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하순 한미합동군사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을 앞두고 사회 각계 인사들이 매일 낮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전쟁연습 중단, 평화협상 결단'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선다.

B-1B, 핵 항모 등 전략자산을 동원한 군사연습 모습의 사진을 배경으로 '트럼프, 대북 전쟁연습 중단하고 한반도 평화협상 결단하라! NO WAR YES PEACE!'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16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동안 1인 시위를 진행한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대표(외국어대 전 부총장)는 전쟁위기에서 대화와 협상으로의 국면 전환을 기대하면서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와 남북 당국에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했다.

 

▲ 서울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대표. [사진-정성희]

□ 정성희 소통과혁신연구소 소장: ‘한반도 위기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8.15를 계기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각계의 요구가 많다. 먼저,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이장희 평화통일시민연대 상임대표: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을 부추기는 ‘말 폭탄’을 삼가해야 한다. '선제타격'이니 '예방전쟁'이니 '‘군사행동 장전 완료’니 하는 무책임한 언사를 더 이상 남발해서는 안 된다. 특히 전쟁이 나도, 수천 명이 죽어도 미국이 아닌 한반도에서 일어날 일이라고 말한 트럼프는 한 국민에게 정중하게 사죄해야 한다. 동맹국에 대한 태도도 아닐뿐더러 국제법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무엇보다 인간생명을 짓밟는 반인권 폭언이므로 반드시 사과해야 마땅하다.

그리고 8월 하순 한미합동군사연습을 즉각 중단하는 동시에 북 핵동결과 한반도 평화협정을 병행하는 대화와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그동안 미국이 한 번도 이런 제안을 한 적이 없다. B-1B, B52, 핵 항공모함, 핵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동원한 미국의 가공할 대북 위협은 아무 문제가 없단 말인가. 이제 국면전환을 결단해야 한다.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고 대북제재는 실효성이 떨어지고 선제 타격은 미 본토까지 위협받는 전면전이 우려된다면, 이제 남은 건 대화와 협상뿐이지 않는가. 이른바 ‘쌍 중단’ 후, 북 핵동결-평화협정을 위한 협상을 결단하라.

□ 정성희: 북한은 괌 포위사격을 유보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 이장희: 김정은 위원장도 트럼프 미 대통령의 말 폭탄에 대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말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한다. 긴장을 증폭시키는 화성-12호 괌 포위사격이라는 무력시위의 유보는 그나마 다행스럽다. 북은 더 나아가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나 핵 실험을 당분간 유보하면서 한미합동군사연습의 중단을 요구해야 한다.

이제 보여줄 건 다 보여주었다고 한다면, 대화 분위기를 선도하여 미국의 대북 강경파를 억제하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뿐만 아니라, 북한 입장에서 미국과의 담판을 더 중시할지 모르겠으나 남쪽 정부가 제안한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에 대해서도 성의를 보이는 태도를 보여주기 바란다. 남북관계 개선이 북미관계 진전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정성희: 한국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8.15경축사에서 “모든 것을 걸고 전쟁만은 막을 것”이라면서 “한반도에서의 군사행동은 대한민국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이장희: 문재인 정부는 미국 주도 유엔의 대북 제재 참여를 과감하게 유보해야 한다. 제재와 대화 사이에서 우왕좌왕해서는 안 된다. 남북문제는 6.15공동선언에 기초하여 남북 간에 풀어야 한다. 운전대에 앉았다고 말만 할 게 아니라 주인노릇을 제대로 하길 촉구한다. 한반도 전쟁을 부추기는 미국의 말 폭탄에 대해 즉시 '아니다'라고 항의했어야 하지 않는가? 한반도에 또 다시 전쟁은 안 된다, 한국이 결정한다고 선언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로서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과 북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동시 병행해야 한다고 왜 명백히 말하지 못하는가.

그리고 분단적폐 청산의 확고한 철학을 갖고 5.24 조치 해제를 비롯한 남북경협 전면 허용,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민간교류협력 확대, 전민족대회 개최 등 남쪽 자체의 대북 화해정책을 미국 눈치 보지 말고 즉시 단행해야 한다. 그래야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정부의 역사적 시대적 소임을 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