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랑 / 21세기 민족주의포럼 대표

        

  연재를 시작하며

우리 앞에 큰 산이 나타났다. 이름하여 적폐청산. 이 산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제대로 보지 못했을 뿐이다. 그 산의 한 봉우리를 우리는 넘었으나, 아직도 그 대상은 생떼를 부리고 있다. 봉우리와 봉우리는 서로 이어져 있고, 다음 봉우리를 넘어야만 지금 넘은 봉우리도 온전히 넘은 것이 된다. 새로운 봉우리에서 우리는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를 만났다. 아니 이것 역시 그 이전의 만남을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그는 우리를 괴롭혔고, 우리 것을 빼앗았으며, 우리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놓았다. 이제 그를 조롱함으로써 그로 대표되는 적폐를 청산하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 필자 주

 

  낮말은 들쥐가 막고, 밤말은 집쥐가 만든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이 있것다
한마디로 말조심하고 살아야 한다는 건데
말조심할 것도 없이 말을 못하게 하고
입맛에 맞는 말을 만들어 퍼뜨린다는 말
그런 말 들어 보았는가
낮말은 들쥐가 막고, 밤말은 집쥐가 만든다는 말
낮말은 뭐고 밤말은 뭔가
들쥐는 뭐고 집쥐는 뭔가
뭘 막고 뭘 만든다는 건가
지금부터 그 야그 좀 해보자구
머나먼 해뜨는 나라에서 있었던 일이라네
아주 오래 전 해뜨는 나라에서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가 이러구러 하다가
나랏님이 되었다네
그 사나이가 쥐라고 불리는 건
생긴 것이 그래서라고도 하고
천년 묵은 쥐가 인두겁을 쓰고 나타났다고도 하고
쥐 유전자가 있어서 쥐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아무튼 이 사나이 나랏님이 되고 보니
모든 게 의심이 가는 거라
특히 커다란 방송 두 개가 있는데
고봉순과 마봉춘이라고 아마 부른다지
이 둘이 사실 나랏님 소식만 맨날 전해서
땡나 뉴스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언젠가부터 백성이 주인일 수도 있다는 세상이 되더니
이들도 나랏님 나팔수는 못 되겠다고 분연히 떨쳐 일어나더니만
입바른 소리를 하기 시작했는데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그 소리들이 그렇게 거슬리는 거라
그리하여 집쥐들을 소집해서 방법을 만들라 했다지
먼저 형님 친구쥐가 있는데 중쥐라고 하는 쥐라
방송국을 들었다 놨다 하는 자리에 앉혀서
이 놈들을 꽉 잡을 기틀을 마련하라고 햇는데
이 놈들이 워낙 완강해서 쉽지 않은 거라
쥐라는 사나이 나서서 하나 하나 지시해야 할 판
첫째 작업으로 고봉순의 사장부터 갈아치웠는데
이 방법이 기가 막힌 게
없는 죄 뒤집어 씌우기라네
훗날 재판정에서 무죄가 나왔지만 아님 말고식이지
마봉춘의 사장은 제발로 걸어나가서 다행이었지만
사원놈들은 훨씬 더 질긴 거라
집쥐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걸 안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궁궐 밖에 있는 들쥐들까지 불렀는데
그 중에 마봉춘 사장을 시켜서
이 사나이 대신 칼을 휘두를 작자를 찾아냈다네
이름하여 쥐처리
생긴 것도 꼭 쥐새끼 같은데
모든 일을 쥐처럼 처리해서 쥐처리라고 한다지
그냥 칼을 휘둘러 대는데
쥐라고 하는 사나이 신이 나서 박수를 쳤것다
근데 이게 뭐야
마봉춘 사원놈들이 파업이란 걸 한다네
그리고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의 약점이란 약점은
다 캐내어서 전국방방곡곡에 퍼뜨리는 거라
열받은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쥐처리를 당장 오라고 불렀것다
편전에 들어서자마자 잘 보이지도 않는 쪼인트를 까고
눈만 깜빡이는 얼굴을 발톱으로 할퀴고
까진 대갈통을 이빨로 물어 생채기를 내면서
똑바로 하라고 다그쳤것다
매일매일 진행 상황을 보고하라 했다지
이때부터 쥐라는 사나이와 쥐처리의 학살극이 자행되엇는데
가장 맘에 안 드는 놈 밥줄을 끊고
그 다음 안 드는 놈 멀리 보내 버리고
그 다음 안 드는 놈은 엉뚱한 일 시키고
그러고 보니 쓸 만한 사원은 거의 다 없어져서
방송이라고는 볼 게 없이 되어버렸으니
마봉춘을 마빙신이라고 백성들이 불렀다는데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와 쥐처리는 좋아라 하면서
마봉춘으로 돌아오지 못하도록
사원들을 이간질시키려고 몇몇 들쥐를 통해
맘에 안 드는 놈들 잡는 작업을 계속 했다지
이때부터 낮말은 들쥐가 막는다는 말이 돌았다는데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도 들었는지 어땠는지는 모르겄고
아무튼 일단계 성공한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근데도 뭔가 계속 불안한 거라
나랏님 될 때만 해도 인기가 괜찮았는데
날이 갈수록 떨어져만 가니
뭔가 수를 내기는 내야 할 판
수족처럼 부리던 훈쥐라는 집쥐를 의금부 대장에 앉히고
이름하여 관쥐라는 집쥐를 병조판서에 앉혔는데
이들에게 뭔가 수를 내놓으라고 하니
이들이 만들어 올린 안이 바로 밤말을 만드는 거였다네
포졸과 군졸 중에 밤말만 만들어 내는 쥐를 뽑아서
전국 방방곡곡의 하수도에 들쥐 집쥐들을 보내
그 말을 퍼뜨리는 거지
시쳇말로는 댓글이라고 한다던가
이때도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는데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엄명을 내리기를
집쥐를 골라 뽑되 유전자 검사를 확실히 하라는 것
혹여라도 반항의 유전자가 있는 동네는 안 된다는 것이라네
그렇게 해서 처음 나간 게
병조판서인 관쥐를 영웅처럼 만든 것인데
관쥐가 나라를 구한 해군 장군을 닮았단다
이 말에는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도 배꼽 잡고 웃었다
지가 무슨 해군 장군 닮았냐 아무리 봐도 쥐새끼처럼 생겼는데
그런데 생각해 보니 웃을 일이 아니었다
이 자식이 나를 놔두고 지를 우상화하다니
이 자식을 백의종군시켜? 해군 장군처럼?
그런데 관쥐는 관운도 좋은지 그 뒤로도 아무일 없다가
다음 나랏님 때도 병조판서를 계속 하더니
드디어는 관운도 좋아 의금부 밥까지 먹게 되었구나
뭔가 잘못 되어가는구나 느낀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대책을 수립하라고 집쥐들을 한낮에 불러 모았것다
이른바 참모회의라는 걸 연 거지
사실 별 뾰죽한 수는 없지만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한마디 했것다
지금은 나라가 과거에 발목이 잡혀 있는 때
쥐도 궁지에 몰리면 고양이도 문다는 것을
한번 확실히 보여주자는 말을 했는데
다들 뭔가 짜증스러운 표정
왜 하필 쥐와 고양이에 비유하는 건지
그건 그렇고 관쥐가 다 불었다는데 어찌 할까요
한 참모가 그리 물어서
그렇다고 그리 말하면 되나 혀라도 깨물어야지
그게 팩트라도 무조건 자기가 한 거라고 해야 하는 거야
그러자 웅성웅성 떠드는 소리가 들리는 판에
뭔가 푸드득 하고 날아가는 소리가 나는 거라
어 저거 뭐냐 새구나 새야
이를 어쩌나 낮말을 새가 들어 버렸네
그리하여 찜찜한 가운데 이윽고 밤이 되고
돈 문제를 논의할 가족들이 모였으니
이른바 서족회의라 하는데
큰형 은쥐, 작은형 득쥐, 그 아들들 등등이 모였는데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의 관심은 숨겨 놓은 재산에만 몰려 있으니
쥐쓰라는 회사를 명목상 소유하는 형님쥐 은쥐를 향해
형님 혹시라도 이런 틈을 타서 내것 가지려 하지 마쇼
아니 동생 무슨 그런 섭한 말을 내가 그럴 리가 있나
그러면 아들을 좌천시키고 내 아들로 대표를 시킵니다
은쥐와 그 아들쥐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말없이 있는데
아 이게 무언가 갑자기 쏜살같이 지나가는 소리
뭐냐 쥐다 잡아라 잡아라 하는데 이미 구멍에 들어가 버렸네
이를 어쩌나 밤말은 쥐가 다 들어버렸네
다음날부터 발없는 낮말 밤말이 온통 나라를 휘젓고 다니는데
낮말은 누가 막았나? 밤말은 누가 만들었나?
쥐쓰는 누구 거지? 쥐쓰는 누구 건가요? 쥐쓰는 누구꺼냐니까요?
낮이면 낮마다 밤이면 밤마다 들리는 소리
쥐잡으러 가세 쥐잡으러 가세
마침내 쥐라고 불리는 사나이 노이로제에 걸려서
쥐구멍에서 찍찍거리며 뛰쳐 나올 수밖에
그 뒤 어디로 가게 됐는지는
차차 알게 될 터이니 지둘러 보자고
아무튼 옛말이 그른 게 없는데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 법
말조심할뿐더러 거짓말 해봤자 드러나게 돼 있다는 말 아니겠나
아주 오랜 옛날 머나먼 해뜨는 나라에서 있었던 일이라네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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