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1일~31일 대북 한미합동군사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 각계 인사들이 매일 낮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전쟁연습 중단, 평화협상 결단'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8월 30일(수) 오후 4시 1인 시위를 진행한 조성하 도미니코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도미니코 수도회 신부)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세계적으로 냉전시대도 끝났는데, 마지막 남은 곳이 한반도"라며 "세계평화를 위해 한반도에서 대결을 끝내고 평화를 실현하여 미래세대에게 물려주는, 세기적 세계적 숙제를 해결하는 강대국의 대통령이 되라"고 촉구했다.

조성하 신부는 또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미국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한 때"라며,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주체성을 잃지 않고 대미 외교나 다자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달라"고 주문했다.

 

▲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조성하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은 "미국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사진-정성희]

□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장 : 31일 대북 한미합동군사연습이 종료되어도 대화와 협상으로 국면이 전환되지 않으면 이 땅의 전쟁위기는 계속되지 않겠습니까?

■ 조성하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 : 트럼프가 더 이상 전쟁위기를 고조시키지 말고 평화협정 체결을 결단했으면 좋겠습니다. 한반도 문제를 미국 국내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강대국의 대통령으로서 세계평화의 중심축인 한반도 평화 실현에 헌신하라고 촉구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세계적으로 냉전시대도 끝났는데, 마지막 남은 곳이 한반도입니다. 냉전의 최후 보루인 셈이지요. 그래서 세계평화를 위해 한반도에서 대결을 끝내고 평화를 실현하여 미래세대에게 물려주는 게 우리 모두의 책무이고 사명이지요. 트럼프가 이 세기적 세계적 숙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하기 바랍니다. 그러자면 하루빨리 용단을 내려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합니다.

□ 정성희 : 미국이 왜 시간을 끌면서 실효성도 없는 대북 제재와 압박에 매달리고 있을까요?

■ 조성하 : 한반도에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미국산 무기를 못 팔아먹잖아요. 미국의 지배층을 형성하는 군산복합체의 이해관계와 충돌하기 때문이지요. 또 세계패권을 다투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한반도 긴장과 위기를 이용할 수 없고요. 평화체제와 관계정상화로 북한을 중립화하여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지만, 그 결과를 장담할 수 없지요. 남한이라는 동북아의 패권 유지의 교두보를 잃고 자칫 아시아-태평양의 세력권이 급격히 약화될 수 있다고 미국은 두려워하는 듯합니다.

□ 정성희 : 이런 상황에서 촛불항쟁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합니까?

■ 조성하 : 미국이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이 중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이 전반적으로 잘 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주체성을 잃지 않고 대미 외교나 다자관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주기를 촉구하고 싶습니다.

▲  지인들과 함께 시위를 하고 있는 조성하 위원. [사진-정성희]

남북관계에서도 북미대결에 종속되지 말고 좀 더 여유 있는 입장을 취하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대화를 성사시켜 나가길 바랍니다. 미국의 제재와 압박에 동참하면서 남북대화를 제안하면 진정성 있게 보이겠어요? 전제조건을 달면서 남북관계 개선을 얘기하면 그것이 성사되겠습니까? 입장 바꿔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사드배치 문제도 미국의 입장에서 볼 게 아니지요. 사드체계가 미국의 대중국 견제를 위한 탐지용이자 한국이 아니라 미국 일본의 안보용이라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데, 한반도 위기 고조를 이유로 추가 배치를 덜렁 결정하는 게 말이 됩니까? 사드배치를 철회하고 중국과 미국-일본 사이에서 우리가 예속국이 아니라 자주국으로서 균형외교를 펼쳐주시길 절절히 호소합니다.

□ 정성희 : 우리 국민들에게도 한 말씀해 주십시오.

■ 조성하 : 아직 많은 분들이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외교, 평화, 통일에 관심을 갖겠느냐"고 하시는데, 사실 사드배치 문제에 따른 중국의 보복, 한반도 전쟁위기로 인한 외국자본 탈출 등 우리경제가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평화위협 때문에 민생경제가 악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예산에서 국방비의 비중이 높습니다. 이는 전쟁을 대비한 비용 아닙니까? 한반도 평화체제로 이 국방비만 줄여도 더 많은 일자리, 더 많은 먹거리가 생기는 건 자명한 사실입니다. 통일은 당장 어렵더라도 먼저 평화협정을 통해 군사비를 줄이고 그 돈을 복지에도 일자리 창출에도 사용하는 게 우리 국민들 자신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준다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지금까지의 냉전의식 구조에서 빨리 벗어나 화해 화합의 시대를 앞당기고 미국 군산복합체에 갖다 바치는 돈을 우리 국민의 복지와 일자리에 돌리는 데 함께 나서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지난 촛불항쟁도 적폐청산을 위한 우리 국민의 염원이 집약되어 표출된 것인데, 적폐 중의 적폐인 대결과 분열을 종식시키는데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을 때입니다. 저희들도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한 강론, 미사 등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헌신하겠습니다.

□ 정성희 : 오늘 1인 시위와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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