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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과 '수령론'<기고> 북한에게 핵은 무엇인가?(3)
김광수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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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12  14:4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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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정치학(북한정치) 박사/‘수령국가’ 저자

 

이 글은 총론적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한반도 평화체제구축 어떻게 하면 가능한가? 라는 주제 하에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분야의 국정과제인 '더불어 평화로운 한반도 구현'이 어떻게 하면 성공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적 모색의 글에 가깝다. 동시에 어떻게 하면 진정으로 한반도에서 평화체제가 수립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담대한 제안이기도 하다.
 
 이에 필자는 두 문제의식에 해답을 찾기 위해 먼저, 북핵문제의 본질을 짚어내고자 한다. 다음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더불어 평화로운 한반도 구현’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시도하고자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의 가능성을 타진한다. 다음은 연재 순서이다. / 필자 주

<문재인 정부에서, 한반도 평화체제구축 어떻게 하면 가능한가?>

Ⅰ. 북한에게 핵은 무엇인가?
 1. 
북-미대결의 산물, 북핵
 2.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정확한 이해
 3. 수령의 지위와 역할에서 갖는 북핵의 의미

Ⅱ. ‘더불어 평화로운 한반도 구현’성공의 조건

Ⅲ. 담대한 제언: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위하여

 

아니나 다를까. 본 연재 글,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정확한 이해’ 중 ‘3. 소결론: 북 핵은 ‘인민생활 향상’과 맞물려 있다‘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1)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각)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압박과 제재로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해 대북 원유공급 중단 등 유엔 안보리 차원의 초강경 제재를 주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요구를 사실상 거절했다는 보도가 들려왔다(『뉴시스』, 2017.09.06.). 중국도 예외이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대북 송유관’ 잠금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그렇게 북 핵 공조에 균열이 갔다는 것보다 문 대통령의 인식에 있다.

이는 지난 박근혜 정부가 제4차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로켓 발사로 인해 개성공단 폐쇄조치를 취했을 때 그 제재가 국제사회 제재보다 너무 ‘앞선’ 조치라는 것이 그 당시 중론이었다는 것을 상기한다면 이론의 여지가 없다.
 
즉, 북한의 제6차 핵실험이 현 정부가 설정한 레드라인(2)을 넘지도 않았는데도, 박근혜 정부가 꺼낸 개성공단 폐쇄와 같은 ‘최후의’카드를 꺼냈다? 그럼 북한이 실재 운반수단과 핵탄두 장착성공이라는 레드라인을 넘어 섰을 때, 그다음에는...   
 
다시 말해 북한은 앞으로도 필자를 비롯하여 많은 ‘뜻있는’ 사람들이 예견하고 있는 대로 자신들의 필요-핵무기 보유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제7차 핵실험 및 핵탄두의 소형화·표준화·규격화·현대화, 운반수단의 대기권 재진입기술 획득(ICBM)을 계속 ‘도발’을 단행할 것이다.(3)
 
아니, 예측이라고까지 할 것도 없다. 북한체제의 특성과 기간 북한의 주의·주장을 주의 깊게 들여다 본 사람들-대북전문가와 분석가라면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어서 그렇다.
 
즉, 앞으로도 북한은 자신들의 필요(‘도발’의 주기가 길고 짧음에 따라 그 정반대의 해석이 오가는 방식으로. 즉, 서방세계와 대한민국은 압박과 제재가 먹혀서 그렇다고 워딩할 것이고, 북한은 자신들의 ‘주체’적 선택에 의해 이뤄진 정당한 행위라고 강변하겠지만)에 따라 ‘언제든지’도발할 것이다.
 
그때마다 미국은 ‘제재와 관여’, 대한민국은 ‘압박과 대화’, 국제사회는 UN결의안 채택여부, 중국은 송유관 문제, 러시아는 동방정책에 대한 이해관계, 일본은 핵무장 명분획득 등에 세계정치사는 그렇게 온탕·냉탕을 오가면서 가다·서다를 반복할 것이다. 언제까지 그래야만 하는가?(4)
 
냉정해보자. 기간 북한의 ‘도발’이 언제 한번이라도 우리 의도대로 움직여준 적이 있었던가? 사실, 우리 의도대로 움직였다면 그건 이미 도발이 아니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북한은 단 한 번도 우리(대한민국과 국제사회) 시간표대로 제재에 굴복해 대화에 나선 적이 없다. 항상 그들이 계산한 시간표에 따라 도발을 감행하였고, 그 최종 종착지에 핵무장을 통한 핵보유국이 되었다.(5) 
 
하여 필자가 계속 얘기하고 있는 것은 이제는 (‘너무나’ 고통스럽고, 인정하고 싶지 않더라도) ‘북한체제가 무너지지 않는 한 핵무장을 포기할 수 없게 되어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자는 것이다. 당규약과 헌법, 수령의 위대성과 결합되어 있는 걸로 봐서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고(6), 너무나도 불가역적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 현실이어서 그렇다.
 
해서 위 시간표와 스케줄은 제아무리 우리가 희망하더라도 우리의 희망대로 바꿔지지 않을 것임을 직시하자. 오직 멈출 수 있는 당사자가 북한 자신들뿐임을 인정하자. 고통스럽고, 수용하기 힘 덜다하더라도 우린 이를 수용하고 인정해야만 하게 되어 있다.
 
이유는 그래야만 문제가 풀리기 때문이다. 제2차 고난의 행군시기에도 굴복하지 않았던 북한을 상기한다면, 괜한 억측(생트집)일 수만은 없다. 하물며 지금은 그때보다 ‘체제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훨씬 더 나아진 상황임을 감안한다면 절대로 우리 희망대로 되지 않음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겠다.

더군다나 군사적 제재(전쟁을 해서라도 해결하겠다는 발상)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그리고 그 군사적 제재카드는 열 백번 생각하고 또 생각하더라도 실제로는 절대 사용될 수 없는 것이라면, 기간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자 했던 ‘희망적 사고’와 알게 모르게 우리 몸에 배어있었던 ‘체제 우월적 사고’와는 과감하게 결별하고 그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 바탕위에서 전략·전술(국가정책)을 실효적으로 수립해야 한다.

   
 ※ 구글(https://www.google.co.kr/)에서 재인용(2017.09.06.)

 
사실적으로도 북 핵에 대해 국제사회와 대한민국은 군사적 제재 외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보지 않았나.(7) 그런데도 결과는? 그렇다면 이제 는 그 꿈을 포기할 때도 되었다. 아니,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제재가 통할 수 있고, 제재를 극강((極强)까지 몰아 부치면 북한이 그 압박에 굴복해 대화에 나설 것이라는 그런 희망적 사고를 버릴 때가 충분히 지났다는 말이다. 이유는 우리가 가장 직면하고 싶지 않은 것이 북한의 핵보유였다면, 그러나 현실은 그 정반대의 결론, 북한의 핵보유로 귀결되었음이 그것을 확인해주고 있어서 그렇다. 
 
그래서 지금이 바로 그 희망적 사고를 버릴 수 있는(정치·군사·외교적으로는 명분 있게 후퇴할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북핵 문제 해결, 왜 이렇게 어렵냐? 라는 문제의식도 그 연장선상에 내왔고, 본 글이 그 퇴로의 단초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너무나 간절하다. 
 
그 마음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미 두 번의 연재를 마쳤고 이제 본 글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없는 그 마지막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다뤄질 내용은 ‘북한의 핵이 『수령론』이라는 사상·이론체계로 어떻게 포섭되어져 북한사회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의 ‘의미’ 정도가 되겠다.
 
위 이유에는 북한 스스로가 그렇게 위상지운 ‘역사적인’ 제7차 당 대회 이틀 전(2016.05.04.)에 발표된 『로동신문』(북한 「로동당」 기관지) 정론(正論)을 그냥 스쳐지나갈 수가 없어서 그렇다.
 
즉, 그 정론에서 북한에게 핵 보유는 이제 더 이상 군사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무기와 기술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 의미를 훨씬 더 넘어서 수령의 위대성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핵 사상’이라는 이론화 과정을 거쳐 체계화 되는, 그렇게 『수령론』이 정립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어서 북한 연구자·분석가라면 이 사실을 놓칠 수 없어서 그러했다.
 
그렇게-사상·이론체계 속에서 북한의 핵을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가 발생하였다.
 
당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21세기 위대한 태양'이라고 지칭한 것이 그것이다. 

“당 대회에 드리는 글” 정론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이 집권한 이후 4년여 기간 북한이 외부 세력들의 유혹·협박·제재에 이어 전쟁 선포에도 핵무기로 당당히 맞서 승리했다고 주장”하면서 나온 김정은에 대한 호칭이 그것이었고, 이후 김정은은 ‘21세기 위대한 태양’으로 일상적으로 불러지게 되었다.
 
아시는 봐와 같이 북한에서 ‘태양’은 수령만을 의미하는 동격의 언어이다. 아울려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갖고 있는 최고 권력자라는 개념을 훨씬 넘어선다. 그래서 우리가 그 호칭 등장에 주목하고,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어쨌든, 그렇게 그 호칭의 등장으로 인해 보다 분명해진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하, 김정은)이 (그렇게 젊은 나이에? 그렇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것과는 상관없이) 김일성, 김정일과 같이 ‘유일’수령의 반열에 올라섰음을 의미한다. 그것도 <핵무기 보유>를 최대의 업적으로 공식화 하면서 말이다.

그렇게 등장한 김정은. 우리가 보기에는 좀 생뚱맞은 조합일 수 있다. 그러니 북한의 수령체제를 연구한 필자도 사실, 최근까지 그런 조합을 상상할 생각을 하지 못하였다. 아니, 상상할 생각조차 못했다는 것이 더 솔직한 심경고백이겠고, 그렇게-수령체제를 연구한 연구자도 그러하니 하물며 독자들이야 더 말할 것도 없지 않았겠는가?
 
핵을 그렇게 정치-군사적 무기일 뿐만 아니라, 인민생활 향상과 관련한 경제노선의 문제까지 연계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겠으나, 수령의 위대성까지 입증되는 사상·이론체계의 문제까지 결합되는 매우 복잡하고도 정교한 (그들이 말하는) 사상-이론-방법의 전일적 체계로까지 이론화 과정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우린 이제 이 문제-북핵 문제를 다른 차원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즉, 김정은 수령의 위대성과 결합된 사상·이론적 측면에서까지 함께 다뤄져야 할 매우 복잡하고도 정교한 이론·실천체계로 말이다. 
 
하여 본 글은 ‘Ⅰ.북한에게 핵은 무엇인가?’라는 근본 질문에 그 마지막 답변에 해당하는, 사상·이론적 영역에서 북한의 핵이 어떻게 『수령론』과 만나지게 되는지, 그것도 핵 보유가 왜 수령의 자격요건과 중요한 덕목으로 만나지게 되는지를 고찰해 보고자 한다.

1. 북한 핵에 대한 ‘이제까지의’ 결론

앞서 본 글은 두 번의 연재에 걸쳐 ‘북-미대결의 산물로서의 북 핵’과 ‘핵-경제 병진노선과의 상관성’이라는 측면에서의 북 핵을 고찰해 보았다.

1-1. 결론, 그 첫 번째: 북 핵에 대한 정의

현존하는 궁극의 무기가 핵이라는 사실에 이견이 없다면, 북한은 핵 보유를 통해 그 전쟁억지력으로 미국과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평화협정 체결(평화체제 수립)·대북제재 해제를 이뤄내고, 경제적으로는 자강력제일주의에 기반 한 핵-경제 병진노선을 통해 재정의 효율성과 핵기술의 산업화를 통해 인민생활 향상을 이뤄내겠다는 전략적 수단이자 무기임을 확인하였다.

1-2. 결론, 그 두 번째: 북 핵 해결의 경로

김정은 시대는 핵보유국이라는 명확한 목표 하에 미국과의 최후결전이 벌어지고 있는 시기이다. 하여 북 핵 해결의 그 경로는 김정일 시대와는 달리, 미국(국제사회)으로부터의 ‘핵보유국 인정→핵 군축 협상(실제, 미국과의 협상과정에서 서로 밀 당 끝에 결론 지워질 수 있는 접점은 핵실험중단과 핵동결을 포함하는 ’비확산‘에서 찾아질 것이다.)→평화협정 체결과 경제 제재 해제 및 보상 요구’단계를 밟겠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1-3. 결론, 그 세 번째: 대한민국의 대북정책 방향

위 1-1, 1-2에서 확인은 대한민국의 북 핵 해결해법이 기존의 접근법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름 아닌, 북한에서 핵의 의미가 이제는 체재생존의 문제를 넘어 서 있는 만큼, 그 해결방식도 안보와 경제의 교환이라는 기능주의적 접근법의 폐기가 그것이다. 더 해서 ‘사실상’의 핵보유국인 북한에 대해 (앞으로 다뤄질 본론내용이기는 하지만) 현 정부의 한반도 평화체제수립 로드맵을 비핵화를 통한 평화체제수립(선 비핵화, 후 평화체제)이 가능한지와 ‘제재와 대화’라는 접근법의 양립이 ‘한국판’ 전략적 인내가 아닌지도 충분히 고찰되어져야 함을 그 과제로 남겼다.   
 
2. 핵과 수령

필자의 책 『수령국가』을 통하지 않더라도 북한은 누가 뭐래도 수령국가이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자, 수령중심의 사회주의국가체제를 발전시켜가고 있는 현존하는 ‘유일’국가이도 하다. 
 
그런 국가에서 2016년까지만 하더라도 (핵 보유라는 단어는 사용되었지만) 핵 강국이라는 용어가 사용되지 않았으나, 2017년 신년사에 처음으로 핵 강국이라는 용어가 등장한 이후 지금은 심심찮게 사용되는 보편용어로 자리매김 했다. “지난해에 주체조선의 국방력 강화에서 획기적 전환이 이룩되여 우리 조국이 그 어떤 강적도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동방의 핵 강국, 군사강국으로 솟구쳐 올랐습니다.”

북한은 그 과정에 김정은의 결정적 역할이 있었음을 숨기지 않는다. 『조선중앙통신(이하, 통신)』 2017년 4월 7일자 보도는 이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통신에서 김정은의 업적에 대해 ▲사상·노선을 통한 내부결속 ▲대외·국방정책 ▲경제·사회문화 등 크게 3개 분야로 구분하고, 김정은 집권 후 거둔 성과를 일일이 나열하고 있는데, 그 중 먼저 통신은 "(김정은이) 당과 혁명대오의 일심단결을 백방으로 강화하신 것은 시대와 혁명 앞에 쌓으신 업적 중의 업적"이라며 2013년 3월 핵·경제 병진노선 선포와 2016년 5월 노동당 제7차 대회 등을 그 사례로 들고 있다.
 
또 "2013년 12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계기로 현대판 종파집단이 단호히 적발 분쇄됐다"며 장성택 처형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면서 김정은 중심의 유일체제가 성립하였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국방 분야에서는 김정은이 4·5차 핵실험과 화성-10(무수단)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2형 미사일 등의 발사 성공을 통해 '강력한 공격 수단과 방어 수단을 다 갖춘 무적의 핵 강국'으로서 위용을 떨치게 했다고 선전함과 아울러 2012년 광명성 3호 2호기, 2016년 광명성 4호 위성 발사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자력자강'과 '만리마 속도'를 강조한 경제 분야 성과로 언급하였다.
 
그러면서 통신은 "김정은 동지를 우리 혁명의 진두에 높이 모신 것은…(중략)…획기적 전환을 안아 온 거대한 정치적 사변이었으며 민족사적 대경사였다"며 '민족 번영의 새로운 전성기'가 펼쳐졌다고 주장했고, 이어 같은 날 『로동신문』(2017.04.07.)에서는 6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김정은의 업적을 '체득'하기 위한 중앙연구토론회가 열렸는데, 이 행사보도를 1면 탑으로 게재하면서 "최고영도자 동지(김정은)를 우리 혁명의 최고 수위에 높이 모신 것은 우리 조국을(중략)…천하제일 강국으로 건설해 나갈 수 있는 결정적 담보를 마련한 거대한 역사적 사변"이라고 결론지은 최태복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내용을 실었다.

위 내용들로부터 우리는 김정은이가 어떤 자격으로 수령이 되었는지(북한적 관점), 왜 우상화가 시작되는지(남한적 관점)가 한번쯤은 연구되어져야 할 필요가 커졌음을 알 수 있다. 하물며 핵 강국과 김정은의 위대성이 공공연히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래야만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제 아무리 인정하고 싶지 않은 관점에 서 있다하더라도, 또 김정은이 제 아무리 ‘광폭한’ 난폭운전자라고 하더라도 북한에서는 ‘수령’이라는 지위에 올라서고 있고, 한반도의 운명문제와 직결되는 제3차 세계대전의 ‘시작’패와 ‘끝’패를 다 갖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면, 그 상황이 지금 우리로 하여금 너무나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게 할 수는 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옳게’ 북한의 생각을 읽어내어야만 하는 분명한 이유가 발생해서 그렇다.

‘북 핵’과 ‘수령’. 그 본질을 봐야만 북핵 문제가 해결되어서 그렇다.     

2-1. 『수령론』에 대한 이해(8) 

자본주의·자유민주주의체제에 익숙한 우리로써는 민주적 절차도 밟지 않고, 젊디젊은 ‘새파란’ 친구가 한 국가의 최고 권력자-그것도 최고 권력자를 넘어서는 그 무엇이라는데 대해 이해가 잘 안갈 수 있다. 비례해서 잘 인정되지도 안는다. 그렇지만 엄연한 현실은 비록 젊은 김정은이지만, 북한에서는 의심해서도 의심할 수도 없는 너무나 당연한 ‘수령’으로 불려진다.
 
그 수령은 북한에서 최고지도자로 불려지고, 또 다른 개념으로는 ‘혁명적 수령’, 혹은 ‘수령’이다. 일본어판 서적에는 ‘영수(領袖)’로 번역되며, 영어로 번역될 때는 ‘leader’이다. 이 두 가지 용어 모두 북한에서 정의되고 있는 수령의 개념과 딱 들어맞지는 않는다. 굳이 표현하자면 ‘the great leader’ 정도가 무난하겠다.
 
그래서 그럴까? 북한에서는 수령을 호칭할 때마다 항상 ‘민족의 위대한 태양이시고, 불세출의 영웅이시며, 절세의 애국자이신 위대한 수령 ○○○동지’라는 어구가 붙는다. 범용 사례로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자 원수(혹은, 대원수) 계급장을 달았고, 호칭은 ‘위대한 영도자’, ‘어버이 영도자’와 함께, 조선노동당 총비서, 당중앙위원회 위원장, 국가주석, 국방위원장 등이다. 김정은 등장 이후부터는 조선노동당 제1비서, 제1국방위원장으로 불러지다 가장 최근에서야 국무위원장으로 불러지고 있다. 또한 매체나 출판물 등에서는 수령의 이름을 언급할 때 반드시 굵은 글씨로 표기하기도 한다.
 
이처럼 북한은 ‘수령’, ‘장군’이라는 칭호를 자신들의 최고지도자에게 자연스럽게 붙이고 또 이를 자랑스럽게 선전한다. 이를 우리의 기준으로 보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에 대한 개인숭배의 표현이지만, 북한 사람들에게는 삶의 일부이고 자신들의 세계관과 인생관의 중심에 수령이 존재하고 있다고 믿는 셈이다. 이런 존재의 수령에 대해 북한에서 발행한 󰡔조선말 큰 사전󰡕에는 수령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인민대중의 자주적인 요구와 리해관계를 분석종합하여 하나로 통일시키는 중심인 동시에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인민대중의 창조적 활동을 통일적으로 지휘하는 중심으로 되는 분으로서 전당과 전체 인민의 끝없는 존경과 흠모를 받고 있는 가장 위대한 령도자, 로동계급의 수령은 력사 발전의 합법칙성과 시대의 절박한 요구, 로동계급의 력사적 임무, 계급적 세력의 호상관계와 혁명투쟁이 진행되는 환경 그리고 혁명 수행의 방도를 누고보다도 잘 알고 있으며 인민대중의 리익을 가장 철저히 대표하며 계급 가운데 누구보다도 멀리 내다보는 현명한 령도자이다. 수령이 없이는 당이 있을 수 없으며, 수령의 령도가 없이는 로동계급의 혁명투쟁이 승리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스즈키 마사유키(鐸木昌之)는 자신의 저서 󰡔김정일과 수령제 사회주의󰡕(서울: 중앙일보사, 1994)에서 “수령이 인민대중의 혁명을 지도하는 모든 권력과 권위와 이데올로기를 독점하고, 혁명을 실현하기 위하여 그것을 독점적으로 행사하는 유일최고의 지도자(19쪽)”라 규정하고 있다.
 
동시에 수령의 자격요건을 󰡔주체사상의 사회력사적 원리󰡕(서울: 백산서당, 1989)에 따르면 이렇다.(190~199쪽)

“수령은 첫째로, 비범한 예지와 과학적 통찰력을 지니고 시대의 요구와 대중의 혁명 실천을 과학적으로 일반화하여 혁명의 지도사상, 지도이론을 창시하는 위대한 사상이론가이며, 둘째로, 세련된 영도 방법과 예술을 지니고 수백 만 근로인민대중을 혁명투쟁으로 조직 동원하는 혁명과 건설의 탁월한 영도자이며, 셋째로, 인민대중에 대한 열렬한 사상과 헌신적 복무, 공산주의의 혁명위업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끝없는 충실성, 강의한 혁명적 원칙성과 백절불굴의 투지 등 고매한 공산주의적 덕성과 혁명적 풍모를 최상의 높이에서 지니고 있는 인민의 자애로운 어버이이며 노동계급의 위대한 혁명가이다.”

이를 좀 풀어서 이해하면 그 첫째는 수령은 자기의 정치적 체제를 구출할 수 있는 전통의 창시자여야 한다. 둘째는 수령은 혁명전통에 기초해 당, 정, 군의 창건자가 되어야 한다. 셋째는 수령은 정치체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상, 새로운 정치, 경제이론, 방법을 창시해야 한다. 넷째는 수령은 능력 면에서 탁월한 영도력과 선견지명, 예지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다섯째는 수령은 품성 면에서 고매한 덕성의 소유자여야 한다. 이를 다시 축약하여 도표화하면 아래와 같다.

 

 

수령

 

 

 

 

 

 

 

 

 

 

 

 

 

 

 

 

 

 

 

사상적 통일의 중심

 

조직적 단결의 중심

 

도덕·의리적 통일의 중심

 

영도의 중심


그런 수령이어서 그럴까? 우리는 TV를 통해서 과거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에 열광하는 북한 주민들을 보았고, 지금은 김정은에 열광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된다. 구체적으로 지난 1994년과 2011년 김일성과 김정일의 사망 시에는 수백만의 군중이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 광장과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오열하는 모습이 그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집단 히스테리라는 군중심리의 일종으로 해석하고 그 의미를 폄하하기도 하지만, 그러한 군중의 슬픔과 열광이 거짓이 아닌 북한 주민들의 진심이라는 사실도 여러 증언과 보고서 등을 통해 알려져 있다.
 
또한 지금도 여전히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에는 하루에 수만 명의 참배객들이 줄을 잇고, 이들 동상에는 북한 주민들이 갖다 놓는 꽃다발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니 북한당국은 당연히 김일성과 김정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다함없는’ 충성과 효성의 마음이라고 선전할 수 있고, 두 수령은 생전에도 그러했지만 죽은 다음에도 북한 주민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다는 징표로 활용하기도 한다.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하신다”라는 영생구호로 말이다.
 
그렇게 존재하는 수령으로의 각인은 북한에게도 그렇게 쉬운 문제는 아니었다. 긴 시간이 필요했고, 그 연원은 아래와 같다.

1946년 8월 10일 중요 산업국유화법령을 공포할 때 김일성은 연설에서 스탈린을 “쏘련 인민의 위대한 수령”이라고 호칭했으며, 진작 자신은 ‘(김일성) 수상’ 또는 ‘수상동지’에 불과했다.
 
이후 1952년 12월 5일 개최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 때와 1964년 신년 인사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의장 한덕수가 김일성에게 보낸 연하장에서 “경애하는 수령”이라는 형용사를 붙였고, 이때부터 김일성이 수령으로 불러지기는 했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수령은 단순히 최고지도자에 대한 경칭에 불과한 것이었고, 심지어 연안파, 소련파, 국내 공산주의 그룹 등은 김일성에 대한 수령이라는 호칭의 사용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따라서 이때만 하더라도 오늘날과 같이 특별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던 것이 1966년부터는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은 종합대학의 제1생명이고 영광스런 전통이다(황장엽)”를 시작으로 1967년에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라는 호칭이 직접 등장하였다. 급기야 당의 이론잡지 '근로자', 제7호 통권305호(1967)에 엄기형이 「항일유격대원의 수령에 대한 끝없는 충성」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혁명의 승리, 사회주의, 공산주의 건설의 추진성과의 여하는 당의 령도적 역할에 의존하고 당의 령도는 수령의 역할에 의해 좌우된다. 수령은 로동자계급 앞에 정확한 투쟁로선과 방침을 제시하고 혁명역량을 확고히 결속시켜 그들을 조직 동원하고 혁명의 승리를 보장하는 데서 결정적 역할을 맡는다(9쪽)”고 밝히면서 수령의 존재 이유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분석해 보면 이 문장 속에는 수령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논리 구성, 그리고 노선의 제시와 조직 동원이라는 수령과 인민대중 사이의 기본적인 관계 언급, 또 당이 혁명의 전위조직이라는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명제가 당은 수령에 의해 영도되는 대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다.
 
이런 해석과 함께 우리가 여기서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1967년이 조선노동당이 당 내의 유일사상체계를 구축하기 시작하였고,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유일사상으로 할 것을 요구한 시점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3년 뒤인 1970년 김일성의 58회 생일부터는 그의 이름이 나올 때마다 항상 ‘위대한 수령’이 따라붙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하여 이미 이때부터 수령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게 다 정립되었다고 보는 것, 또한 과한 해석이다.
 
왜냐하면 1973년에 나온 '정치사전'을 보면 수령의 지위와 역할을 구분하지 않고 「로동계급의 혁명투쟁에서 수령의 역할」이라는 항목에서는 수령의 위상에 대해 그냥 포괄적으로만 서술하고 있어 그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하다. “로동계급의 수령은… 인민들 속에서 그 무엇으로서도 허물 수 없는 높은 권위를 가지고 절대적인 신임을 받는 정치적 령도자이다”라는 언급에 이어 “수령은 로동계급의 력사적 위업을 이룩하기 위한 혁명투쟁에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324~326쪽)”고만 말해 수령의 ‘절대적 지위’라는 표현 없이 ‘결정적 역할’만을 명시하고 있어서 그렇다.
 
그러던 것이 1983년에 와서야 그 해 출간된 󰡔백과전서󰡕에 ‘수령의 지위’와 ‘수령의 역할’을 분리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것으로 봐서는 수령에 대한 명확한 이론적 정립은 1980년대 초(정확하게는 1982년 「주체사상에 대하여」 발표) 이후에 정립되어 이후 정교하게 다듬어진 것으로 봐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를 다시 시간적으로 쪼개 추적해보면, 이렇게 수령의 역할을 ‘결정적인 것’으로까지 언급하고, 김일성 앞에 ‘위대한 수령’이라는 극존칭이 생겨나고 ‘온 사회의 김일성주의화(1974년)’를 선포하기도 하였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북한 스스로 자신들의 통치이데올로기로 정립해 나갔던 주체사상이 아직 이론적으로 그 완결성을 갖기 이전이었으므로 인해 그 전까지는 수령의 범주가 마르크스주의 철학의 대상 규정에 부합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였음을 알 수 있다. 즉, 주체사상이 아직 체계화되지 않은 시점, 그리고 여전히 이 시기는 마르크스-레닌주의가 지도사상으로 인정되고 있었던 상황에서 섣불리 수령 문제를 사회정치학의 개념으로, 철학적 세계관의 범주에서 취급하기가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사료되어진다는 말이다. 달리 표현하면 혁명의 주체를 강화하고 그 역할을 높이는 데서 기본은 수령과 당의 영도적 역할을 높이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수령 문제를 철학적 세계관의 차원에서 제기되고 해명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의견 통일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방증해 준다하겠다.
 
그러나 북한은 1982년에 들어와서 그 상황을 반전시킨다. 김정일이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 탄생 70돐 기념 전국주체사상토론회’에 보낸 논문 「주체사상에 대하여」에서 주체사상을 처음으로 정식화하고, 이때 『수령론』도 비로소 주체사상의 한 구성 부분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 논문에서 김정일은 “백수십 년의 공산주의운동 력사는 로동계급의 수령들이 혁명사상을 창시하고 발전시켜온 력사이며 그것이 구현되어 세계를 변혁시켜온 력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라고 한 다음 “인민대중이 력사의 주체로서의 지위를 차지하고 역할을 다하자면 반드시 지도와 대중이 결합되어야 합니다”라는 언급과 함께 “지도 문제는 다름 아닌 인민대중에 대한 당과 수령의 령도 문제”라고 정의하였다. 또한, 김정일은 “사상 개조에서 기본은 혁명적 세계관, 혁명관을 세우는 문제”이며, “주체의 혁명관에서 핵을 이루는 것은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이라는 언급도 하고 있다.
 
곧이어 김정일이 「조선로동당은 영광스러운 ‘ㅌ·ㄷ’의 전통을 계승한 주체형의 혁명적 당이다(1982.10.17)」에서 “수령은 당의 최고령도자이며 당의 령도는 곧 수령의 령도”라고 언급, 수령의 영도를 당 보다 더 격상시키고, 1983년 10월 또 다시 김정일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주체사상의 기치를 높이 들고 나아가자」에서 “로동계급의 혁명운동에서 수령은 결정적 역할을 한다. ……공산주의운동의 어제와 오늘뿐 아니라 래일에도 로동계급의 혁명위업은 수령의 령도 밑에 승리적으로 전진할 것이다”라는 언급을 통해 수령의 영도에 의해 혁명위업이 전진해 갈 것 이라는 암시를 해낸다. 마침내 북한에서는 조선로동당 창건 40돐(1985년)을 기념하여 북한의 사회과학출판사에서 발행한 󰡔위대한 주체사상 총서(전 10권)󰡕중 제2권인 󰡔사회역사적 원리󰡕 「혁명운동, 공산주의 운동에서 수령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이라는 Chapter에서 『수령론』이 체계화할 될 수 있는 이론적 토대가 구축된다.
 
“……수령은 절대적 지위를 차지하며 그 내용은 근로인민대중의 최고뇌수이며, 통일단결의 중심이며 혁명투쟁의 최고영도자라고 한다. 수령의 결정적 역할의 내용으로서는 지도사상을 창시하고, 위력한 혁명역량을 마련하며 대중의 혁명투쟁을 승리의 길로 이끌고 수령의 후계자를 키우는 것이라고 한다.(190~199쪽)”

그 뒤 1986년 6월에는 김정일이 「주체사상교양에서 제기되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하여」를 발표하게 되는데, 거기서 김정일은 “수령은 단결과 령도의 중심으로서 인민대중의 운명을 개척하는 데서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것은 뇌수가 인간 활동에서 결정적 역할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한 단계 더 진화된-사회정치적 생명체론과 결부된 수령의 역할이 밝혀지고, 또 다른 문헌인 리기석의 󰡔인생과 리더󰡕(동경: 구월서방, 1989) 190쪽에서 “수령은 인민대중의 운명을 개척하는 령도의 중심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것은 수령이 인민대중의 혁명투쟁을 조직지도하는 최고지휘관의 임무를 담당 수행한다”라고 규정하게 된다.
 
이렇게 한번 이론적 물꼬가 터지자 북한은 수령에 대한 전반적 검토를 다시 시작하고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온다.

우선, 수령을 일국적 수령과 국제적 수령으로 나눈다. 말 그대로 일국적 수령은 일국에서 혁명과 건설의 영도자를 의미하며, 국제적 수령은 국제적인 혁명과 건설의 영도의 지위를 차지하는 영도자를 의미한다고 한다. 이 구분에 따라 ‘지난 시기의’ 국제적 수령이 마르크스와 엥겔스, 레닌과 스탈린을 가리키는 것이었다면, 앞으로 전개될 시대, 즉 ‘주체시대’의 국제적인 수령은 바로 김일성, 그분만이 수령이라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수령을 단수 개념으로 정립한다. 이는 역사상 그 어느 국가에서도 노동계급의 수령이 집단을 이루어본 적이 없었다는 경험과 소련도 당시 레닌 한 명만을 수령으로 삼고, 레닌의 사상에 의하여 지도되고 혁명에 승리하였던 것이 북한에게는 이를 증명하는 좋은 반증이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북한은 수령과 당의 관계에 있어서도 수령이 당적 규제를 넘어선, 즉 당의 정치지도자이기도 하지만 당을 지도할 수 있는 존재가 되게 하였다. 이러한 관계 정립은 당이 수령의 영도를 실현하는 정치적 도구이며 당의 노선과 정책이 수령의 사상과 교시의 현실적 구현으로 되어야 한다는 사상·이론적 고찰의 결과였다. 즉, 사회주의에서는 필연적으로 당이 노동계급의 당이어야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수령의 당으로 되어야만 수령의 통치를 원활히 보장할 수 있다는 ‘북한적 경험’, 즉 김일성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했던 항일무장투쟁의 경험을 사상·이론적으로 반영하여 수령에게 ‘절대적’ 지위와 ‘결정적’ 역할이라는 권한을 가지게 하였던 것이다. 수령과 당과의 관계가 이렇게 재해석됨으로 인해 이때부터는 당이 수령과의 관계 속에서만 의의를 갖는 존재가 되었고, 또한 당에 대한 충성을 가리키는 당성은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으로 재해석되었다.
 
한편, 인민대중과 수령의 관계에 대해서도 󰡔사회역사적 원리(총서 2권)󰡕에서는 인민대중은 사회역사의 주체이기는 하지만, ‘자주적’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수령의 영도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 이는 이미 리성근의 「당원은 자기의 당성을 부단히 단련하여야 한다」 󰡔근로자󰡕, 제8호(통권 306호)에서 “인민대중은 그 자체로서는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 데 절실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나 운명 개척의 길을 알지 못하는 존재(30~32쪽)”로 규정하여 인민대중이 자기 운명을 올바르게 개척하기 위해서는 수령의 올바른 지도가 필연적이라는 인식이 이론적으로는 검토되고 있었지만, 주체사상의 사상·이론적 정립 정도와 비례해서 그 개념 정립을 내올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주체사상은 󰡔지도적 원칙(총서 3권)󰡕에서 인민대중이 혁명과 건설의 참다운 주인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옳은 지도를 보장하는 유일한 주체로서 수령을 정식화한다. 그 결과 북한에서 정의한 수령은 인민대중의 요구와 이해관계의 최고의 체현자이고 인민대중의 자주 위업, 사회주의 위업을 승리에로 완성해나가는 혁명의 영도자가 된다.

위 결론으로 부터 우리가 해독해 낼 수 있는 것은 우선, 이와 같은 요건을 갖춘 사람만이 수령이 될 수 있으며, 아래 표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수령의 지위는 법적, 제도적인 측면에서의 최고지도자라기보다는 ‘정치적’ 영도자에 더 가깝다. 그러니 당연히 수령에 대한 아무런 법적·제도적인 규정이 없다. 즉, 수령의 정치적 지위와 역할은 혁명투쟁에서의 지위와 역할이지, 권력기관에서의 지위와 역할이라 할 수 있는 주석도, 당의 총비서와도 다른 존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수령과 국가의 최고지도자는 일치할 수도 있지만, 최고지도자가 곧바로 수령이 되는 것은 아니며 최고지도자가 수령이 아닐 경우에는(물론 이런 경우가 잘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최고지도자 역시 수령의 정치적 영도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성립한다.

 

수령

‘영원한’총비서

(제1비서 포함)

‘영원한’ 주석·국방위원장

(제1위원장 포함)

지위

인민대중의 최고뇌수

통일단결의 중심

당의 최고 책임자

국가수반

겸직여부

총비서·국방위원장 겸직 가능

국방위원장 겸직 가능

겸직 가능

선출방법

인민의 추대

당 중앙위원회에서 선출

최고인민회의에서 선출

권한행사 방법

일상적 지도(현지지도)

당적 지도

국가적 지도

권한한계 규정

없음

당 강령·규약 준수

헌법 준수

권한의 자율성

제약 없음

당 강령과 규약

헌법에 규정

임기

없음

명시되지 않음

헌법에 규정

※ 수령·총비서·주석의 차이: 총비서의 임기는 당 규약에 명시되어 있지 않고, 영원한 총비서는 2012년 4월 11일 개최된 제4차 당대표자대회에서 만들어진 개념이고, 주석의 임기는 1998년 헌법 수정으로 인해 헌법에 명시되어 있지 않다.
 
다음으로는 북한에서 수령이 차지하는 지위는 ‘절대적’이며 그 역할은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그 결정적 역할을 담보하기 위해 북한에서는 당과 근로단체 및 국가기관, 군은 수령의 영도를 실현하기 위한 조직체이며, 그의 말은 ‘교시’화되어 절대적인 명령으로 여겨진다. 그러면서도 수령과 대중의 관계에 대해서는 수령이 없는 (인민)대중은 운명의 주인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되며, (인민)대중이 없는 수령은 수령이 아니라 일개인(一個人)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가능하기까지 하였다. 이 순환논리로부터 수령과 대중이 지도-대중의 결합을 통해서만, 인류역사의 주인이 되며 수령과 당과 대중의 결합은 사회 정치적 생명체로서 하나의 운명공동체를 이룬다는 결론이 가능하게 되었다.

2-2. 핵과 수령

‘2-1. 『수령론』에 대한 이해’에서 서술된 내용을 가장 집약적으로 확인하면, ‘수령-당-대중’의 관계는 유기체적 생명체라는 것으로 연결되어있고, 이를 다시 사람의 신체구조와 비교하면 수령은 머리에 해당되는 ‘뇌수’이고, 당은 몸통에 해당되는 ‘심장’이고, 대중은 하체에 해당되는 ‘팔·다리’로 연결되는 유기체라는 것이다.     
 
즉, 수령이 존재하지 않으면 당이 있을 수 없고, 당이 없으면 대중이 존재하지 않는 구조이다. 그렇게 한 국가는 확대되어진 ‘대가정’이고, 그 대가정의 어버이가 수령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수령은 특별해야 한다? 그 한 예가 다음과 같다. 북한의 수령에게는 태어난 날짜와 상관없이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 1912년 김일성의 생일(태양절)을 필두로 김정일도 그랬고(광명성절), 김정은도 예외이지 않다. 특히, 김정은 1982년생, 1983년생, 1984년생 등 다양한 설들로 난무하나 북한에서는 1982년 1월 8일로 공식화하고 있다.
 
이른바 10년 주기 정주년에 맞추기 위해서다. ‘1912’, ‘1942’, ‘1982’년으로 말이다.

다음으로 내용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김정은은 선대수령들과는 달리 ‘혁명(건국•건당•건군)의 시대’가 필요로 하는 수령 상보다는, ‘건설(경제•인민생활)의 시대’에 필요로 하는 지도자상을 요청 받고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김정은 시대에 걸 맞는 국가발전최고 단계인 <사회주의 문명국가>에 걸 맞는 리더십을 선보여야 하는데, 그것을 전반기(1기)와 후반기(2기)로 나눠 가설을 세우면 다음과 같다.

(1) 전반기

위 ‘2-1. 『수령론』에 대한 이해’에서 내용 중 수령의 덕목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후계자는 선대 수령들에 대해 지켜야 할 제 1으뜸 도리가 ‘무조건적’인 충실성이다. 그 다음이 정책과 노선에 대한 계승성과 창조성일 텐데, 달리표현하자면 후계자의 ‘절대’ 징표는 수령에 대한 무한한 충실성과 수령의 사상과 노선을 승계하는 것이라 하겠다.
 
지난번 제7차 당 대회는 김정은이 후계자 시절과 자신이 공식적으로 수령으로 등장한 2012년부터 5년간의 총화와 향후 자신의 집권기간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낸 것으로 보면 맞겠다하겠다. 해서 위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그 당 대회(7차)에 대해 ‘역사적’ 의미라는 수식어가 붙었던 것이다. 

즉, 선대 수령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실성에 바탕 하여 선대 수령이 이룩한 업적, ‘자주의 길, 선군의 길, 사회주의의 길'이란 3대 기본정책 방향을 계승(계승성)하면서도 '미국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국정좌표를 설정(창조성)했다고 보면 된다. 이를 위해 김일성-김정일주의 정립, 핵-경제 병진노선 채택, 6.28방침과 5.30조치 등의 신경제전략을 구사함과 동시에 자주를 포기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하여 평화도 외면하지 않는 김정은의 리더십을 선보인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이제까지 확인된 데로 핵을 보유하여 그 억제력으로 미국과의 관계개선-대북적대시 정책 파탄, 북·미 평화협정체결, 대북제재 해제-과 병진노선으로 인민생활향상을 내오고, 김정은 수령체제가 확고히 안착되는 것이다.

(2) 후반기

그렇게 1기가 막을 내리고 나면, 즉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이 지속성을 띤다고 판단되면 그때부터는 김정은 체제 2기에 진입할 것으로 사료되어진다. 그리고 그 2기는 후계체제 성립과 맞물려 있을 텐데, 역대 후계체제 등장을 유추-보통 후계자가 20대 중후반에 결정 된다-해봐서 그 시간표를 예측하면  2037년 전후로 시작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겠다.
 
그렇게 시작된 2기는 김정은 체제 다음의 후계체제 수립과 및 자신들의 당 규약과 6·15공동선언에 근거하여 한반도 평화체제를 넘는 통일체제로 진입하려 할 것이다.(연방제 통일방식) 아울려 사회주의 문명국가로 결론지어진 ‘사회주의 완전승리’ 단계진입(본인이 『통일뉴스』에 기고한 글,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정확한 이해‘ 참조)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자 할 것이다.

참고로 이렇게 김정은 체제를 분절(1·2기)하여 보는 이유가 있다. 이유는 단임 정권(현행 기준으로 본다면)인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게 비춰지는 의미를 규정하기 위해서다.
 
1기 때를 핵보유에 기반 한 핵 강국 선언이 김정은 1기체제가 작동되는 국가운영원리라고 한다면 북한의 최고통치권자인 김정은이 대한민국의 최고통치권과의 파트너 교환은 자신의 1기 때만 하더라도 3-4번 이상으로 바꿔서 만나진다는 계산이 나온다.(9)
 
그러니 북한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모든 것을 올인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는 상황이 다르다. 5년 단임 정부이니  남북관계, 대북문제에 있어 자신의 임기 중에 뭔가-아무리 하찮은 것이라 하더라도 남기기 위해 모든 것에 올인 해야 한다.(10)
 
위 상황을 전제로 한다면 급한 쪽은 누구이겠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문재인 정부는 급하고, 반면 북한의 김정은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변동에 따라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는 상황인 것이다. 달리 표현하자면 우리 입장에서야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일 수도 있지만,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는 그냥 그렇게 김정은 체제하의 긴 과정에 있는 5년 단임 파트너인 것이다.
 
달리 말해 너무나도 철저하게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에 동조하고 있느냐, 마느냐. 7.4와 6.15, 10.4선언대로 민족공조의 길에 나서느냐, 마느냐로 판단되어지는 대한민국 제19대 대통령이자 그런 정부일 뿐이라는 것이다.(우리에게는 너무나 아쉽더라도)     
 
적어도 ‘북한적’ 입장에서는 그렇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사실은 아마도 (우리에게는 이 사실을 수용하기가 너무나도 불편하겠지만) 불변할 것이다.(11)
 
이유는 우리 입장에서야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부이고, 3NO 정책으로 북한을 선의적으로 대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싶고, 그 연장선상에서 북한이 좀 그런 선의에 적극 화답해 남북교류·협력 등을 통해 관계개선도 내오고 ... 그러려면 북한이 그러한 환경-핵실험도 하지 말고 ICBM나 SLBM 발사도 유예하여 문재인 정부가 제안한 '신한반도평화비전'(베를린구상)을 수용해 주길 바라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우리의 주관적 희망사항일 뿐이다. 남북관계 개선에 나와 주길 바라지만, 북한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해서 그 정책전환은 오직 북한 스스로가 결정하고자 할 것이다. 김정은 체제 1기의 과제해결과 비례되어지는 속도에 따라 문재인 정부가 위에서 언급한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에의 동조여부, 민족공조에 호응하느냐 여부에 따라 선택적으로 문재인 정부를 대할 것이다.
 
그렇게 남북관계는 가다·서다 반복하게 될 것이다(적어도 문재인 정부의 정책전환이 없는 한). 북한판 ‘긴 호흡’인 것이다. 아울려 ‘급할 것이 없는’ 북한의 판단인 것이다. 언급하고 있듯이 안정된 김정은 체제, 그 어느 때보다 경제성장을 통한 인민생활 안정이 가능하다는 것, 세계최강 미국과 상대하여 ‘끝장’을 보겠다는 핵-경제 병진노선의 성공이 ‘현실’에 와 있다는 것 등은 수령체제의 위대성과 이와 비례하는 인민대중들의 자존감이 맞물려 더더욱 그렇게 흘러가서 그렇다. 

2-3. ‘못다 쓴’ 병진노선: 병진노선과 핵 강국에 담긴 ‘북한적’ 의미

(1) 병진노선과 수령
 
다시 북한의 제7차 조선로동당대회로 돌아가 보자. 그렇게 계속 이 제7차 당 대회를 주목하는 것은 김정은 체제의 전반기(1기)에 해당하는 김정은표 국가운영 설계도가 여기에 다 나와 있어서 그렇다. 그 중에서 앞으로 전개될 김정은 체제의 미래와 핵과 관련된 정치노선의 결정을 주목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김정은 체제의 과도기-제1위원장체제를 마감하고 수령제사회의 정상국가로서의 직위인 ‘조선노동당 위원장’체제의 공식 출범을 알렸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당 규약에다 ‘핵보유국’을 명시하면서 군사적 대북억제력을 확보하였음을 선언하였다.(12) ▲그리고 국가발전전략으로 핵·경제 병진노선을 채택하여 그 노선이 일시적이고 전술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자신들의 항구적 전략노선임을 대내외 만방에 천명하였다.
 
그리고 핵 보유의 의미에 대해서는 ①김정은의 병진노선에 의해 자국은 이제 미국도 이제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핵보유국으로 되었고, 그런 만큼 김정은은 ‘21세기의 위대한 태양’일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 가능했다. ②또 북한의 핵 보유가 사회주의 국가 건설 과정에서 나타난 특기할 대사변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③그리고 마지막으로 북한은 ‘항구적 핵보유국이자 동방의 핵 대국’이 되었음으로 북한은 앞으로 책임 있는 핵보유국으로서 세계 비핵화 노력도 하겠다가 핵심적으로 담겨져 있다. 

어디 그 뿐인가? 북한은 지난 8월 18일(2017년) 『로동신문』 론설, <우리 당의 병진로선은 평화와 번영의 영원한 기치>를 통해 “우리 군대와 인민은 당의 병진로선을 필승의 기치로 틀어쥐고 미제의 대조선 제재압박소동을 무자비하게 짓뭉개버릴 것이며 기어이 이 땅위에 세계가 부러워하는 사회주의강국을 일떠세울 것이다”라고 언급하면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을 병진시켜나가는데 우리 당과 혁명, 조국과 민족의 영원한 승리와 번영이 있다.”고 밝혔다.
 
또 9월 4일자(2017년) 『로동신문』은 김기남(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승리는 어제도 오늘도 래일도 주체조선의 것이다>라는 글을 게재했는데, 여기서 신문은 “병진의 기치를 높이 들고 우리가 이룩한 오늘의 승리는 백두의 담력과 배짱으로 온갖 적대세력들의 도전과 압력을 단호히 쳐갈기시며 사생결단의 의지로 최후승리의 진로를 열어나가시는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의 탁월한 령도의 빛나는 결실이다.”고 언급했다.

위 두 주장으로부터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필자가 계속하여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북한의 핵이 △이미 군사적 비대칭전략의 개념과 함께, 인민생활 향상이라는 정치적 수단으로 작동되고 있다는 것. △다음으로 북한의 핵은 ‘주체’와 ‘자주’의 관점에서 대·내외적인 정치 환경이나 여건, 강대국들의 압박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 그런 가변적 요인이라기보다는 수령제 사회주의의 특징을 존립시키는 ‘절대 상수’적 개념. 그리고 마지막으로 북한의 핵은 △북한이 2012년에 개정한 개정헌법에서 ‘핵보유국’을 명시한 것과, 2013년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와 제7차 당 대회(2016년)에서의 재확인은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이라는 국가목표를 실현시켜 나가는 전략적 수단으로의 개념정립은 이미 끝났고, 그 최고수위에 김정은이 이끄는 수령제 사회가 있고, 그 수령제 사회는 핵보유와 핵-경제 병진노선을 통해 자신들의 궤도를 운행하는 사회주의 강국이라는 것이다.

그 최종적인 확인(제6차 핵실험 이후 현재까지 발표된 것을 중심으로)은   『조선중앙통신』(2017.09.03.)이 보도한 조선로동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개최이다. 이 회의에서 결정된 내용을 통신은 “미국과 적대 세력들의 악랄한 반공화국 제재 책동을 견제하고 당 제7차대회가 제시한 부문별 투쟁과업들을 성과적으로 집행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조와 대책들을 토의했습니다”라는 내용을 보도했는데, 이에 대해 북한연구자와 분석가가 아니라면 무심코 스쳐지나갈 내용이지만, 사실 엄청 중요한 함의가 내포되어 절대 그럴 수 없어서 그렇다. 
 
2016년 개최된 제7차 당 대회를 언급하면서 “당 7차대회가 제시한 부문별 투쟁과업들을 성과적으로 집행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방조와 대책들을 토의”했다는 언급이 있는데, 이 언급은 김정은 체제 1기는 제7차 당 대회의 결정에 따라 진행(process)되고 있음을 보여준 것과, 이를 상무위원회 개최를 통해 결정했다는 것은 자신들의 수령체제가 독재체제가 아님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즉, 북한 자신들의 국가는 당 중심의 국가체제이고 그 당은 상무위원회라는 일상적 최고의사결정기구가 제대로 작동되는 수령중심의 당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2) 핵 사상의 등장 

위 사실로부터 요약되는 한 가지 정의는, 김정은을 선대 수령들과 같이 ‘위대한 지도자’ 반열에 등장시키고, 김정은이 북한을 “동방의 핵 강국으로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21세기 태양’이 된 근본요인이 병진노선을 통해 북한을 핵보유국이 되게 한 위대한 공적 때문이라고 결론지은 것이다.
 
그리고  ‘화성-12’형 시험발사 성공 후 나온 “우리 당의 군사전략전술사상과 현시대의 요구에 맞는 또 하나의 완벽한 무기체계, ‘주체탄’이 탄생한데 대하여~”(『조선중앙통신』, 2017.05.15.)에서의 확인과, 『절세위인과 핵강국』(평양: 평양출판사, 2016)의 출판은 핵에 대한 그 성격규정을 군사전략전술사상과 수령 핵으로 규정하고, 핵 사상체계를 확립해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수령의 징표중의 하나인 사상의 위대성을 핵 사상이론의 정립으로 김정은 수령의 정당성을 입증해가고 있음을 반증한다 하겠다. 그 중심에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1형과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화성 12·14형 등의 완성을 ‘주체탄’이라는 이름으로 개념화하여 그 무기체계를 하나의 이론적 카테고리(category)안으로 묶고, 그렇게 카테고리화된 무기체계로 제국주의 미국을 상대하여 승리로 이끈 명장이자 핵-경제 병진노선을 통해 인민생활 향상을 내온 자애로운 ‘어버이’개념으로 승화되는 이론화과정이야 말로 김정은을 수령의 정치사상적 위대성으로 연결시켜가는 핵심‘종자’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는 것이다.

『절세위인과 핵강국』에 실린 몇 문장의 예에서 그 근거는 더 명확해지는데, 2016년 핵실험 이후 나온 김정은에 대한 평가이다. “조선에서 뿜어져 나오는 김정은 령도자의 힘은 세계에 뻗치며 세계 <초대국>이라 하는 미국도 흔들어놓고 있다”는 언급과 함께, 같은 책 ‘chapter.1’의 소제목에 핵 강국의 진입과 함께 김정은 시대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리는 “김정은 시대의 위대한 서언”, “최선의 선택-새로운 병진로선 제시”의 글도 있고, 아예 ‘chapter.4’의 차례 제목은 “조선의 핵 정치학”이라 명명하면서 이론화해내고 있다. 

3. 소결론

3-1. ‘북한적’ 결론: 핵 강국은 수령의 위대성을 입증하는 ‘블루라인’이다

레드라인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면, (지금 쓰고 있는 이 용어가 외교적으로 성립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겠지만) <블루라인>은 분명 ‘넘으면 너무나 기분 좋은 선’정도가 맞는 해석일 게다. 북한의 입장에서 핵 강국의 의미를 그렇게 해석하고자 할 것이다. 아니, 좀 더 좁혀 그 의미를 규정하고자 한다면 김정은의 입장에서 그렇다는 말이다.
 
소위 ‘한건’ 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무려 ‘1타 4피’로 말이다. 핵 보유를 통해 세계유일최강 미국과 담판을 내올 수 있고, 그 담판의 이득이 핵을 보유하면서도(그 과정에서 북한의 입장에서 최악의 경우는 ‘핵동결’로 귀결되는 것이다) 미국과 평화협정 체결 및 북-미수교, 대북제재 해제가 1피라면, 제2피는 핵무기 보유를 통해 대한민국에는 엄청난 정치·외교· 군사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도 가능하다. 경제적 열세와 재래식 군사력 열세를 일거에 만회하고 한-미동맹은 균열을 내고, 남북 관계를 주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여길 수 있어서 그렇다는 말이다. 이른바 ‘핵그림자 효과’이다. 제3피의 이득은 그렇게-핵보유를 통해 미국과는 ‘공포의 균형’을 맞춰놓고, 대한민국과는 남북관계 주도권을 확보하여 그 억제력과 주도권으로 국방예산을 조정하여 재정의 효율적 집행과 핵기술의 산업화로 인한 인민생활 향상이 가능함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 3피의 결과에다 1피와 2피의 이득을 통해 자신의 위대성을 입증하고, 그 바탕 위에 수령체제의 정당을 사상·이론적으로 정립해낸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되는 것이다.
 
즉, 수령체제의 위대성과 정당성이 입증되고, 그 입증을 통해 자신의 존엄과 수령체제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카드가 핵보유를 통한 핵 강국에 있다면 이를 마다할 최고통치권자가 누가 있겠는가?

그렇게 핵보유를 통한 핵 강국은 김정은에게 선대-김정일로부터 우연찮게 물려받은 유산이자 굴러들어온 복덩어리였다. 악역을 맡은 태종 이방원에 의해 세종의 치세가 열렸듯이,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그 어려웠던 제2차 고난의 행군시기에도 핵을 포기하지 않고 버텨준 김정일 덕분에 핵을 보유할 수 있었고, 마침내 ‘사실상의’ 핵 강국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어 체제안정, 인민생활 향상,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라는 결과를 얻게 된다면 희세의 최고통치자가 되는 것이다. 북한판 ‘절세위인’의 등장이다.
 
그것도 세계최강 미국(북한의 입장에서는 ‘제국주의’ 미국)을 상대로 한 승리이니, 북한 자신들이 쓰는 세계정치사는 분명 그렇게 기록하고자 할 것이다. ‘정은어천가’와 같이 말이다. 그런 만큼,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너무나 큰 억지이거나 미화된 전기이겠지만, 북한 스스로가 써야 될 『북한통사』와 『수령론』에서는 수령의 업적과 위대성을 ‘정은어천가’로 그렇게 밖에 기술 할 수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김정은 시대는 핵 보유에 의해 열렸고, 인류사 21세기는 ‘위대한 태양’ 김정은에 의해 영도된 ‘자주’, ‘평화’,‘친선’의 연대기가 되었다!” (필자본인이 유추한 문장)

3-2. ‘남한적’ 결론: 핵동결과 평화체제로 정책전환을 내와야 한다
 
필자에 의해 독자들은 ‘읽고 싶지도’, ‘인정하기도 싫은 방식으로’ 북한의 생각을 총 3번에 걸쳐 (내재적으로) 읽어내었다. 옳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 적어도 학술적으로는 그렇다는 말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위안 받는 것은 정치가 반드시 학술적 접근만으로 풀어지지도, 결론되어지지도 않는다는데 있다. 그러니 정치는 (학문적으로 결론된 것이라 하더라도) 그 위압감에 짓눌러 가능성을 포기하지 말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것이 정치의 영역이어서 그렇다.

바로 그 정치의 영역을 발견하고자 필자는 ‘북한에게 핵은 무엇인가?’라는 총론적인 질문을 던졌고, 본 연재 글에서 북한 핵이 갖는 의미를 ‘북미대결이라는 정치-군사적 측면’, ‘핵-경제 병진노선’의 측면에서 성격규정을 내왔고, 마지막으로 지금 쓰고 있는 이 기고 글에서는 ‘수령의 위대성과의 연관성’이라는 측면에서 핵 성격규정을 내왔다.
 
그리고 그 해법제시를 그렇게 성격 규정-북·미대결의 산물, 핵·경제 병진노선, 수령의 위대성과 연관-된 북 핵에 대해 (북 핵에 대한) 성격규정 그 자체를 문재인 정부가 변동시켜 낼 힘을 갖던지, 그것이 아니라면 3가지 요인이 결합된 성격규정을 ‘or’적 방식이 아닌, ‘and’적 방식으로 다 충족시켜 주는 관점에서 북 핵 해결의 로드맵이 다시 짜져야 한다고 충언했다.
 
지금 이 글도 그 연장선상에서 다음과 같은 소결론을 남긴다. 북한 핵은 이제 우리에게 좋던 싫던 이론화 과정이라는 체계화를 거쳐 수령의 위대성과 연결되어져 가고 있다. 그리고 그런 의미를 갖는 핵은 ‘무기’, ‘기술’의 영역과 함께 ‘사상’의 영역으로 진화했고, 수령과 일체화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도 있다.
 
이를 정책적 입장에서 볼 때는 이제 북 핵이 수령의 존엄과 관련된 것임을 알 수 있고, 경험은 그 ‘존엄’의 문제가 제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훼손과 관련될 때는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얼마나 ‘높고도 큰’ 걸림돌이자 장벽이었던 가도 상기해준다.
 
연동해서 핵이 그렇게 수령과 일체화되어 있고, 그런 핵보유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다면 그것이 갖는 의미와 무게를 우리 방식대로의 희망적 사고에 매몰되어있어서는 절대 그-핵 해법이 나올 수 없음도 수용해야 할 상황까지 와있음도 사실로 되었다.  

그래서 본 글에서는 그 소결론으로 ‘2. 북한의 핵-경제 병진노선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밝힌 and 방식으로의 해결모색과 함께, ‘지금처럼’ 북한을 압박하기 보다는 ‘한반도 평화체제수립’이라는 최종 종착지 목표를 갖고 <수단>(13)에 대한 탄력성과 상대성에 입각해 미국을 설득하는 것이 오히려 더 ‘빠르고 현실 가능한’한 방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제언도 조심스럽게 하고자 한다. 이른바 ‘역(逆)지렛대론’이다.(14)
 
그 역지렛대론을 사용해야 할 근거 첫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최근에 ‘북한은 체제보장이 되지 않는 한 풀을 뜯어 먹는 한이 있더라도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처럼 푸틴 대통령도 북한의 DNA와 북한이 왜 그렇게 핵에 대해 집착하는 이유를 아는데, 혈맹이라는 중국이 과연 모르고 있다? 아나콩콩이다. 읽고 있지만, 모른 채 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서 미국과 대한민국의 입장만 갖고 북 핵 해결은 참으로 난망함을 알 수 있다.(더군다나 사드의 대한민국의 배치로 러시아와 중국은 더더욱 북 핵 공조에 있어 한국과 같은 입장을 견지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도 계속하여 대한민국만 그 시잘 데 없는 희망적 사고에 사로잡혀 북 핵에 대해 계속 그렇게 오독한다면. 미국도 있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미국은 일부러라도 오독해야 한다. 무려 그 이유가 수십·수백 개가 넘는다. 우선, 미국은 북 핵에 대해 국가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면 된다. 다음으로 전쟁이 나더라도 미국에 나지 않는다. 다음으로 북한이 핵을 가지면 안 되는데, 이유는  NPT체제 유지와 동북아시아에서의 패권유지 때문이다. 등등 ....

이 같은 이유로 설령 북한의 속내를 알고 있다손 치더라도 무조건적으로 모른 체해야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전혀 그럴 필요가 없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미국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오독을 해야 한다? 그렇게 썩 좋은 자세도 아니고, 문제해결적 관점의 자세도 아니다.
     
어쨌든, 미국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북한의 핵보유가 자신들의 NPT체제와 동북아시아 패권유지에 균열을 내는 아주 고약하고 ‘못된’ 무기이지만, 대한민국의 입장에서는 그 무기가 (냉정하게 접근해보면) 북한이 대한민국을 위협하기 위한 무기체제이지는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장사정포가 더 위협적이라면 위협적이지 말이다. 또 한반도에서는 절대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야 하고, 이 규정성은 한반도에 ‘한반도 평화체제수립 = 비핵화’가 되면 가장 좋은 결과이겠지만, 그것보다 더한 상위개념이 비록 차선책이기는 하지만 핵이 있는 상태에서 평화체제수립도 전혀 가능하지 않는 상상력이라면 그 가능성을 찾아내어야 하는 것도 정치의 영역이고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을 한 현재까지의 잠정 결론이라고 한다면 너무 과한 인식일까?

다시 말해 위 가설적 결론은 북한이 핵을 가졌다 하여 전쟁을 무턱대고 할 수는 없다는데 가정한다. 또한 그 문제-북 핵을 해결하겠다하여 감당할 수도 없고, 너무나 출혈이 심한 ‘~ing’으로서의 군비경쟁 결과를 낳는다면 남과 북 둘 다 손해이지 않는가? 백번 양보해서 그렇게라도 해서 한반도에서의 긴장이 해제되고 평화가 오면 모르겠는데, 예측할 수 있는 결론은 오히려 한반도는 상시화된 화약고이자 열섬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데 있고, 그와 비례하여 대한민국의 경제는 그 만큼의 리스크가 커지고, 북한도 제 아무리 핵-경제 병진노선으로 인민생활 향상을 내올 수 있다지만 그것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정치적 용어로는 둘 다 손해 보는 치킨 게임((chicken game)이 된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 있다. 북한이 ‘어떤 이유이서든지 간에’ 핵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면 북한의 핵을 인정해준 상태에서 평화체제를 내오고, 그 바탕 위에 비핵화 프로세스 과정을 밟아가야 하는 것이다. 물론 이 결론이 문재인 정부에게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전략적 방침변경이 될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문재인 정부는 이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해보아야 한다. 이유는 네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먼저 그 첫째는, 치킨 게임이 오래되면 남과 북 공히 손해지만, 남이 더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부연설명 하지는 않겠다. 우리 남측은 잃을 것이 너무 많지만, 북측은 잃을 것이 별로 없다. 이 뜻을 잘 헤아려 주길 바란다.)
 
둘째는, 냉정하고도 곰곰이 생각해 보면 비핵화는 수단이고, 평화체제가 목표인데, 철학적 사유체계로 볼 때 수단이 목표를 대신할 수도 없고, 수단이 절대활 될 수도 없다. 해서 평화체제 수립이 목표라면,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수단은 변경 가능한 것이고, 아울려 수단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평화체제 수립이라는 목표가 지연되어서는 안 된다. 그래놓고 본다면 그 전략적 방침의 변경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목표 변경도 아니다. 평화체제 수립이라는 목표로 가는 이행경로와 수단의 변경일 뿐이 되는 것이다.
 
셋째는, 북 핵 해법에 있어 역으로 트럼프 정부의 고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①미국의 조야와 정계에서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해주고, 핵동결을 전제로 한 평화체제수립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가장 적나라하게 나타난 사건이 ‘북 핵을 동결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 있다’고 했던 트럼프 정부의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경질된 것이다), ②러시아와 중국은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쌍궤병행(雙軌竝行·비핵화 프로세스와 한반도 평화협정 협상 동시 진행) 방안을 내놓고, ③유럽도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결의안에 동조는 하겠지만,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대놓고 지난 8월 23일(현지시간)에 얘기한 것과 같이 ‘북한과 미국이 군사적으로 대결하면 독일은 미국 편을 들지 않을 수 있다’며 외교적 해결책을 강조(『타스통신』, 『AP통신』 등의 보도)한 것을 잘 음미할 필요가 있다.(15) 바로 이 모든 사실들이 우리-대한민국이 갖고 있는 ‘지렛대’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북 핵 해법에 있어 오히려 미국을 역(逆)고립시키고 고립시킬 수 있다는 상황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그런데도 굳이 미국편에 서겠다? 그것도 그렇게 되면 될수록 북 핵 해결은 요원해지는데... 그 놈의 한미동맹 때문에.(16) 골백번 생각해봐도 한번쯤은 고민이 필요하다 하겠다.(한미동맹이 대한민국의 국익과 민족의 운명문제보다 더 중하단 말인가? 요즘 하는 말로 하면 ‘뭣이 중헌디?)   

그리고 이 글 마지막 결론 하나, 그렇게 정책전환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있는데, 다름 아닌 대한민국의 경우는

“대통령님에게는 여론을 ‘관리’하려 하기보다는 현재 70% 내외의 지지율을 믿고, 촛불정부를 탄생시킨 ‘촛불민의’에다 정세현, 문정인 같은 전략가들도 ‘쌍중단’과 ‘제재와 대화’는 양립할 수 없다고 거들고 있는 판에 문재인 정부는 뭐가 두려워 그렇게 극우의 눈치를 살핀단 말인가? 더군다나 북 핵 해결과 평화체제 수립이라는 그 길이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역사라면 왜 이를 마다한단 말인가?(필자 본인이라면 그렇게 마다하지 않겠다는 말이다.)”

대통령님 본인이 그렇게 즐겨 사용하던 ‘담대한’ 단어에 정말 귀 기울여 보시길 바란다. ‘어떤 소리가 들리는지’ 심장과 함께 말이다. (계속)
            
※ ‘평화체제 어떻게 만들 것인가?’물음에 소결론이라는 틀에서 답을 내오는 방식과 병행하여 북한 핵에 대한 분석은 끝났다. 그 연장선상에서 다음연재 글은 문재인 정부의 통일·외교·안보분야의 국정과제인 ‘더불어 평화로운 한반도 구현’에 대한 비판적 접근을 시도하고자 한다. 그 첫 연재가 ‘DJ·참여정부에서의 경험과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얻는 교훈’이다. 독자들의 많이 기대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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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언급된 문장은 다음과 같다. “설명하자면 북한의 입장에서 이 계산법에는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되면 현재적 상황 하에서는 우호관계에 있는 중국과 러시아도 대북 제재에 나설 것은 명백하지만, 그 국제사회의 제재는 세계질서와 맞물려있어 제한된 범위 내에서 취해질 수밖에 없으며, 그러하기에 중국과 러시아는 제한적 봉쇄에 동참하겠지만 북한 자신들과의 경제협력관계를 전면적으로 차단할 수 없다는 결론이 들어 있을 것이다.”

2) 대화를 통해 풀어져야 할 ‘레드라인’이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하는 것이 맞는가하는 이견은 차지하더라도, 제6차 핵실험이 그 레드라인의 임계점(제6차 핵실험이 못마땅하지만, 핵탄두 장착이라는 마지노선까지는 도달하지 못한 것)까지는 근접했다하더라도 레드라인을 넘어서지는 않았고, 대통령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전쟁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후수단으로서의 극강(極强)의 대북제재는 중국과 러시아 등으로부터 원유공급 중단과 ‘대북 송유관’폐쇄조치를 얻어 내는 것일 텐데, 그렇다면 그 카드-원유공급 중단 등은 마지막 카드여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개성공단 폐쇄조치도 이런 관점에서 보았기 때문에 너무 설익은 대북제재 조처라고 비판했던 것이다. 그런데 촛불정부인 문재인 정부가 이를 답습하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비판에 문재인 정부는 이렇게 반론을 펼치고 싶을 것이다. 바로 그 레드라인까지 가지 않기 위해 선제적으로 그 카드를 꺼냈다고. 이에 대한 필자의 반론은 다음과 같다. 북한이 그렇게 압박을 가한다고 북한이 응할 이도 없고, 그렇게 압박을 가한다하여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오느냐 말이다. 해서 다음과 문재인 정부에게 같은 지혜를 요청 드린다. 북핵문제가 심히 엄중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 근본과 본질이 미국과의 관계문제라면 우리 입장에서 북한과는 국가 간의 외교관계와 함께 민족관계도 작동되는 특수한 관계(남북기본합의서, 1991)라고 한다면, 북-미간에 존재하는 북핵문제를 민족관계까지 풀어가야 하는 대한민국의 입장에서 그 ‘지렛대’를 너무 오버(over)해서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즉, 앞장서고 돌격대로 나서기 보다는 국제사회와 공조를 통해 ‘함께’동참하고, 대신 민족관계라는 특수한 관계를 활용하여 북핵 위기를 톤 다운(tone down)시키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3) 다만, 여기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하는 것은 북한이 제6차 핵실험으로 핵무기 보유국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한다면 더 이상 열거된 도발은 일어나지 않을 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핵실험과 그 운반수단 개발(ICBM) 등은 ~ing로 계속하여 나타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4) 세계 정치사는 그렇게 세월을 하세월할 수 있다 하더라도 민족문제를 풀어가야 할 대한민국은 그렇게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오히려 민족관계가 함께 작동하는 특수성을 앞세워 국제사회를 설득하여 한반도에 평화체제와 통일문제를 풀어지는, 그러한 지렛대 역할과 운전자론이 되어야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인식이야 말로 대한민국 헌법적 정신에도 맞는 것이고, 대통령이 언제까지 ‘제재와 대화’라는 워딩만 반복하고 있을 수 없는 이유가 된다. 연관해서 민족문제를 풀어가는 주무부서인 통일부도 다른 정부부처와 다른 목소리를 내어야 하는 이유이다. 왜냐하면 국가정부라는 개념에서 보면 통일부도 정부의 한 부처이니 국가와 ‘함께’된 목소리가 나와야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결과(결론)에 지나지 않아야 한다. 이유는 외교부와 국방부 등은 그 부처의 특성상 국가적 관점에서 그-‘국가적’ 결론에 도달해야 하나, 통일부는 그 출발선이 국가적 관점이라기보다는 ‘민족적’관점에서 출발하여 국가적 관점에 도달해야하기 때문이다. 해서 통일부는 그 본령상 정부부처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줘야 하는 부서이다. 그런데도 다른 정부부처와 똑같은 목소리를 낸다? 그럴 바에야 뭣 하려 통일부가 존재해야 하는가? 이러한 인식이 없다보니, 통일부장관은 맨날 강연이나 다니고, 분석가와 평론가들이 해야 될 정세분석이나 하고 ...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통일부는 민족적 관점에서 남북문제·통일문제를 능동적으로 풀어 가는 주체여야하고, 그런 만큼 지금의 정세를 반전시키기 위해 대통령을 설득하고 시민사회와 함께 호흡해야 한다. 그것이 통일부답다.

5) 그 ‘도발’의 주기가 길고 짧음에 따라 그 정반대의 해석이 오가는 방식으로. 즉, 서방세계와 대한민국은 압박과 제재가 먹혀서 그렇다고 워딩할 것이고, 북한은 자신들의 ‘주체’적 선택에 의해 이뤄진 정당한 행위라고 강변하면서 지금까지 시간이 흘렀고, 그 결과가 핵무장까지 왔다.

6) 물론 김정일 시대의 핵 의미와 김정은 정권 초기의 핵 의미는 체제생존이라는 측면에서 협상용일 수 있었을 것이다. 즉, 체제가 보장된다면 진행되던 핵개발을 포기할 수 있었겠지만,(동시에 "지난 5월 노르웨이 오슬로 북미 1.5트랙 접촉서 적대시정책 전환, 대북제재 철회, 평화협정 체결하면 실험 중단 하겠다“는 보도)이 보도가 사실이라 하더라도 북한의 진짜 속내가 핵보유국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것보다는 핵 실험 중단과 위 3가지 조건-적대시정책 전환, 대북제재 철회, 평화협정 체결-바꾸겠다는 것이지, 핵탄두 개발포기 등이 빠진 걸로 봐서는 ‘핵보유의 전략적 지위’ 그 자체를 포기했다고 과다해석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7) 전쟁옵션이 불가능한 이유는 1번의 전쟁경험과 전쟁의 당사자국인 대한민국이 ‘전쟁’이라는 단어를 제3자가 쓰듯이 그렇게 쓸 수는 없어서 그렇다.(민족의 공멸과 세계지도에서 한반도가 사라짐) 또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사실상’의 제3차 세계대전이자 핵전쟁일 수밖에 없다 했을 때 그 세기적 부담을 누가 감히 짊어질 수 있단 말인가?

8) ‘2-1) 『수령론』에 대한 이해’에 실린 글은 필자의 저서, 『수령국가』에서 요약, 옮겨온 글임을 밝혀둔다.

9) 김정은의 나이(82년생부터 84년생 설까지 다양함)를 2017년 현재기준으로 볼 때 30대 중후반로 볼 수 있고, 김정은의 자연사적 수명을 80대까지 본다면 현행 대한민국의 권력체계(5년 단임)로는 김정은 정권시기 대한민국의 정권교체는 6-8번까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10) 그러나 그 방향이 흡수통합, 군사적 제재강화가 아니라 남북관계 개선, 평화체제수립의 방향이어야 한다. 이유는 그것이 촛불민의에도 맞고 헌법적 정신에도 부합애서 그렇고, 또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도 대통령은 ‘현실’과도 싸우는 최고 권력자이기도 하지만, ‘기록’과도 싸우는 미래 권력자이기도 하다. 후대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자리여서 그렇다는 말이기도 하다.

11) 그러니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제안(촛불정부의 제안이니 북한은 무조건 선의적으로 이에 화답할 것이다? 북한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을 무조건적으로 선의로 화답해 나올 것이라는 것은 환상에 가깝거나, 무지의 소치가 된다.

12) 이 결정을 사회주의체제의 특성이라 할 수 있는 당(黨)우위의 특성적 본령을 이해한다면,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그렇게 단순한 ‘교환(경제와 안보)’의 개념을 넘어섰음을 알 수 있어야 하는 대목이다.

13) 여기서 말하고 있는 <수단>은 ‘비핵화’가 목표가 아니고, 최종목적지 평화체제로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책적 수단의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14) 일반적인 의미에서 이제까지 <지렛대론>이 한·미동맹적 관점에서 북한을 설득하는데 사용되어지는 개념이었으나, 오히려 한반도 평화체제수립이라는 최종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북한의 입장과 한국의 입장이 일치되는 목표-한반도 평화체제수립-에 입각하여 미국을 설득하는 그런 관점에서 한국의 <지렛대> 역할론이 새롭게 개념화될 수는 없는지. 또 이것이 갖는 의미를 극우세력이 오버해서 해석하여 한·미동맹의 파기 운운하는 반격을 가한다면, 이에 대해 우리는 ‘한반도 평화체제수립이 왜 한·미동맹 파괴인지’를 설명해 달라하고, 백번 양보하여 그 한·미동맹이 제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쌍방 ‘국가의 이익’을 넘어설 수 없는 것이라면, 한반도 평화체제수립은 남과 북의 국가이익에다 민족이익까지 결합된 공통의 국가적·민족적 목표임을 설득해내어야 한다.

15) 이 말뜻은 유럽이 이제까지의 패턴으로 봤을 때 미국보다 앞서나가면서 제재를 주도적으로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해서 이 의미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대북 제재의 수위가 결정될 수 있다는 말이고, 한국입장에 동조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 의미는 문대통령님이 한미동맹을 중시하면서도 ’다변화 외교‘를 하겠다며 강경화 외무장관을 임명한 근거이기도 하다.

16) 절대 오해 없기를 바란다. ‘현재적’ 상황에서는 대한민국의 군사적 억지력을 <한·미동맹>체제와 그 궤를 같이 하고 있고, 사실상 또 그 한·미동맹체제가 가능했기 때문에 그 억지력으로 경제발전을 이만큼 해왔기에 <한·미동맹> 그 자체를 ‘현재적으로는’ 부정해서도 안 되며 부정할 수도 없다.  다만, 각주 14)에서 밝히고 있듯이 제아무리 한·미동맹이라 하더라도 국가적·민족적 이익을 넘어설 수 없다는 말이고, 이의 현실적 의미인 <한반도 평화체제수립>을 넘어설 수 없다는 얘기이다. 또한 외교권을 넘겨주고 사대의 예를 다하는 것이 외교정책의 전부였던 조선시대에도 인신무외교(人臣無外交. 신하 된 나라에는 외교권이 없다)라는 외교정책을 넘어선 임금이 바로 광해군이었다. 청·명전쟁 때의 일로 명으로부터 파병을 요청받은 광해군은 강홍립에게 밀명을 내려 현지의 상황을 보고 판단하라는 관형향배(觀形向背, 사태의 추이를 보고 판단)외교를 선 보였는데, 지금 대한민국이 이 관형향배의 외교가 북핵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지렛대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내올 수 있는 엄중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김광수: 전 부산연합 정책국장/전 부산시민연대 운영위원장/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사무처장·상임이사/전 민주공원 관장/전 하얄리아부대 되찾기 범시민운동본부 공동운영위원장/전 해외동포 민족문화·교육네트워크 운영위원/전 부산겨레하나 운영위원/전 6.15부산본부 정책위원장·공동집행위원장·공동대표/전 인제대 통일학부·부산가톨릭대 겸임교수·외래교수/전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포럼’위원/현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 부산지역본부 운영위원(재가)/현 사)청춘멘토 이사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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