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국무부 페이스북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을 겨냥해 “완전 파괴”를 협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남 암살과 오토 웜비어 사망,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추구 등을 열거하며 북한을 비난한 뒤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를 가졌으나, 자신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로켓맨(김정은)’은 그 자신과 그 정권의 자살 임무를 수행 중”이라며 “미국은 준비되어 있고 의지와 능력도 있으나 이것(주-완전파괴)이 필요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것이 유엔의 존재 의미이고 유엔이 할 바”라며 “그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자”고 공을 넘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비핵화만이 허용될 수 있는 미래임을 깨달을 때”라고 주장했다. 최근 유엔 안보리가 2차례 대북 결의를 채택했고 중국과 러시아가 동참한데 사의를 표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더 많은 것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나라가 협력하여 그들이 적대적인 행동을 중단할 때까지 김정은 정권을 고립시킬 때”라고 촉구했다.  

이날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함께 이란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베네주엘라와 쿠바도 싸잡아 비판했다. 이라크, 이란,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2002년 신년연설을 연상하게 한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19일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지도자들에게 주권국가들이 이끌어가는 안보, 번영, 평화에 대한 그의 비전을 보여줬다”고 변호했다. 또 “대통령은 북한, 이란, 베네주엘라를 국가들의 공동체가 직면한 도전이라고 분명하게 조명했다”고 주장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오늘 트럼프 대통령이 로켓맨 김정은에게 보낸 메시지가 뭔가’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북한 상황을 국제적 압박을 통해 대처하고 있으며, 틸러슨 장관이 그것을 이끌어갈 것”이고, “우리는 이 문제가 외교적 수단을 통해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CNN>은 “어떠한 미국 대통령도 세계에 대고 이같이 말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유엔총회 데뷔에서 트럼프는 미국 정치 규범을 깨뜨리고 세계와 국제 시스템 내 미국의 역할 변화를 시도하는 신호를 보내는 파괴적이고 호전적이며 국수주의적인 인물로 등장했다.”

이 방송은 “그것은 어둡고 황량하고 권위주의의 역겨운 냄새와 협박으로 요동치고 있다”면서 “트럼프의 전임자 누구도 유엔 회의장에 서서 북한과 같은 나라를 지구상에서 쓸어버리겠다고 협박한 적이 없다”고 쏘아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설을 빌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의 핵보유를 용납할 수 없으나 다자 외교적 압박이 최선의 해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는 긴장 고조를 거부하고 어떠한 대화의 문도 닫지 않을 것이다.”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직전 자성남 유엔 주재 북한 대사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고 알렸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19일 유엔에서 거친 말로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방어하고 필요하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위협했다”며 “도전적이고 격투기같은 연설”이라고 비난했다. 유엔 회의장에서 연설을 지켜본 150여개국 대표단에게 미국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인기 없고 예측할 수 없는 경로를 추구할 것”임을 선언했다는 것이다.

한편,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과 한미일 정상회담에 참석한 뒤 귀국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문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추가,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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