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내 진보정당들이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회 연설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에서 대한민국 국민과 국가에 대한 존경과 우의를 표시한데에 대해선 높이 평가하고, 동맹의 호혜로운 발전을 표방한 것에는 환영하는 바”이나, “북핵문제와 관련해 실제적인 해법은 제시되지 않았으며 북한에 대해서는 규탄과 적의를 표현하며, 상당히 도덕주의로 일관한 데에 대해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30분 내내 반공교육을 받는 느낌이었다.”

김 의원은 “당면한 북핵 문제해결을 위한 북한과 미국 양자 간 대화, 한미동맹의 역할, 그리고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가의 역할과 다자간 협력에 대해서는 어떠한 필요성과 방향,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단지 지금은 ‘힘의 시대’라 이야기하며 강압과 군사력에 의한 북한의 고립, 위기를 불사하는 북한에 대한 압박과 제재만을 되풀이함으로써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의 가능성을 일깨우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결국 북한은 악당체제이기 때문에 아무런 대화나 협상이 필요 없고, 더욱 고립시키고 지원·공급·용인 등 일체의 대북 관여정책을 부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서는 경악을 금할 수 없다”며, “결국 이러한 편향성 속에서 또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될 불씨를 제공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이제 중국으로 떠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의견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중국에서도 시진핑 주석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미국으로 귀국하는 길에는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보다 풍성한 성찰과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논의가 있어야 하겠다”고 당부했다.

민중당 김종훈, 윤종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회에 입장하여 연설하는 내내 “NO WAR, We want PEACE”라는 손피켓을 들고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민중당 이은혜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빈 수레가 요란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연설에서 한반도 문제 해법도, 평화체제 구축의 비전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혹평했다.

이 대변인은 “탈북자 증언 수준의 북한 소식과 체제비판, 힘의 과시를 걷어내면 생산적인 내용이 없다. 수십 년간 실패해온 ‘제재와 압박에 의한 북한 붕괴’만이 남을 뿐”이라며, “정부는 트럼프의 반공 웅변을 듣고자 수십억 달러의 무기를 사들인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은혜 대변인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동원되어 손뼉 치는 모습을 보자니 헛웃음이 난다”면서 “지금 대한민국은 1970년대가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1993년 클린턴 대통령 이후 무려 24년 만에 진행된 이번 트럼프 미 대통령의 국회 방문 연설은 강화된 한미동맹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 연설”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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