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덕 (원불교 교무)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대종사가 펼친 원불교 개교의 동기는 “~ 파란고해의 일체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 함이다.”(<정전> 개교의 동기) 이를 좀더 자세히 풀어보면, 파도를 뜻하는 파(波)는 세상의 구조가 낳은 큰 고통(전쟁, 가난, 질병, 무지)이고, 잔물결 혹은 눈물을 상징하는 란(瀾)은 개인들이 겪는 마음의 고난(탐심, 진심, 치심)을 뜻한다.

‘광대무량한 낙원’은 크고 작은 역경(逆境), 순경(順境)을 넘어 대자유와 대평등과 대자비가 넘치는 협력의 평화 공동체, 생명의 존엄함이 살아 있는 은혜의 공동체를 일컫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 아름다운 공동체의 대상과 범위가 인간에만 머물지 않고 식물, 동물, 광물, 미생물까지의 온 생명이며, 우주를 하나의 유기체로 본다는 것이다. 

▲ 파란고해의 일체 생령을 광대무량한 낙원으로 인도하려함이 소태산 대종사의 원불교 개교 동기이다. 이 간절함이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라는 원불교 개교 표어로 드러난 것이다. [사진제공-정상덕 교무]

소태산은 개교 동기를 현 시대에 실현하기 위해 간결하고 분명하게 호소하며 모두에게 화두를 주었다. 이 간절함은 원불교 개교표어이다. “물질이 개벽되니 정신을 개벽하자.”

화두는 표어로 사회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그 생명은 관계 속에서 ‘은혜로 살아 있는가?’의 실천력에 있다. 이는 원불교의 존재 이유가 될 것이다.

아침의 고요한 힘을 빌려 내가 나에게 묻는다. 상덕이의 정신개벽은 안녕하신가?

새벽이 오는 것은 빛이 있어 알 수 있지만 개벽이 오는 것은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다. 콩 심은 데 콩이 나는 줄은 알지만, 행복을 심어야 행복이 온다는 사실 앞에서는 자꾸 남 탓을 하는 모습에서 인과의 원리를 되새긴다.

과거에는 신앙이 믿음으로만 되었지만, 지금의 신앙은 알고 실행하는 병진 종교라야 된다.

신권·왕권·정치의 시대가 가고 모두가 하나 되는 평화와 화해의 시대임을 목이 터져라 소리쳐도 인간들은 전쟁을 부르는 무기를 만들고, 그 무기로 사람과 생명을 죽이는 이 현장을 멈춰내지 못한다. 그러나 숨이 막히는 것은 힘이 있어야 평화가 이루어진다는 약육강식의 인간들과의 논쟁이다. 또한 돈이 많아야 행복할 수 있다는 무서운 욕심권력주의자들이 펼치는 가짜개벽강의를 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치욕스럽다.

나의 정신개벽은 안녕하신가? 다시 묻는다. 두 번째 대답은 참회를 통해 다시 살아난다.

소태산 대종사의 정신개벽 생명력은 열린마음, 병행과 쌍전으로 몸과 마음을 동일시하고, 개인과 사회를 하나로 보는 실천의 힘이 일상생활에서 진짜로 살아있느냐이다. 
꿈은 현실이 되고 세상은 평화로 열릴 것이다. 바로 내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2017년 09월 01일 정 상 덕 합장

 

 

원불교 교무로서 30여년 가깝게 시민사회와 소통하고 함께해 왔으며, 원불교백년성업회 사무총장으로 원불교 100주년을 뜻 깊게 치러냈다.

사회 교화 활동에 주력하여 평화, 통일, 인권, 정의와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는 일에 늘 천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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