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가 14일 '가수'로 데뷔했다. 이날 작곡가 윤민석 씨의 기타반주로 음반에 수록된 노래를 선보였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한 많은 대동강아, 변함없이 잘 있느냐, 모란봉아 을밀대야 네 모양이 그립구나"

평양 출생으로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가 해방후 돌아왔지만 70여 년이 넘도록 고향땅을 밟지 못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즐겨부르는 노래이다. 어려서 가수가 되고싶던 길원옥 할머니가 14일 꿈을 이뤘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이날 '제5차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을 맞아 나비문화제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를 주최했다. 이날을 기념해 길원옥 할머니의 첫 음반, '길원옥의 평화다'가 발매됐다.

무대에 오른 길원옥 할머니는 "신인가수 길원옥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기분이 좋다. 마음이 좋다"며 "노래를 좋아한다"고 만발한 웃음을 보였다.

윤미향 공동대표는 "할머니는 '아마 내가 그때 끌려가지 않았더라면 노래와 연관된 일을 했을거에요'라고 말했다"며 "어쩌면 할머니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이기도 하지만, 평소 꿈 꾼 어린 시절 꿈, 제국주의에 의해 빼앗긴 꿈, 가부장제의 보수적 제도로 발휘할 수 없던 꿈을 이뤄드리는게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싶었다"며 음반 발매 이유를 설명했다.

▲ '가수' 길원옥 할머니는 이날 각계 시민들과 '고향의 봄', '바위처럼' 등을 부르며 꿈을 실현했다. [사진-통일뉴스 조정훈 기자]

작곡가 윤민석 씨의 기타 반주에 맞춰, 길 할머니는 노래 '한 많은 대동강', '남원의 봄사건' 등 음반에 수록된 곡을 불렀으며, 각계 시민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고향의 봄', '바위처럼' 등을 부르며 '가수' 길원옥의 꿈을 실현했다.

음반 '길원옥의 평화'는 총 15곡이 수록됐으며, 한정판 2천 장이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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