고, 인터뷰도 잘 응해주니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다”는 것.

신 신부는 “김현희씨! 올해 추모제에 당신의 자리를 마련해놓았다”며 “당신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도록 발표 시간도 배정했다. 어머니들께 진정성있는 사죄를 할 수 있도록 특별 만남도 준비했다”고 공개 초청했다.

나아가 “김현희씨! 당신은 결코 테러범이 아니다. 당신은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 13대 대선에서 국정원의 무지개 공작에 투입된 국정원 공작원 아니냐?”고 묻고 “나의 주장이 틀렸다면 당신이 직접 나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즉각 고발해주기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 국정원은 2007년 3월 <통일뉴스>가 신청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부분 공개 결정'을 내리고 절반 이상이 지워진 5쪽 짜리 '무지개 공작' 문건을 공개했다. KAL858기 사건 30주기를 맞아 전면 공개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통일뉴스>는 20일 이 문건의 '전면 공개'를 국정원에 다시 청구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무지개 공작’은 ‘대한 항공기 폭파사건 북괴음모 폭로 공작’의 공작명으로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발전위)가 2006년 8월 KAL858기 사건 재조사 중간발표시 존재를 확인했고, 2007년 4월 <통일뉴스>가 부분 정보공개를 받아 절반 이상이 지워진 무지개 공작 문건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

87년 11월 29일 115명의 승객과 승무원을 태운 KAL858기가 미얀마 안다만해역 상공에서 사라진 지 사흘째인 12월 2일, 국정원은 일본 위조여권을 가진 테러범들의 신원조차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북괴의 테러 공작임을 폭로, 북괴 만행을 전 세계에 규탄’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대북 경각심과 안보의식을 고취함으로써 가능한 대선사업 환경을 유리하게 조성’할 목적으로 폭로시기와 방법, 홍보 방향 등을 모의했고, 이 공작명이 바로 ‘무지개 공작’이다.

‘KAL858기 가족회’와 ‘KAL858기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는 이 사건 30주기를 앞두고 지난달 30일 국정원 적폐청산TF에 ‘무지개 공작’ 문건의 전면 공개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통일뉴스>는 20일 국정원에 ‘무지개 공작’ 문건 정보공개를 다시 청구했다.

▲ 지난해 KAL858기 29주기 추모제 모습. 30주기에는 김현희 씨를 공개 초대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한편, ‘KAL858기 가족회’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은 오는 29일 오전 10시 30분 국회헌정기념관에서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대회’와 추모제를 개최하며 신성국 신부가 쓴 『만들어진 테러범, 김현희』출판기념회도 열 계획이다.

 

<김현희씨에게 보내는 글(전문)>

김현희씨! 안녕하세요? 저는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을 하는 신성국 신부입니다.

금년 11월 29이 오면 이 사건이 발생한지가 벌써 30년이 되었습니다.

KAL858기 가족회는 올해 30주기 추모제 행사에 김현희씨를 공식적으로 초대합니다. 귀하의 주소와 연락처를 알 수가 없어서 국정원과 경주 시청을 통해서 초대장을 발송했습니다. 정부기관조차 답신이 없어서 부득불 언론을 통해서 공개적으로 초대를 할 수 밖에 없음을 양해바랍니다. 이 사고로 남편과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이 금년 추모제에 당신이 오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어서 제가 대신하여 그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김현희씨! 올해 30주기를 맞이하여 월간조선과 인터뷰도 하시고 TV조선과도 인터뷰하셨네요.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존중합니다만, 정작 만나야할 피해자 가족들은 만나지 않고, 참석해야 할 추모제는 오지를 않으니 당신의 태도는 분명 잘못되었습니다. 어머니들은 30년내내 당신과 연락조차 할 수 없는데, TV조선과는 쉽게 접촉도 하고, 인터뷰도 잘 응해주시니 참으로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당신이 언론에 나와서는 “유족들에게 사죄드린다”고 하지만 왜, 피해자 가족들을 직접 만나서 사죄는 못하는지요? 당신의 언론플레이 사죄를 진정성있게 받아들일 가족은 없습니다. 또한번 가족들을 기만하는 태도입니다.

김현희씨! 올해 추모제에 당신의 자리를 마련해놓았습니다. 당신이 하고싶은 이야기를 다 할 수 있도록 발표 시간도 배정했습니다. 어머니들께 진정성있는 사죄를 할 수 있도록 특별 만남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핑계 대지 않고 추모제에 나오시리라 기대합니다. 그날 당신을 기다리겠습니다.

어머니들은 당신이 진실을 고백하면 용서해주고 화해할 마음의 준비를 이미 다 했습니다. 그러나 언론플레이로 어머니들에게 상처만 남기면 당신의 앞길을 보장할 수가 없습니다. 억울하게 남편과 자식을 잃고 슬퍼하는 피해자들의 인내심도 이미 고갈 상황에 와있습니다. 입장을 한번 바꾸어놓고 생각해보십시오.

당신이 국정원 안가에서 비호 받으면서 특별사면이라는 사법적 특혜를 누리고 호의호식할 때, 어머니들은 정부로부터 버림받고 무시당했으며, 심지어는 자신의 남편과 자식들 사망신고조차 못했습니다. 그분들이 이 사건을 매듭짓지 못하고 30년내대 진상규명에 매달리는지 그 이유와 명분은 당신과 정부가 만든 것입니다.

김현희씨! 당신은 결코 테러범이 아닙니다. 당신은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 13대 대선에서 국정원의 무지개 공작에 투입된 국정원 공작원 아닌가요?

당신의 진술서, 수사기록, 재판기록을 모두 분석해보아도, 당신은 KAL858기 폭파 테러범이 될 수 없습니다. 당신과 관련한 모든 기록에 어디에도 북한과 이 사건 연루한 범인 신원을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심지어는 가장 기본적인 고민증과 번호조차 없습니다. 왜 그런가요? 북한과 관련된 진술과 수사기록은 모두 거짓입니다. 당신은 국정원의 하수인이고, 그들의 범죄에 가담한 공범일 뿐입니다. 저의 주장이 틀렸다면 당신이 직접 저를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즉각 고발해주시기를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기꺼이 당신의 고발에 응하겠습니다.

이젠, 가족과 국민 앞에서 양심고백하고 사죄하고 화해하며 살아가기를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그러면 11월 29일 30주기 추모제에 뵙길 바라면서 안녕을 기원합니다.

KAL858기 진상규명시민대책위 짐행위원장 신성국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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