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선 통신원 / (사)평화3000 대북사업팀 간사

 

▲ ‘2017 도라산 평화여행’ 참가자가 작성한 평화의 메시지. [사진 - 통일뉴스 신상선 통신원]

“평양 좀 가자”, “방탄(방탄 소년단)이 평양에서 공연하는 날까지♡”, “통일은 평화의 기차를 타고”, “싸우지 말고 모두 사이좋게 지내요!”, “우리 땅 우리가 색칠하자”

지난 주말 열린 (사)평화3000의 ‘도라산 평화여행’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적은 메시지이다. 한반도에서 연일 벌어지는 강대강 대결 속에 북한과 미국의 지도자는 서로를 “늙다리 미치광이”, “리틀 로켓맨”이라 칭하며 조롱과 막말 공세를 퍼붓고, 한국의 언론과 정치인들은 “전쟁 위기”라 외치며 한반도의 상황을 비관하는 이 때에, 아이들의 메시지는 평화롭고, 쉽고, 간결하다.

▲ 도라산역 철로 앞에서 참가자들이 포즈를 취했다. [사진 - 통일뉴스 신상선 통신원]

「2017 행정안전부 비영리민간단체 공익활동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통일부, 코레일의 후원을 받아 지난 주말 개최한 ‘도라산 평화여행 - 통일열차야 달려라, 유럽까지!’(이하 ‘도라산 평화여행’)은 2005년 광복 60주년 기념사업으로 시작하여 올해까지 13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평화3000의 문화예술교육사업이다.

국내 유일의 국제선 열차가 있는 도라산역에서 개성과 평양을 거쳐 유럽까지, 열차로 세계여행을 떠나는 상상을 모티브로 하는 이 행사는 현재까지 3,000명이 넘는 초등학생 동반가정 부모, 아이들에게 평화와 통일의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9월 23일(토), 24일(일) 2회에 걸쳐 160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이번 ‘도라산 평화여행’은 DMZ열차 탑승, 도라전망대 관람, 국제선출국(CIQ) 체험, 희망의 솟대 그리기 순으로 진행되었다.

참가 가족은 DMZ열차를 타고 서울역에서 도라산역으로 이동하며, 열차 안에서 가족들과 함께 세계여행 계획을 세웠다. 평양, 중국, 몽골, 파리 등 가족과 함께 열차 타고 가고 싶은 여행지를 고르고, 여행국가 국기와 여행계획을 가방에 그리고 작성하며 땅으로 다른 나라를 갈 수 있다는 사실에 연신 신기해하고 즐거워했다.

▲ 서울역에서 DMZ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 통일뉴스 신상선 통신원]
▲ 참가 가족의 세계여행 계획 세우기. [사진 - 통일뉴스 신상선 통신원]
▲ 참가 가족의 세계여행 계획 발표하기. [사진 - 통일뉴스 신상선 통신원]


도라산역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먼저 도라전망대로 이동했다. 코앞에 있지만 갈 수 없는 북한 땅을 바라보며, 처음 보는 북한 땅과 건물이 신기한지 연신 “저기가 북한 땅이라고요?”라는 질문을 외쳤다. 텔레비전이 아닌 두 눈으로 직접 북한 땅을 보며,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 도라전망대에서 북한 땅을 바라보는 아이들. [사진 - 통일뉴스 신상선 통신원]


오후에 이어진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은 가상 여권을 가지고, 가족과 함께 세계여행을 떠나기 위한 국제선 출국(CIQ) 체험을 진행했다. 특히 23일에는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명예역장으로 참석하여, 참가자들을 맞이했다.

안민석 명예역장은 “10년 전 평양을 자주 왔다 갔다 할 때에, 지금쯤 우리 어린이들이 개성에 소풍을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난 시간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10년 뒤에는 오늘 참석한 친구들이 기차와 자가용을 타고 평양에 놀러가고, 평양 뿐 아니라 기차타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맘껏 놀러갈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 일일 명예역장을 맡은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 - 통일뉴스 신상선 통신원]
▲ 가상여권에 출국도장을 받는 아이들. [사진 - 통일뉴스 신상선 통신원]
▲ 개성/평양 방면 플랫폼으로 향하는 참가자들. [사진 - 통일뉴스 신상선 통신원]


출국심사를 통과한 후, 국제선 열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여권을 들고 열차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열차를 기다리며, 아이들은 기차가 오지 않는 이유가 “남한과 북한이 분단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열차타고 세계여행을 가지 못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며 희망의 솟대에 색을 입히고, 평화의 메시지를 적어 국제선 철길 옆에 설치했다.

정성을 다해 만든 솟대를 땅에 심으며 한 참가자 가족은 “하루 빨리 남과 북이 화해하여 이 철길에 세운 우리 가족 솟대를 다시 만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 솟대에 정성스레 색을 입히는 아이. [사진 - 통일뉴스 신상선 통신원]
▲ 참가자들이 설치한 솟대 모습. [사진 - 통일뉴스 신상선 통신원]


돌아가는 기차 안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 아이는 “해, 바다, 구름 모두가 아름다운 것 같이 통일은 아름다운 일 일거에요”라는 말을 해 주변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아이의 말처럼 앞으로의 한반도가 평화롭고 아름다워지기를 기대하며, 평화3000은 미래의 통일 세대에게 평화와 통일의 가치를 전하는 일을 계속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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