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톨릭 남녀 수도자들이 25일 프란치스코교육회관 성당에서 ‘반전반핵 한반도 평화 미사’를 봉헌하고 무기한 ‘반전반핵 평화운동’에 돌입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반전반핵 평화운동’의 기도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날로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25일 가톨릭 남녀 수도자들이 ‘반전반핵 평화운동’의 기치를 높이 들었다.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와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협의회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1층 성당에서 ‘반전반핵 한반도 평화 미사’를 봉헌하고, 10월 9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7시반 광화문에서 평화미사를 올린다고 발표했다.

가톨릭 남녀 수도자들이 시국 관련 무기한 공개행동에 돌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외방선교회 총장인 김용재 신부 주례로 진행된 이날 평화미사에는 가톨릭 수녀.수사 150여명과 신부, 신자 등 200여명이 참석해 성명을 발표하고 미사 직후 광화문 네거리를 거쳐 거리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사무국장 수녀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가톨릭 수도자들은 미사 직후 광화문네거리를 거쳐 프란치스코교육관으로 돌아오는 거리행진을 벌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가톨릭 수도자들은 성명을 통해 “지금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상황에 놓여 있다”며 “핵전쟁의 참사를 막기 위해 전쟁과 핵무기를 반대하는 ‘반전반핵 평화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우리의 동의 없이 우리 민족을 핵전쟁의 참화로 이끌 수 있는 미국의 일방적이고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면서 “평화의 제전인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하여 한반도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내년에 실시되는 키리졸브 한미군사훈련과 북측의 핵미사일 발사의 잠정유예를 중재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우리는 주권자인 국민(인민)의 이름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6.15와 10.4남북공동선언으로 돌아가도록 명령해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 “현실정치상황 안에서 불가피하게 대북제재와 압박에 동참하더라도 6.15와 10.4선언의 정신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서도 “핵 무력시위를 통해 전략목표를 달성하려하더라도 6.15와 10.4선언의 이행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강론에 나선 성모기사회 소속 윤종일 신부는 “우리는 6.15공동선언 2항을 통해 조국통일의 이정표를 그릴 수 있다”며 “남측과 북측의 두 최고 지도자들이 6.15공동선언의 통일원칙에 따라 자주적으로 서로 손을 맞잡고 연대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 성모기사회 소속 윤종일 신부가 현 시국에 대해 강론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이날 평화미사에는 문규현 신부 등 많은 사제들이 함께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윤종일 신부는 남북 정상이 “신뢰와 연대를 통해 연합.연방제의 공통성 안에서 통일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기도하자”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들의 직속으로 ‘한반도 통일방안 위원회’를 두고 통일의 이정표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한반도 통일방안 위원회’에서 남북이 합의할 수 있는 통일방안을 마련하고 국회가 비준해 공식화 함으로써 통일의 푯대을 세우자는 것.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에게도 “남측과 북측과 미국의 최고지도자들을 만나 평창 올림픽의 성공을 위하여 한반도 평화를 중재해주기를 요청한다”면서 “올림픽이 열리는 내년에 한반도에서 한미군사훈련과 북측의 핵미사일 발사유예를 중재해주기를 요청하자”고 제안했다.

윤 신부는 “이제 촛불정신을 반전반핵 평화운동으로 발전시켜 한반도 평화와 조국통일을 이루는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가자”면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반전반핵 평화운동의 촛불을 높이들고 기도하자”고 말했다.

 

<성명 (전문)>

“전쟁무기의 균형으로 평화가 이룩되는 것이 아니고, 상호신뢰에 의해 참된 평화가 확립된다는 원리를 이해해야 합니다.”(지상의 평화 113항)

우리 민족은 지난 20세기에 일본 식민통치와 민족분단과 한국전쟁이라는 뼈아픈 역사를 경험하였습니다. 일본은 한반도를 자신들의 침략전쟁의 전지기지로 삼아 우리 민족을 침탈하였습니다. 우리는 조국해방과 더불어 민족분단이라는 또 다른 질곡을 짊어져야 하였습니다. 외세에 의한 민족분단은 한국전쟁이라는 동족상잔의 아픔을 겪게 하였습니다. 한국전쟁의 동족상잔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우리 민족의 상흔이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21세기를 시작하면서 민족분단을 극복하기 시작하였습니다. 2000년 6월 15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은 평양에서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을 하였습니다. 우리 민족끼리 힘을 모아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주적으로 통일의 대장정을 나서기로 결의하였습니다(1항). 또한 남측의 연합제와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가 공통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 방향에서 통일방안을 마련하자고 약속하였습니다(2항).

노무현 전 대통령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10.4남북공동선언을 하였습니다. 10.4공동선언은 6.15공동선언을 계승 발전시켜 정전협정을 평화체제로 전환시키고 남과 북의 적대관계를 종식시켜나가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교류사업을 확대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두 차례의 남북공동선언은 보수정권이 집권하는 동안에 파탄이 나고 말았습니다.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관리 실패로 남과 북은 이전의 적대관계로 돌아갔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집권세력들은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으로 나라를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위대했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가 깨어지고 나라가 붕괴되어 갈 때 손에 손을 잡고 촛불을 들었습니다. 광화문의 뜨거운 촛불함성은 북악의 삭풍을 몰아내었습니다. 작은 촛불이 서로의 마음에 전달되어 거대한 횃불로 타올랐습니다. 모두가 하나 되어 적폐를 청산하고 6월항쟁 때 이루지 못했던 민주주의 완성시켰습니다. 단결된 시민의 힘으로 촛불정부를 탄생시켰습니다.

지금 한반도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북측과 미국의 군사적 충돌로 우리 가족과 민족의 운명이 바람 앞의 등불처럼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 핵전쟁의 공포가 짙게 드리워지고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핵폭탄의 초침이 하염없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지구촌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가공할 핵미사일의 버튼이 불안한 위정자들의 손에 쥐어져 있습니다.

이때 우리는 촛불항쟁의 정신으로 하나 되어 외치고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의 동의 없이 우리 민족을 핵전쟁의 참화로 이끌 수 있는 미국의 일방적이고 독자적인 군사행동을 단호히 거부해야 합니다. 한반도에서 제 2의 한국전쟁이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핵전쟁의 참사를 막기 위해 전쟁과 핵무기를 반대하는 <반전반핵 평화운동>이 들불처럼 일어나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주권자인 국민(인민)의 이름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6.15와 10.4남북공동선언으로 돌아가도록 명령해야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현실정치상황 안에서 불가피하게 대북제재와 압박에 동참하더라도 6.15와 10.4선언의 정신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핵 무력시위를 통해 전략목표를 달성하려하더라도 6.15와 10.4선언의 이행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전임자들이 결재한 이들 두 남북공동선언 안에 한반도 평화와 조국통일의 이정표가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평창동계올림픽대회가 다섯 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는 한반도에 핵전쟁의 공포가 드리워진 가운데 평창올림픽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군사적 상황은 올림픽 정신인 <세계평화와 인류애>와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평화의 제전인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위하여 한반도의 안전을 확보해야 합니다. 한반도 상황이 불안하면 안전을 이유로 참가국들이 줄어들게 되고 올림픽 성공을 보장할 수 없게 됩니다. 우리는 서둘러 한반도의 군사대치상황을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평화중재를 요청해야합니다.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북측과 미국에 올림픽을 전후한 시기에 군사행동중단을 요청해야 합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반도 평화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평창올림픽의 성공은 한반도 평화를 더욱 공고히 해줄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다짐하고 요구합니다.

하나. 우리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반전반핵 평화운동>의 기도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하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6.15와 10.4남북공동선언을 이행하여 통일의 이정표를 만들어 주십시오.

하나. 미국과 북측은 평화협정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이룩하십시오.

하나.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위해 내년에 실시되는 키리졸브 한미군사훈련과 북측의 핵미사일 발사의 잠정유예를 중재하여 주십시오.

하나. 국제사회는 한반도와 동북아, 전 세계에 조성된 갈등과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공정한 노력을 기울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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