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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운명의 목소리가 있는 것 같다”[KAL858 30주기④] KAL858기 사건 연구자 박강성주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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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4  13: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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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29일은 대한항공(KAL) 858기가 승객과 승무원 115명을 태운 채 미얀마 안다만 해역 상공에서 사라진 지 30주기가 되는 날이다. 당시 국가안전기획부는 북한 테러범 김승일과 김현희가 기내에 폭발물을 두고 내려 공중폭파됐다고 발표했고, 범인 김현희는 울먹이며 범행을 자인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그러나 비행기의 잔해나 실종자의 유품과 유해가 전혀 발견되지 않은 이 사건에 대한 의혹은 사건 발생 초기부터 제기됐고, 2006년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는 이 사건을 1987년 제13대 대통령선거에 이용한 ‘대한 항공기 폭파사건 북괴음모 폭로 공작(무지개 공작)’이 있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압송된 김현희가 비행기 트랩을 내려오는 장면은 생생하게 국민들의 뇌리에 박혀있다.

김현희의 진술에만 의존한 수사결과에 대한 의혹제기와 진상규명 요구는 끊이지 않았고, 2001년 14주기 추모식 전후로 ‘KAL858기 가족회’와 ‘KAL858기 사건 진상규명 시민대책위원회’의 활동이 본격화 돼 국정원발전위원회와 진실화해위원회가 이 사건을 다루기도 했지만 김현희 조사조차 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촛불민심으로 앞당겨 정권교체가 이뤄진 상황에서 오는 11월 29일 30주기를 맞아 진상규명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다. 가족회와 시민대책위는 국정원이 부분공개한 ‘무지개 공작’의 전면 공개와 유일한 증인 김현희와의 면담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2001년부터 이 사건의 의혹을 다뤄온 <통일뉴스>는 ‘KAL858기 사건 30주기’를 맞아 주요 관계자와의 릴레이 인터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연재 순서>

“30년을, 어떻게 그 세월을 넘어갔지 싶어요”
[KAL858 30주기①] 차옥정 ‘KAL858기 가족회’ 전 회장


“김현희, ‘17살 이전 탈북자’ 확신”
[KAL858 30주기②] ‘KAL858 시민대책위’ 신성국 신부

“결국 김현희의 귀가 결정타가 될 것”
[KAL858 30주기③] KAL858 의혹 불씨 던진 현준희

 

   
▲ KAL858기 사건 연구자 박강성주 박사가 2008년 미CIA가 공개한 비밀문건을 발견해 공개한 사진. 그는 KAL858기 사건 30주기 <통일뉴스>와의 서면인터뷰에서 “이것이 외국 정부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의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2008년, 제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문서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외국 정부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KAL858기 사건이 세인들의 뇌리에서 거의 잊혀지다시피 한 지난 10년간 가장 꾸준히 이 사건을 천착해온 연구자가 있다. “지금까지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고 사건과 관련된 문서들을 부분적으로 얻을 수 있었다”는 박강성주 박사.

그와 이 사건의 만남도 말 그대로 ‘운명적’이다. 통일부에서 주최했던 대학생 통일논문 공모전에 참여해 우수상에 선정됐지만 “논문에 민감한 내용이 있으니 고치라”는 요구를 거절해 상은 취소됐고, 그 ‘민감한 내용’이 다름 아닌 KAL858기 사건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논지였다.

“그때 수정요구를 받아들였다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그는 수정요구를 거절했을 뿐만 아니라 이 부당한 처사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시키면서 15년간 지난한 길을 걷고 있다.

KAL858기 사건을 주제로 국내에서 석사, 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KAL858기 사건 30주기를 맞아 <통일뉴스>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이 사건과 관련된 어떤 운명의 목소리가 있는 것 같고, 여기에 귀를 잘 기울이려 한다”고 심경을 밝혔다.

그간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외국 정부로부터 받아낸 공문서들을 분석한 결과에 대해 그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외국 문서들에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은, KAL858기 사건에는 어떤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는 점”이라며 미국 문서들에서도 “북쪽이 왜 사건을 일으켰는지 동기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영국의 경우 수사발표와 관련해 김현희가 왜 갑자기 자백을 하게 됐는지 의아해했다”, “호주 문서에 따르면 1988년 1월 12일 기준 한국은 벌써부터 김현희 씨에 대한 사면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스웨덴 자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평양의 스웨덴 대사관이 직접 보내온 문서가 있다는 것” 등을 주요하게 꼽았다.

   
▲ 박강성주 박사는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김현희 씨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현희 씨는 2009년 3월 11일 부산 벡스코에서 일본인 납북자 다구치 야에코 씨의 가족을 만난 뒤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가짜가 아니라고 말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그는 KAL858기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김현희 씨에 대한 조사와 북쪽 현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짚었고, 사건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쿠웨이트 파견관의 “사건이 일어나기 전 ‘첩보’ 수준의 이야기들이 있었다”는 증언에 주목했다.

또한 당시 박길연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 “이 사건은 대통령 선거의 승리를 위해 남쪽이 저지른 자작극”이라면서 남측 내부 정보 소스에 대한 질문에 “우리 또한 친구들이 있다”고 답한 대목에도 눈길을 돌렸다.

박사 논문 작성 과정에서 실종자 가족들과 많은 인터뷰를 진행했던 그는 가족들의 고통에 대해 “대부분 많이 힘들어한다”며 “원하는 가족들은 적어도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게 방안이 마련되었으면”하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KAL858기 사건의 진실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 물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며 “KAL858기 사건과 관련해 ‘어떤 형태로든’ 끝까지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KAL858기 사건 30주기를 맞아 <통일뉴스>가 진행하고 있는 연속 인터뷰의 일환으로 박강성주 박사와 나눈 서면인터뷰 7일자 답변서 전문이다. 아울러 서면인터뷰의 특성상 경어체를 그대로 두었음을 밝혀둔다.

“원하는 가족들 심리상담 받을 수 있어야”

□ 통일뉴스 : 근황이 궁금합니다.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신지요?

■ 박강성주 박사 : 저는 계속해서 연구자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지금도 유럽의 한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활동을 하고 있고요. 올해 가장 신경써서 하고 있는 일은 책을 내는 것입니다. 제 박사논문과 이를 바탕으로 한 책과 마찬가지로, 큰 틀에서는 국제관계학에 대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그 핵심에는 역시 KAL858기 사건이 있습니다. 사건 30년인 만큼 올해 안에 책을 내려고 했는데, 출판사의 내부 사정으로 어려워질 것 같아 정말 아쉽습니다.

□ 이 사건과의 인연이 남다른 줄 압니다. 독자들을 위해서 간략하게 소개해 주시죠.

■ 제가 대학생, 그러니까 학부생 때입니다. 통일부에서 주최했던 대학생 통일논문 공모전에 참여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우수상을 받게 되었는데, 시상식을 며칠 앞두고 전화가 왔습니다. 논문에 민감한 내용이 있으니 고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수정요구를 거부했고, 상은 취소되었습니다.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바로 이 사건입니다.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를 뒤늦게 문제 삼은 것이지요. 그때 너무나 혼란스러워 신경쇠약 비슷한 증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기운을 되찾고 나서 이 ‘통일논문’ 사건을 국가인권위원회로 가져갔습니다. 정부가 학문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뒤 우여곡절 끝에 석사와 박사논문을 모두 KAL858기 사건으로 썼고, 관련 연구를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그때 수정요구를 받아들였다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 KAL858기 사건 30주기를 맞았습니다. 개인적인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

■ 30년… 무엇보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115명의 실종자분들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진상규명 요구가 지금도 끊이지 않습니다. 저 역시 이 사건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아울러 올해는 저에게 KAL858기 사건 연구 15년이 되는 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연구자로서의 저 자신도 많이 돌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 가족들의 눈물은 아직 마르지 않고 있다. 2015년 10월 29일, KAL858기 사건 27주기 추모제에서 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박사 논문을 토대로 『슬픈 쌍둥이의 눈물』을 출간했는데, 가족들과 인터뷰도 많이 한 것으로 압니다. 가족들의 고통은 어떠했습니까? 어떻게 해야 치유할 수 있을까요?

■ 모든 고통이 그렇겠지만, 실종자 가족분들의 고통은 당사자가 아니고는 제대로 헤아리기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인간은 자기 자신의 고통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그분들을 직접 뵙고 이야기를 들으며 ‘아주 조금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 많이 힘들어하십니다. 어떤 면담의 경우 가족분도 그러셨지만 저도 눈물을 계속 흘려 면담을 진행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어떤 고통도 온전히 치유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떠나 면담을 하며 고민했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원하시는 가족분들은 적어도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게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외국정부 공개문서, “어떤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

□ 외국 정부를 상대로 정보공개 청구를 진행해오셨는데, 지금까지의 경과를 간략히 소개해 주시죠.

■ 2008년, 제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비밀문서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외국 정부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고 사건과 관련된 문서들을 부분적으로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영국의 경우 신청이 기각돼서 이의를 제기했고, 이를 통해 일부 문서를 받아냈습니다. 그런 다음 몇 년을 더 기다려 추가 문서를 받을 수 있었고요. 5년 정도 걸렸습니다. 호주의 경우도 처음에는 일부 문서만을 받았는데 행정심판까지 가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 더 많은 문서를 받아내었습니다. 모두 6년이 걸렸지요.

   
▲ 왼쪽은 5년 만에 영국 외무성으로부터 공개받은 KAL858기 사건 관련 미국 정부 자료. 오른쪽은  2010년 호주 정부를 상대로 시작한 정보공개 청구 결과, 2016년 호주 외교부로부터 추가로 받아낸 비밀문서.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영국 외무성이 추가로 공개한 문서 중 미국 하원 청문회 관련 자료 표지. 박강성주 박사는 "외무성은 자신들의 잘못으로 문서 전달이 몇 년이나 늦어진 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를 해왔다. 그리고 이를 공식 문서에도 기록으로 남겨주었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외국 정부가 공개한 자료들을 분석해 <통일뉴스>에 투고해 오셨는데, 드러난 사건의 맥락이나 새로 밝혀진 내용 등을 소개해 주십시오.

■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외국 문서들에 공통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은, KAL858기 사건에는 어떤 이해되지 않는 면이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공식 수사발표를 가장 강하게 옹호했던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북쪽이 왜 사건을 일으켰는지 동기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영국의 경우 수사발표와 관련해 김현희가 왜 갑자기 자백을 하게 됐는지 의아해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내용으로는, 호주 문서에 따르면 1988년 1월 12일 기준 한국은 벌써부터 김현희 씨에 대한 사면 가능성을 말하고 있습니다. 수사발표 전부터 사면 계획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스웨덴 자료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평양의 스웨덴 대사관이 직접 보내온 문서가 있다는 것입니다. 북은 안기부(현 국정원)의 수사발표를 전면 부인하였는데 문서는 당시의 이런 분위기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안기부 쿠웨이트 파견관 ‘사전 첩보’ 언급 확인해야

□ 이 사건의 진상을 온전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어떤 자료나 증언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개인적으로 주목해 추적하고 있는 사안이 있습니까?

■ 아주 중요하고도 어려운 질문입니다.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 먼저 김현희 씨에 대한 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진술과 관련해 그동안 수많은 의혹들이 제기되었기 때문에 이를 본인이 직접 해명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국정원 발전위) 재조사에서 중요한 증언을 했던 전 안기부 직원이 한 분 있습니다. 쿠웨이트 파견관으로 계셨는데, 진술 가운데 사건이 일어나기 전 ‘첩보’ 수준의 이야기들이 이미 있었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이 부분을 좀 더 확인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북쪽 현지 조사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됐든 공식 발표에 따르면 북쪽의 공작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지만, 김현희 씨의 진술을 검증하기 위해서도 현지 조사가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  KAL858기 사건은 유엔 등 국제무대에서도 다뤄졌지만 '북한 소행'를 입증하지 못하고 결국 미국이 198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양자제재로 귀결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사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논의를 짚어보고 싶습니다. 당시 박길연 유엔 주재 북쪽 대사가 이 사건은 대통령 선거의 승리를 위해 남쪽이 저지른 자작극이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그런 내부 정보를 어떻게 알았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우리 또한 친구들이 있다”고 답합니다.

제가 2006년과 2007년 미국에 특파원으로 있던 기자분들에게 취재요청을 드렸는데, 나름대로 노력하셨지만 박길연 대사와 연락은 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그 뒤 박 대사는 2008년 북으로 귀국했습니다). 어떤 특별한 뜻이 없을 수도 있지만, 저는 이 “친구들” 부분이 지금도 궁금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끝까지 가려고 한다”

   
▲ 박강성주의 박사논문을 토대로 한 단행본 『슬픈 쌍둥이의 눈물』(한울, 2015). 부제목이 ‘김현희 KAL858기 사건과 국제관계학’이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 KAL858기 가족회와 시민대책위는 30주기를 맞아 ‘무지개 공작’ 문건 전면 공개와 김현희 면담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보십니까?

■ 실종자 가족분들과 대책위로서는 충분히 그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공작 문건이 원칙적으로 전부 공개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면담의 경우, 김현희 씨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어려울 수도 있지만 특별사면을 받았던 취지를 생각해 대화에 나서주었으면 합니다.

□ KAL858기 가족회와 시민대책위에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저는 가슴이 먼저 아려옵니다… 여러분과의 첫 만남을 생각해보니 10년이 훨씬 지났습니다. 좀 믿겨지지 않습니다.

가족회의 경우 나이가 있으신 분들, 또는 심리적으로 힘겨워하시는 분들이 계시다고 알고 있어 건강이 걱정됩니다. 사건과 관련된 의혹들이 하루빨리 밝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족회와 대책위 분들의 입장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분들의 노력과 삶은 분명히 존중되어야 합니다. 사건 30년, 특히 가족분들의 심정이 어떠할지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옵니다.

□ 기타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KAL858기 사건의 진실은 도대체 무엇인가? 이 물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는 어떤 확실한 답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국정원 발전위와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에서 재조사를 담당했던 조사관분들은 직간접적으로 저에게 사건에 대한 글 또는 학위논문을 쓰지 말라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안기부 수사발표가 맞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분들 말씀이 맞을 수 있습니다. 저도 제가 걱정될 때가 있고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거든요… 진실에 대한 이러한 고민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릅니다.

이 불확실함과 고민을 견뎌낼 수 있는 힘, 그리고 ‘진실이 무엇이든’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또 다른 힘. 그 힘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싶습니다.

□ 향후 이 사건과 관련된 계획이 있으시다면 소개해 주시죠. 국내에 들어올 계획은 없는지요?

■ 저는 KAL858기 사건과 관련해 ‘어떤 형태로든’ 끝까지 가려고 합니다. 좀 무겁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의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문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이 사건과 관련된 어떤 운명의 목소리가 있는 것 같고요, 여기에 귀를 잘 기울이려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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