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 (원불교 교무)


추석 연휴가 시작된 10월 1일 현재,
원불교100년기념관은 기초공사가 한창이다.

서울시 동작구 현충로 75번지 대지 1800여 평에 지어지고 있는 연면적 8,000여 평의 원불교100년기념관은   기초공사만 6개월이 넘게 걸릴 예정이다. 

▲ 지하의 물과 바위를 다스리지 못한 건축물은 채 10년을 버틸 수 없다고 한다. 기초의 중요성을 가르치는 말 속에서 평화가 본디 생존의 기초라는 걸 다시 되새긴다. 사진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원불교100주년기념관'공사 현장.[사진제공-정상덕 교무]

흙의 무너짐을 방지하는 흙막이 공사(CIP), 물길을 돌리고 안전하게 하는 물막이 공사(차수공사), 수많은 파일들을 연결하여 무너짐을 방지하는 버팀보공사로 대변되는 토목공사는 23개월의 전 공사기간 중 무려 8개월 동안 진행하게 된다.

공정기간만 보더라도 건축에서 기초공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충분히 알 수 있다. 
100년기념관 공사는 양 옆에 한강과 지하철 9호선을 두고 진행된다. 강의 흐름과 지하철 이동을 염두에 둬야 하는 엄중한 조건 속에서 이뤄진다. 직접 기초공사는 진흙층을 지나 암반층까지 파일을 박아 작은 진동까지 최소로 하는 공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100년기념관을 짓기 위해 우선 제2종 일반주거지역으로서의 건축 허가과정 3년, 기본설계와 실시설계과정 2년(설계변경은 진행형)을 거쳐왔다.

대중들은 이제 토목공사 중인 건축 현장을 바라보며 100년기념관 건축추진위원회 집행위원장인 나에게 가장 많이 하는 질문과 공통된 물음은 "지금 몇 층 올라갔는가?", "언제 완성이지?" 등이다.
아마도 토목과 건축을 잘 모르던 예전의 나였다면 나도 똑같은 질문을 했을 것이다.

원불교 100년기념관은 튼튼한 기초공사(지하층 터파기)를 2018년 2월까지 진행한다. 

건축에서 토목공사는 나무에 비유하면 뿌리에 해당되고. 인생에 비유하면 유소년기 전부라 할 수 있다. 대지를 좋은 흙이 있는 곳을 골랐다 하더라도 지하의 물과 바위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건축물은 채 10년을 버틸 수 없다는 것이 토목 전문가들의 충고이다. 

기초의 중요성을 가르쳐주시는 스승님의 법문을 온전히 받들며... 내 마음을 챙겨본다.

원불교 대산 종사 말씀하시기를「뿌리가 깊지 못한 나무는 무성할 수 없고 기초가 튼튼하지 못한 건물은 수명이 길지 못하나니, 만물의 생장은 먼저 그 뿌리를 깊고 튼튼하게 하는 것이 근본이 되고 만사의 경륜은 반드시 그 기초를 견고히 하는 것이 주가 되느니라. 우리가 목적하는 제생 의세의 대도 정법도 먼저 그 뿌리를 찾아 더욱 깊고 튼튼하게 가꾸어야 할 것인바, 세상의 뿌리는 도덕이요 도덕의 뿌리는 회상이며, 회상의 뿌리는 불보살이요 불보살의 뿌리는 마음공부임을 알아서, 이 마음공부로 도덕을 살리고 세상을 구원하는 근본을 삼아야 할 것이니라.」

모든 기초의 중요성을 얘기하고자 하는 나의 기도의 끝은 마음의 평화이다. 우리들의 자유처럼 세상 모두가 함께 골고루 잘 사는 것이 평화이다. 남북의 긴장관계 그리고 신자유주의를 기반에 둔 지구촌 장사꾼들이 판을 치는 약육강식의 안개 속을 지나면 분명히  평화의 꽃은 피어날 것이다.

평화는 본디 생존의 기초이다. 평화는 소태산 대종사의 은혜관계요, 부처님의 자비 세상이다. 평화를 다시 회복하는 길은 사상누각(沙上樓閣) 같은 욕심전쟁의 놀음판을 걷어치우고, 삶의 기초인 평화의 대동 세상을 열어가고 실천하는 것이다. 기초를 잊지 않고 살아갈 평화의 길을 어서어서 얘기하자.

정상덕 합장(2017년 10월 02일)

 

 

원불교 교무로서 30여년 가깝게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함께해 왔으며, 원불교백년성업회 사무총장으로 원불교 100주년을 뜻 깊게 치러냈다.

사회 교화 활동에 주력하여 평화, 통일, 인권, 정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늘 천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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