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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군이 내 아이를 죽였다"<문 대통령 베트남 방문 기획①> 베트남 하미 학살 생존자 쯔엉티투 할머니
꽝남성=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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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5  10: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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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한국과 베트남 수교 25주년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0일부터 11일까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베트남 다낭을 방문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베트남 전쟁 참전을 '애국'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해 학살당한 민간인들의 숫자는 9천여 명에 달합니다. 피해자들에게 한국 정부가 이제 답해야 할 때입니다.

<통일뉴스>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함께 <나비기금>이 마련한 '베트남 나비평화기행'(2~8일)에 함께합니다. 촛불혁명으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의 첫 베트남 방문. 한국군에 의해 피해입은 이들의 목소리를 담았습니다.

 

 

 

 
▲ 베트남 중부 꽝남성 하미마을에서 자행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당시 살아남은 쯔엉티투 할머니가 4일 '나비평화기행' 참가자들을 만나 자신의 삶을 증언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갑자기 한국군이 집안에 들이닥쳤다. 내 아이들을 먼저 쐈다. 갓난 아이를 안고 나가는데 한국군이 나를 향해 계속 총을 쐈다. 그리고 집에 불을 붙였다. 우리 집에 같이 살던 식구 12명이 죽었다."

1968년 음력 1월 24일. 베트남에 파병된 한국군 청룡부대 3개 소대가 하미마을로 들어왔다. 그리고 청룡부대는 쯔엉티투 할머니(79세)의 아이 2명을 포함해 12명의 가족을 죽였다. 살아남은 쯔엉티투 할머니는 한국인들을 만나 학살자를 정확히 지목했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와 한베평화재단이 마련한 '2017 나비기금과 함께 떠나는 베트남 평화기행' 참가자 38명은 4일 베트남 중부 꽝남성 하미마을 민간인 학살 현장을 방문했다. 

태풍 '담레이'가 몰고온 폭우가 내린 이날, 하미마을에 자리잡은 위령비에 79세의 쯔엉티투 할머니가 모습을 드러냈다. 깡마른 모습에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할머니는 학살로 절단된 오른발을 이끌며 한국인들 앞에 나섰다. 그리고 당시를 생생하게 증언했다.

   
▲ 쯔엉티투 할머니.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쯔엉티투 할머니는 1968년 음력 1월 24일 하미마을에 살고 있었다. 집 안 산모방에 할머니는 태어난 지 석달된 셋째 딸을 안고 있었다. 한국군의 소집통보에 마을 사람들이 몰려갔지만, 할머니는 집에 있었다.

"한국군들이 주민들을 모았다. 나는 그때 애를 낳은 지 얼마 안됐다. 그래서 나가지 않았다. 밖에서 웅웅 총소리가 요란하게 났다. 밖의 상황은 몰랐다. 그런데 갑자기 한국군이 집안까지 들이닥쳤다"고 쯔엉티투 할머니는 50년 가까이 된 기억을 꺼냈다.

"한국군이 들이닥치더니 내 아이들을 먼저 쐈다. 총소리가 집안에 나고 아이들이 쓰러지자 갓난 아이를 안고 내 아이들을 향해 기어갔다. 그러더니 한국군들이 나를 향해 총을 쏴댔다. 그리고 집에 불을 붙였다."

석달 된 막내 딸을 안고 총을 맞은 쯔엉티투 할머니의 온 몸은 피투성이. 다리에도 허벅지에도 피가 났다. 어깨에 손을 대니 피가 흥건하게 흘러내렸다. 한국군이 불을 지른 집을 빠져 나와 어떻게든 살려던 할머니의 다리 위로 지붕에서 불덩이 하나가 떨어졌다. 품에 안은 셋째 딸은 화상을 크게 입었다.

한국군에 의한 학살로 오른쪽 발을 잃은 할머니는 한국군에 의해 가족을 잃었다. "첫째 딸은 8살이고 둘째 아들은 6살이었다. 그날 우리 집에 살았던 새언니, 올케 그리고 그 아이들이 죽었다. 내 아이 둘까지 12명이 죽었다"고 증언하는 할머니는 하미마을 위령비 제단에 손을 얹고 한숨을 쉬었다.

1968년 음력 1월 24일, 베트남에 파병된 한국군 청룡부대 3개 소대는 하미마을로 들어왔다. 한국군은 하미마을 주민들을 한 곳으로 모이라고 했다. 한국군과 친했던 주민들은 평소처럼 밀가루와 쌀을 받으리라 생각했다. 아이들에게는 사탕이 손에 쥐어졌다. 

   
▲ 청룡부대가 학살한 민간인의 이름이 적힌 위령비 앞에서 쯔엉티투 할머니. 당시 학살된 할머니의 두 아이들의 이름이 적혀있다.[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그리고 갑자기 청룡부대원들은 숨겨논 무기를 꺼내 난사하기 시작했다. 2시간 만에 135명의 주민이 살해됐다. 살해된 아이들의 입에는 사탕이 그대로 물려있었다. 함께 살던 쯔엉티투 할머니의 새언니 2명, 올케 1명, 조카 7명이 그 자리에 있었다. 청룡부대원들은 이들 시신을 불도저로 밀어 흔적을 없애려 했다.

청룡부대는 쯔엉티투 할머니의 집까지 들어와 군홧발로 짓이기며 총을 쏘아댔던 것. 두 아이를 잃은 것도 모자라 자신의 몸은 물론, 살아남은 막내 딸은 지금까지 당시의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2001년 한국 월남참전전우복지회 지원으로 위령비가 세워졌다. 하지만 위령비에는 학살자 한국군은 적히지 않았다. 이에 분노한 마을 주민들은 '청룡부대원들이 미친 듯이 와서...'라는 문구를 적었지만, 이마저도 한국 정부에 의해 커다란 연꽃이 그려진 대리석으로 봉인됐다.

베트남 파병 한국군 '청룡부대', 그리고 한국 정부는 자신들의 과거를 지우려고 했다. 하지만 다리를 잃고 자식과 가족을 잃은 쯔엉티투 할머니는 정확히 '한국군'을 학살자로 지목하고 있다.

   
▲ 하미학살 위령비 앞 제단에 손을 얹고 학살 현장을 바라보는 쯔엉티투 할머니.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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