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우리의 기본 입장은 우리의 핵무기가 협상 의제가 되는 어떠한 대화에도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1일 평양에서 만난 <타스통신> 대표단으로부터 ‘러시아가 제안한 북핵 로드맵이 실현될 수 있겠는가’는 질문을 받고 “미국이 조선(DPRK)에 최대의 압박과 제재, 극도의 군사적 위협을 가하는 현 상황은 대화가 열릴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미대화 재개 조건’에 대해서도 “우리가 무수히 말해왔듯, 미국이 (대조선) 적대 정책을 포기하고, 조선(DPRK)에 대한 모든 핵 위협을 근원적으로 청산해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북측에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제안한 남측 문재인 정부를 향해서는 “문제는 그들이 ‘우리 민족이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을 부정하고, 미국의 대조선 적대정책을 맹종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그들이 미국의 방침을 추종해 우리에 대한 제재.압박을 가하는 한, 북남관계 개선 전망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리 외무상은 “트럼프가 유엔에서 호전적이고 정신 나간 연설로 우리에 대한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붙인 셈”이라며 “우리 군대와 인민은 미국과 말이 아닌 불벼락으로 최종 결산하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북한 내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실질적인 힘의 균형이라는 최종 목표로 향하는 길에서 거의 종점에 도달했다”면서 “미국이 대조선 압박정책을 근원적으로 청산하지 않는 한 결코 우리의 핵무기가 협상 의제로 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채택을 비난하면서 “우리는 일관되게 경제와 핵무력 병진 정책을 이행할 것이고 국가 핵무력을 개선하기 위한 역사적 과업을 완수할 것”이고 “자력갱생과 과학기술에 의지하여 사회주의 경제강국 건설에서 새로운 도약을 이룩하고 제재와 질식의 적대정책을 짓부시고 화를 복으로 바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타스통신> 대표단은 북.러 수교 69주년(10.12)을 앞두고 <조선중앙통신>의 초청에 따라 방북했다. 이에 앞서, 미국 <뉴욕타임스>와 이란 <프레스TV> 취재단이 추석 전후 북한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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