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7.8.19 토 00:01
홈 > 현장소식
강제징용노동자상, 역사현장 '용산역'에 세워졌다인천에도 건립, 내년 평양 건립 예정..정부 비협조 아쉬워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7.08.12  22:30:53
페이스북 트위터
   
▲ 강제징용노동자상이 12일 오후 서울 용산역광장에 세워졌다. 양대노총을 중심으로 한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추진위원회'는 이날 오후 건립 개막식을 진행했다. 나가사키 미쓰비시 조선소에서 1년 2개월간 강제징용 피해를 당한 김한수 할아버지가 부인과 함께 공개된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살펴보고 있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아직 지하갱도에 묻혀있을 선배 노동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생각하면 원통하지만 이렇게나마 조국 땅 아래에 조선인 노동자들의 영령을 모실 수 있어 다행이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역광장에서 양대노총을 중심으로 한 '강제징용노동자상건립추진위원회'가 주최한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제막식이 진행됐다.

 250여명의 민주노총 통일선봉대가 자리한 가운데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제막식 인사말에서 "너무 늦은 시작, 민주노총은 이 시작의 발걸음을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강제동원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일제 식민지 역사를 제대로 청산하기 위해 투쟁해 나갈 것이다. 더 나아가 남북노동자들이 힘을 합쳐 민족의 공통 아픔을 해결하기 위해 연대하고 단결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이날은 지난해 8월 24일 양대노총이 일본으로 건너가 3,000여명의 조선인 노동자가 노역을 했던 단바망간기념관에 70년만에 처음으로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한 이후 강제징용 노동자의 집결지였던 서울 용산역 광장에 두 번째로 강제징용노동자상이 세워진 날이다.

   
▲ 미쓰비시 조선소 강제징용 피해자 김한수 할아버지, 김주영 한국노총위원장,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이규재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의장,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윤경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위원장, 한국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공동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제막식에 참가했다.[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강제징용노동자상은 이날 용산역에 이어 저녁 인천지역에서는 다른 모습으로 건립되며, 경상남도와 제주에는 오는 10월 건립될 예정이다.

양대노총과 북측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직총) 등 남북 노동자 3단체는 지난 2월 8일 실무협의를 통해 광복 72주년이 되는 올해는  서울, 2018년에는 평양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을 건립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3월 1일 제막식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당시 국정농단으로 촛불시민의 심판을 받고 있던 박근혜 정부는 국유지인 용산역광장 부지를 제공하는 것은 국유재산법 위반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끝까지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불허했다.

이날 제막식 역시 문재인 정부의 협조없이 설치가 강행된 것이어서 뒷맛이 쓴 상태인데, 제막식에 참석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용산역광장이 국유지이긴 하지만 현재 복합쇼핑몰을 운영하는 아이파크 측에서 국토교통부에 사용료를 지불하고 해당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이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을 반대한다면 좀더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협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경과를 보고한 권재석 한국노총 통일부위원장은 "아직도 우리 앞에 서 있는 강제징용노동자상은 미완의 시설물이다. 강제동원조사법에 의거하여 강제징용노동자상이 당당하게 조속히 인정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일제에 의해 강제동원된 조선인을 노예처럼 수용했던 곳이자 수많은 조선인들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났던 참혹한 역사의 현장인 용산역에 해방 73년만에 강제징용노동자상이 건립된다고 하니 가슴 벅차오르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조차 보지 못한 채 눈감은 수많은 어르신들이 떠올라 가슴이 시리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이날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은 "오늘도 계속되는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 한 세기 전 이 땅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똑바로 알리기 위함이고 전범국 일제의 실체를 널리 알려 이제라도 일본 정부의 공식인정과 사죄를 받아내기 위함이자, 다시는 이러한 비극적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건립 취지를 설명했다.

   
▲ 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중 민주노총 통일선봉대 노동자들이 강제징용노동자들에 대한 추모의 묵상을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북측 직총은 이날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 제막식을 맞아 양대노총 앞으로 축하 전문을 보내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는 조국 해방 72돌을 맞으며 지난 반세기 이상 우리 민족에게 온갖 불행과 고통을 들씌워온 일제 침략과 전대미문의 반인륜적 범죄를 만천하에 고발하는 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을 성대히 개최하는 귀 단체들에 굳은 연대성을 보낸다"고 전해왔다.

박석민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이 낭독한 축하전문에서 북측 직총은 "귀 단체들이 진행하는 강제징용노동자상 제막식을 비롯한 8.15행사들은 일제의 과거 범죄행위를 반드시 청산하고 날로 횡포해지는 외세의 간섭과 침략행위를 반대하는 온겨레의  투쟁을 고무, 추동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나가사키의 미쓰비시 조선소에 강제징용돼 1년 2개월간 피해를 당한 100살의 김한수 할아버지는 민주노총 통일선봉대 노동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무대에 올라 "나라가 견고하고 튼튼해야 국민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다"며, "젊은이들은 항상 조국의 안위를 되새기며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그동안 우리 정부는 왜 일본에 강제징용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청구하지 않았는지, 남북 당국은 왜 70년이 넘도록 휴전선을 그어놓고 내나라 내땅을 마음대로 오가지 못하게 하는지 따져 묻고 싶다며, 회한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국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공동대표는 "강제징용노동자상이 박제화된 동상이 아니라 일본의 만행을 기억하고 회개할 줄 모르는 그들에게 반성을 촉구하며, 사죄와 배상을 얻어내는 평화운동의 구심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강제징용노동자상.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평화의 소녀상에 이어 강제징용노동자상을 조각한 김운성.김서경 작가는 홋카이도에서 오사카까지 광범하게 펼쳐져 있던 강제징용 지역에서 많은 분들이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그곳에서 돌아가셨는데, 죽어서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그들의 유해는 들판에 버려져 하얀색의 말뚝표식으로만 알 수 있도록 방치되었다고 설명했다. 

말뚝 위에 강제징용 노동자의 전신을 세운 것은 그 많은 말뚝 안에 돌아오지 못한 그들의 유해가 있다는 의미.

그 추운 겨울 홋카이도에서 하루 종일 노역을 시키면서 제공된 식사는 아침에 만두 한두 개가 전부였던 상황에서 강제징용 노동자들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배고프다'는 것. 갈비뼈가 드러난 노동자상은 그 자체가 일제의 비인간적 강제노동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캄캄한 지하 광산에서 그토록 갈구하던 햇빛은 지상으로 나오는 순간 손을 들어 가릴 수 밖에 없는 무거운 현실이기도 했지만 그토록 억압적인 상황에서도 어머니 고향을 향한 자유의지는 새가 되어 어깨위에 앉아 있었다.

강제징용노동자상 건립추진위원회는 노동자상이 서있는 받침돌 정면에 "눈 감아야 보이는 조국의 하늘과 어머니의 미소, 그 환한 빛을 끝내 움켜쥐지 못한 굳은 살 배인 검은 두 손에 잊지 않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라는 글귀를 선명하게 새겨 넣었다.

   
▲ 강제징용노동자상 앞에 손 맞잡은 양대노총. 왼쪽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오른쪽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사진 추가-13일 09:33)

 

[관련기사]

이승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트위터 뒤로가기 위로가기
댓글
아이디 비밀번호
(현재 0 byte/최대 500byte)
댓글보기(0)
통일뉴스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후원하기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종로구 당주동 3-2번지 삼덕빌딩 6층 | Tel 02-6272-0182 | 등록번호 : 서울아00126 | 등록일자 : 2000년 8월 3일 | 발행일자 : 8월 15일
발행·편집인 : 이계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계환
Copyright © 2000 - 2015 Tongilnew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ongil@tongilnews.com