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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춤, 민족 문화유산 기반으로 현대성을 추구”<기고> 북한무용을 새롭게 이해하는 ‘조선춤’ 세미나 -이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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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8  17:3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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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주 (문화기획자)

 

   
▲ '북한의 민족무용' 세미나가 12일 1시 국립국악원내 풍류사랑방에서 열린다. 사진은 <키춤> 모습. [자료사진 - 이철주]

핵전쟁을 운운하며 신냉전체제로 돌입한 한반도에서 남북 문화교류는 의미가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일 위원장의 “정치가 뚫고 들어가기 힘든 곳도 문화예술은 뚫고 들어갈 수 있으며 총포를 가지고 쟁취할 수 없는 것도 문학예술을 가지고 쟁취할 수 있다”는 지적은 차라리 지금 국면에서 더 유효한 것은 아닐까.

분단 반세기를 지나가면서 확연히 달라는 남과 북이 그래도 이질성을 극복하고 동질성을 찾을 수 있는 매개는 바로 민족문화에 있을 것이다. 국립국악원이 조용히 그러나 꾸준하게 이 유의미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비록 박근혜 정권에서는 블랙리스트와 같은 맥락에서 단절도 있었지만.

오는 9월 12일(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국립국악원내 풍류사랑방에서 열리는 “북한의 민족무용” 세미나와 시연이 그것. 2017년 국악연구실 학술주간의 일환이다. 2014년 ‘북한의 민족악기’ 세미나와 2015년 ‘북한의 민족성악’에 이은 3번째 시리즈다.

그동안은 재일의 ‘조선적’ 동포 입국이 이념적 대립 때문에 불허가 되어 재중 ‘조선족’ 동포 학자와 예술가들만 참가한 행사로 열렸지만, 최근 문 대통령의 ‘조선적’ 동포의 자유왕래 보장 선언 탓에 한.중.일 관계자가 모일 수 있게 되었다.

그간 북한의 무용에 대한 연구와 관심은 대부분 최승희 춤체가 주를 이루었다. 이념적인 이유로 본질일 수 있는 주체무용과 혁명무용과는 거리를 두었고, 그나마 대규모 무도회를 연상하는 군중무용이나 탭 댄스 같은 이색 무용을 흥미 위주로 간간히 소개하는 정도였다.

이런 상황에서 국립국악원이 이번에 마련한 ‘조선춤’에 대한 진지한 탐구는 바람직한 접근이라 보인다.

주체예술의 범주에 있지만, 그 안에서 ‘민속(전통)성’과 ‘시대성’을 바탕으로 민족무용을 계승하고 현대화해 온 북한무용에 대해서, 오랜 기간 연구를 해 온 한국의 학자들과 직접 북한과 교류를 하면서 현장에서 배우고 익힌 재중 재일의 연구자들이 바라본 ‘조선춤’에 대한 발제와 토론은 침체된 북한예술 연구에 신선한 계기가 될 것이다.

   
▲ 북한 무용은  ‘민속(전통)성’과 ‘시대성’을 바탕으로 민족무용을 계승하고 현대화해 왔다. 사진은 <쟁강춤> 모습. [자료사진 - 이철주]

세미나에는 발표자 6명이 참가한다. 발표 제목은 “북한 민족무용의 역사”(한경자, 강원대), “북한 민족무용의 전통성과 현대성”(김채원, 한남대), “작품으로 본 북한의 민족무용”(김영화, 연변대), “재일 2세대 민족무용가 임추자가 본 북한의 민족무용”(김지은, 건국대), “북한 무용표기법 연구”(박영란, 연변대), “조선민족무용 기본동작의 원리”(김유열, 재일 김유열무용교실) 등이다. 발표 외에 북에서 배운 춤을 시연하는 시간도 마련되어 있다.세미나의 좌장격인 국립국악원의 김희선 국악연구실장은 “분단 이후 달라진 북한의 민족무용을 전통성과 현대성의 차원에서 접근함으로써 남한 무용계에게 가보지 못한 다른 길을 보여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강조하며, “국악원이 통일을 대비해 한민족 무대예술의 연구와 교류의 거점이 될 수 있게 준비 중”이라는 비전을 밝혔다.북한무용의 역사를 고찰한 한경자는 북한무용이 최승희를 근간으로 한 신무용의 연속선 상에 있으나, 지배자의 강요적 사상성 주입에 의한 주체예술의 한 부문으로 단정하고, 2000년 이후에는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형식을 북한무용의 세계적 유일의 형태적 특성이라 규정하였다.

<조선예술>을 분석한 김채원은 “북한은 주체사상을 기조로 조선민족의 우월성을 내세우는 다양한 방침과 시책 하에 무용예술의 계승과 창조, 발전을 꾀해 왔다”며, “북한무용 문화발전의 매카니즘이 민족의 문화유산을 기반으로 하면서 현대성을 추구한 것”이라 결론지었다.

북한의 4대명작 무용인 《조국의 진달래》, 《눈이 내리네》, 《키춤》, 《사과풍년》의 분석을 통해 북한의 민족무용을 연구한 김영화는 “고유의 민족 춤사위와 민족장단에 기초하고, 전통적인 무용의상과 소품을 활용”한 북한무용의 민족성을 지적하고, “상대적 우수성이 민족의 자산의 될 것이며, 여기서 이념의 지나친 개입만 걸러낸다면 아주 훌륭한 무용”이라고 밝혔다.

재일조선인 무용가인 인민배우 임추자의 구술을 통해 북한의 민족무용을 살펴본 김지은은 “최승희 신무용을 시작으로 북한무용이 발전해 왔고, 이 과정에서 재일은 역사적 시대적 환경을 반영해 민속적인 부분이 강조된 민족무용을 성장 발전”해 왔고, “재일의 무용은 재일동포 사회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원동력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해” 왔다며, 따라서 “민족문화사적으로 재일무용의 성과는 민족의 자산으로 정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고, 더 나아가 통일의 시대를 준비하는 민족무용의 전형으로 기록되고 연구되어야 할 것”이라 피력한다.

북한이 세계적인 발명이라고 평하고 있는 과학적 무보제작 방식인 ‘자모식무용표기법’을 발표한 박영란은 “이 기법은 한 민족의 춤동작에 국한된 지역적인 것이 아니라 각 이한 민족의 모든 춤 동작을 기록할 수 있는 무용표기법”이라며, 이 완성은 “무용작품 창작과 재현, 보급과 보존, 과학연구와 교육사업에 남아있던 제한성을 극복하고 무용예술을 확고한 과학적 토대 위에서 더 높은 단계에로 발전시키는 데 큰 공헌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 '북한의 민족무용' 세미나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국립국악원은 참석자에게 관련 발간물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사진은 <사과풍년> 공연 모습. [자료사진 - 이철주]

도쿄가무단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총련계 무용가이자 안무가인 김유렬은 직간접적으로 교류하고 사사한 조선민족무용에 대해 “독특한 팔의 움직임과 발동작을 민족음악(장단)에 맞추어 상체는 우아하고 부드럽게, 하체는 단단히 무릎을 부드럽게 굴신을 줄 수 있도록 상체를 끊임없이 끌어 올리면서 사람들의 사상 감정을 예술적으로 형상하는 춤”으로, 그래서 “춤을 세련되게 하고 아름답게 추고 무대예술로 발전시키는 데 있어 몸가짐과 자세를 바로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기초 훈련 속에서 발레 기초를 단단히 거쳐 하체를 튼튼히 하고 상체를 부드럽고 우아하게 온몸에 반작용의 힘을 느끼면서 추어야 한다”고 정의한다.

북한 민족무용의 성과를 확인하고, ‘다름’ 속에서 동질감을 찾아보자는 취지로 마련한 이번 북한 무용 세미나가 ‘조선춤’에 대한 바람직하고 지속적인 연구의 단초이자, 남과 북 그리고 해외 간 민족 무용 교류의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북한의 무용을 또 다른 민족무용으로 바라보는 관점과 한국무용의 세계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 그리고 통일한국을 예감케 하는 진정한 민족무용의 계승과 발전에 대한 결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북한의 민족무용' 세미나는 누구나 참석할 수 있으며, 국립국악원은 참석자에게 관련 발간물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문의 (02)580-3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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