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과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등 관련 단체들은 20일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사드철회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외치며 분신한 조영삼 씨의 선종에 애도를 표시했다. [사진제공-사드원천무효 공동상황실]

사드철회를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며 몸에 불을 당긴 조영삼 씨가 하루만인 20일 오전 끝내 숨을 거두었다.

조 씨는 19일 오후 4시 10분께 마포구 상암동의 한 건물 내 18층 야외 잔디마당에서 1리터 플라스틱 병에 담긴 인화 물질을 몸에 뿌리고 불을 붙여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채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로 화상전문응급의료센터인 인근 한림대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만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이날 오전  9시 34분께 선종했다.

전날 자정 급보를 받고 밀양에서 올라온 조씨의 부인과 아들이 한강성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어 있는 빈소를 지키고 있으며,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과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등 관련 단체들은 장의 형식과 앞으로의 일정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드철회를 주장해 온 단체들은 이날 오전 '평화주의자 조영상 님 선종 애도 성명'을 발표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을 진정으로 존경하고 사랑했으며, 그의 성공을 간절히 바란 조 씨가 형극의 결단을 내린 것은 "너무도 상식에 어긋나는, 미국의 압력에 속절없이 무너져 버리는 문재인 정부의 모습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서"일 것이라며, "따라서 이 사태의 책임은 무용지물이요, 백해무익이자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는 사드 배치를 강행한 문재인 정부와 그 뒤에서 촛불 혁명으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을 모욕하면서까지 사드 배치를 강박한 미국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목숨을 던져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한 그의 뜻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사드배치와 관련된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사드를 철회할 것을 미국과 문재인 정부에게 엄중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조 씨가 남긴 유서에서 자신의 산화가 '사드 철회를 위한 미국과의 협상에서 한 방울이나마 좋은 결과의 마중물'되기를 바라고 '촛불 민심을 든든한 배경으로 흔들리지 말고 초심대로 밀고 나가 성공한 정권으로 남기를 기원'한 뜻을 새겨 사드 철회의 길로 돌아설 것을 촉구했다.

국민들에게는,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다. 사드는 안된다'는 고인의 마지막 간절한 호소에 귀 기울여 사드배치를 철회시키는 행동에 함께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조 씨는 지난 1993년 북으로 송환된 비정향 장기수인 고 이인모 선생의 초청으로 1995년 8월 방북했다가 약 26일간 머문 뒤 곧바로 귀국하지 않고 독일로 건너가 17년간 망명객의 신분으로 체류했다. 

2012년 12월 31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돼 재판을 받던 중 2014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이 확정되어 법정구속되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현안브리핑을 통해 “시국과 관련 입장문을 남기고 어제 분신한 조영삼 씨가 오늘 오전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면서 “고인의 영전에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백 대변인은 “두 번 다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며,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나라를 걱정하는 그의 마음처럼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라고 말했다. 

(추가,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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