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이기정 할머니가 11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 고 이기정 할머니. [사진제공-정대협]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은 이날 "11일 오전 8시30분 충남 당진에 사시던 이기정 할머니께서 별세하셨다"고 부고를 알렸다.

고 이기정 할머니는 1925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나 19살 즈음인 1943년 경 서울의 소개소에서 일본 군인의 옷을 세탁하는 일을 할 것이라는 취업사기에 속아 강제동원됐다. 당시 가족도 몰랐다고 한다.

고인은 부산을 거쳐 싱가포르와 버마(미얀마)의 위안소에서 일본군'위안부' 생활을 강요받았으며, 미얀마에서 해방을 맞이한 뒤 군함을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 어려운 삶을 살아야 했던 할머니는 2005년 뒤늦게 피해사실을 안 이복 동생이 정부에 신고.등록됐다.

고인의 빈소는 당진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3일 오전 9시, 천안 망향의 동산에 안장된다.

정대협 측은 "한편생을 악몽같이 살아야 했지만, 그 누구도 사죄하지 않았다"며 두번 다시 이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할머니의 아픔이 진정으로 아물 수 있게 우리가 해야할 일이 남아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이기정 할머니의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33명이다. 앞서 지난 1일 이름을 밝힐 수 없는 피해자가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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